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부촌'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반도 아파트가 준공 46년 만에 재건축을 확정 지었다. 200% 넘는 용적률이 재건축을 가로막아왔지만, 정부의 규제완화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35층 높이 제한' 폐지에 힘입어 길이 열렸다. 인근 한강맨션, 한강삼익에 이어 반도 재건축까지 완료되면 용산 한강변 일대 스카이라인이 완전히 새롭게 변할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도 아파트는 최근 정밀안전진단을 E등급(42.92점)으로 통과해 용산구청으로부터 재건축 최종 확정 통보를 받았다1977년 이촌 한강변에 준공된 이 아파트는 최고 12층, 2개 동, 199가구로 구성된 소규모 단지다. 동부이촌동에는 1971년 중산층을 겨냥한 최초의 고급 아파트 한강맨션이 들어선 이후 ‘고가 아파트’ 붐이 일었는데, 반도 아파트도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다. 대형 면적인 전용 136㎡·166A㎡·167B㎡·197㎡으로만 이뤄졌다. 바로 옆단지였던 렉스 아파트(1974년 준공)는 이미 1대 1 재건축을 통해 한강변 최고층 아파트인 래미안 첼리투스(56층)로 탈바꿈한 상태다.
반도 아파트도 2000년 무렵부터 재건축·리모델링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214%의 높은 용적률이 발목을 잡았다. 그런데 오 시장 취임 이후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한강변 35층 높이 제한을 폐지하고, 정부가 안전진단을 포함한 재건축 규제완화에 나서면서 추진 동력을 다시 얻었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올해 1월 반도 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가 용산구에 정밀안전진단을 요청했고 최종 재건축이 확정됐다"면서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발표하며 기준이 완화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도 아파트 외 이미 재건축을 추진하던 단지들도 규제 완화에 힘입어 층수를 높이는 등 변화를 꾀하며 속도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강맨션은 지난해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는데 최근 층수를 기존 35층에서 68층까지 높이기 위해 용산구청에 정비계획변경안을 접수했다.
반도 아파트와 함께 이촌동 소규모 재건축 3인방으로 불리는 한강삼익, 왕궁 아파트도 각각 사업시행인가, 조합설립인가를 얻어 본궤도에 올랐다. 다만 한강삼익은 분담금, 조망권을 놓고 조합원 간 갈등이 있고, 왕궁 아파트는 추진하던 공공재건축 대신 민간재건축으로 선회한 상황이라 각각 부침이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동부이촌동은 남쪽 한강, 북쪽 남산에 둘러싸인 배산임수의 표본이라 1970년대부터 전통 부촌으로 인기를 끌었다"면서 "각종 걸림돌을 딛고 이 일대 재건축이 완성되면 한강변 스카이라인이 획기적으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