갑진년에 올리는 발전기원문
때는 바야흐로 단군할아버지께서 하늘의 뜻을 이어받아 해 돋는 나라, 조선(朝鮮)을 세우신지 4천3백5십7년, 갑진년 음력 정월 초여드레, 신해일 신시 때를 맞아, 새날의 기운이 가득한 저희들의 학습실에서 맑은 술과 과일 그리고 소찬을 차려 천지신명께 고하옵나이다.
오늘 저희가 지극한 정성으로 이 자리를 마련한 까닭은, 창립한 지 어느덧 서른네 해를 맞이한 저희 문우사랑이 삼십년 동안 정들었던 삼성산 난곡마을을 떠나 이곳 양천벌 목동마을에 새배움터를 마련하여 이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나아가 문우사랑 가족 모두가 천지신명님의 보살핌으로 각자 소원하는 바를 원만하게 이루고자 함에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세상이 절망의 늪에 허덕일 때마다 예술이, 문학이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자신들을 일으켜 세울 힘을 보탰습니다. 문학이 못된 무리를 바로 제거하지는 못하지만, 착한 이들이 벼랑을 거머쥔 솔뿌리처럼 억세게 버티는 힘을 내도록하여 마침내 어둠을 몰아내는 일꾼이 되게 합니다. 하여 저희의 배움이 드디어는 착한 사람이 고루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니 천지신명께서도 저희의 다짐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이끌고 지켜주시기를 빌고 빕니다.
이제 저희 학생회를 비롯하여 문우사랑 각 동아리가 돌아가며 정성을 드리오니 바라옵건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저희들이 학업은 물론이거니와, 저희 동문회가 나날이 번창하고, 훌륭한 작품을 낼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옵고, 모든 동문들에게 늘 좋은 소식만 가득한 날 되도록 보살펴 주시옵소서.
(재학생 4학년, 3학년, 2학년, 1학년, 이어 동문회 기수별 모듬, 시창작반, 산문창작반, 나들이반, 기타반 순으로 각 대표 1인이 술을 올리고 절한다. 각 대중은 서서 반배로 동참한다)
천지신명이시어, 우리 문우사랑의 길을 밝히는 별이 되신 14기 나장호님이시여, 18기 이기숙님이시여, 11기 이은실님이시여, 19기 김경순님이시여,
거듭 바라건대 저희들의 정성에 감응하시어 저희가 오늘 곧추 세운 마음이 변치 않게 지켜주시고 저희가 하고자 하는 일에 장애가 없고 또한 병고를 겪는 동문들 속히 병고에서 벗어나고 아울러 동참한 모든 이들의 가정이 건강하고 평안토록 호위해주시길 손 모아 빌고 비나이다.
갑진년 새봄, 언 땅을 이고 일어서는 새싹 같은 마음으로 문우사랑 일동이 두 손 모아 비옵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