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 원산면 두창리에 있는 송언연(86) 할머니 집에선 화장실 오수관 공사가 한창이다. 마당에서 구덩이를 파던 삼성에버랜드 직원들은 갑자기 내린 장대 비에 금세 물에 빠진 생쥐가 됐다. 시간 내에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비를 맞으며 공 사를 강행한 때문이다. 물을 잔뜩 먹은 진흙은 신발에 덕지덕지 붙어 발목을 잡았 다. 삽에 철썩 달라붙는 흙을 떼어내며 15m나 되는 오수관 굴착 공사를 끝마쳤다. "겨울철이나 장마 때는 화장실까지 가기가 힘들어서 그냥 참고 그래요. 그래서 병까지 생겼다니까. 집 안에 화장실 생기는 게 소원이었는데 얼마나 고마운지 몰 라요." 송언연 할머니처럼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나 저소득가정의 노후된 주택을 고쳐주는 희 망의 집 고치기 사업이 경기도 용인시와 충청남도 태안군에서 진행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와 한국해비타트가 공동모금회를 통해 진행하는 희망만들기 에버하우스 사업은 삼성에버 랜드에서 사업비 3억 원을 지원하고 임직원 200여 명을 자원봉사자로 투입시켜 올해 3월부 터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사업이다. 삼성에버랜드가 위치한 경기도 용인 지역 8가구와 충 남 태안 지역 13가구 등 총 21가구가 혜택을 받게 된다.
에버하우스 사업 진행을 담당하고 있는 김유식 한국 해비타트 대리는 "우리 주변에는 개선이 시급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방치되고 있는 노후 주택이 많다"며 "이번 사업은 아이가 있는 저소득가정을 우선적으로 선정해 무료로 집을 고쳐주고 있다"고 말했다. 에 버하우스 봉사단 리더인 류상현 삼성에버랜드 국제경영연구소 관리소장은 "봉사단원 모 두 시설보수 관련한 전문가들인 만큼 집 고치는 일에는 적임자들"이라고 전했다. 에버하우스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라 임직원이 업무시간을 일부러 비워 봉사활동을 나오고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인 8월부터는 가족이 함께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 이다. 강기원 삼성에버랜드 인사팀 과장은 "휴가기간 담벼락 페인팅 작업과 마당에 화단 만 들어주기, 홀어르신 이불 빨래 해주기 등 직원과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 가족이 의미 있는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은 화장실 오수관 공사를 마무리하고 마당 한쪽에 예쁜 화단을 꾸몄 다. 화분은 용인 지역 꽃사랑영농조합에서 무상으로 지원했다. 화단에 심겨진 꽃처럼 할
머니의 얼굴에도 웃음이 활짝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