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두런두런
1991년부터 시작된, 해가 가장 긴 하지를 택하여 경기를 하는,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그러나 철인들 조차도 잘 모르는(요즘은 그렇지않지만)신기한 대회
초창기에는 여성은 출전금지 또 대회회수만큼만 출전인원을 제한하기도 했던....
거창하거나 화려함하고는 거리가 먼 경기.
햄버거 콜라처럼 입에 넣는순간 맛을 내는 서양식이 아닌 간장, 된장같은 경기...
지난해 10월 남해경기를 마치고 경기폐인처럼 그냥그냥 무늬만 철인처럼 지내고 있었다.
예전처럼 눈치보지않고 운동할 수있는 그런 입장도 못되고, 몸은 자꾸만 고철이 되어가고 그러나 철인이라는 매력에 빠져 헤어나지못하는....
2014년 24회 태양의 철인에서는 시작된장마에 하루종일 비맞고 생쥐꼴되어 피니시를 통과하고, 저체온증으로 심히게 고생했던....어쩌구저쩌구~~~
2. 준비
계산기 두드려보니 7월부터 교육들어가야되고, 교육마치면 당분간 운동보다는 업무에 전념해야 할 그런 상황이기에 6월의 경기를 마지노선으로 잡고서 태양의 철인에 노크를 한다.
물론 그전에 고성 하프아이언도 있었지만 업무상 여기저기 출전할 그런 형편은 되지 못하네요....
몸 상태를 보니 겨우내 운동을 못해 그런지 평소보다 3Kg더 나갑니다...
누구는 겨우 3Kg가지고...장난하냐???? 라고 할지 몰라도 저는 20대부터 지금까지 저렇게 비만(?)이 되어보기는 처음입니다...
수영장에는 남해이후 가지못했고
사이클은 먼지만 가득하고
마라톤은 하프를 겨우 2시간 이내에 들어올 정도로 허물어져 버렸습니다...
잘 나갈때는 하프를 1시간23분에 들어온적도 있더군요...
3, 훈련
- 수영 : 아침출근전 수영하면 1Km~1.3Km 내외를 하고 집으로와서 식사후 아내와 같이 출근.
일주일에 화, 수, 목, 금 정도.....그중에 하루정도는 펑크나고...
- 런 : 가끔 혼자서 강변달리기 또는 한림훈련장에서 아침에 팀동료들과....
다들 잘뛰네....
사실은 그들은 평소페이스인데 내가 페이스 늦어진거였다
- 사이클 : 가끔MTB타고 문산지나 반성역까지...
판을 드래프팅해보니 드래프팅도 되지않고
최고 훈련량은 1주전 육십령훈련...자신감 보다는 180Km를 타겠구나 하는정도...
훈련을 정리해보면
수영은 최고 3Km
사이클은 대회 1주전 육십령 170Km
런은 1달전 집에서 진양호까지 30Km
그래서 태양의 철인 제한시간까지만 들어오자
목표는
수영 : 1시간 30분
사이클 : 6시간 30분
런 : 6시간
이었다
4. 제주 성산포가자
21일 금요일 오전수업을 마치고 반일연가를 신청하고서 사천에서 제주가는 4시30분 비행기에 오른다. 마일리지로 신청했더니 맨 앞자리다...
공항서 평산과 김정수를 만나 제주도착후 렌트한 차로서 성산까지...
도착하여 선수등록, 식사(수제비)를 하고 해비치에서 여장을 풀고 경기준비를 한다
준비한 보급은
수영-젤하나
사이클 - 젤5개 + 박카스젤리 2개 + 정제염 3개 + 아미노바이탈 1개 + CCD2통
런 - 아미노바이탈 1개 + 젤2개
준비 끝난 후 판으로 부터 잠시 경기설명회를 듣고 취침...
5. 경기당일
부스럭하는 소리에 실눈뜨고 시계를 보니 1시 25분, 처음에는 기상시간 4시 인줄 알았다.건너편에 자던 2사람이 모기때문에 잠 못잤단다. 그 이후로 숙면에 들어가지 못하고 비몽사몽 헤메이다가 4시 기상..
각자 아침해결하고(난 슈퍼에서 산 죽으로 전자렌지이용하여 한끼해결..), 화장실가고, 어둠을 헤집고 수마포구로 간다.
벌써 출전자들이 바글바글 한다...
날은 밝아오고 예비입수를 해보니 걱정반, 기대반이다...
6. 경기시작
1) 수영(4,298m - 1시간 36분44초)
400m레인5회전 경기다...
출발은 항상 레인 멀찌기서 한다. 불필요한 몸싸움을 피해서다. 간혹 헤드업하여 노란부표 살피지만 옆선수를 주시하면서 전진한다.
한참을 가도 성산 바다바닥이 보인다. 파도도 이만하면 좋고 수온도 나름 적당하다. 춥거나 더우면 경기력에 문제가 생길건데 약간 낮은정도...그게 최고다
부표를 돌고 되돌아 올때는 성산일출봉이 우리를 보고있다..
마지막 즈음에는 햇살도 간혹 보인다...
마치고 물에 올라오니 떠난 자전거가 더 많다.
1-1)수영바꿈터(12분02초)
슈터벗고, 상의 입고(나는 수영에서는 상의를 입지않고 수영을 한다, 수영마치고 젖은 경기복으로 자전거타기가 싫어서..)발딲고, 신발신고, 두근두르고 헬멧, 고글..아참 화장실 다녀오고...바꿈터왕자 판은 4분이면 충분하다던데...
2) 사이클(180Km -6시간 44분)
순환코스까지 가는길. 교통경찰과 자봉요원들이 안전을 도와준다....감사!
속도가 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서두를 필요없다. 어차피 180이다.
아이언맨코스는 어떤 종목을 얼마나 잘하느냐보다 에너지 분배를 잘하며 슬기롭고, 효율적으로 최고의 기량을 찾는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이 들기에 결코 서두르거나 상대선수들의 경기력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농부생각).
순환코스 12회전
들어가니 정수, 평산이 보이고 바꿈터에서 만난 다자가 나를 따르고, 판은 보이지않더니만 벌써 나보다 1회전 더하고 앞에서 달리고 있었다.
반환점 돌고나서 본부쪽 보급소에서는 방울토마토, 수박, 콜라, 이온음료~~
골고루 먹고 쉬고했더나만 사이클에서 또 쉬가 마렵다...그 핑계로 또 쉬고...
바퀴수가 거듭날수록 다자는 날 추월하고(훈련도 별로 못했는데...) 그나마 평산하고 정수는 자꾸 거리 좁혀지기 시작한다. 사이클 중간에 소나기도 살짝 뿌려주고, 세상에나...철인경기중에 최고의 날씨다.
적당히 따스하고, 적당히 바람자고, 하늘엔 구름이....
3) 런(43.97K - 5시간 40분)
[철인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는 운동이 아니다]라는 말 나는 참 좋아한다
그건
수영에서도 사이클에서도 공감하지만, 런에서 체험한다
40Km를 4등분하여
처음에는 보폭줄이고, 빠른걸음으로 치고 나간다. 두번째 20K까지는 페이스 살짝 올리고 3바퀴째는 영혼이 탈탈 털리고 피니시전 마지막에는 다시 살아남는다...
나는 그렇다.
이미 10Km한참 더간 판은 여유롭게 달리고(사이클까지 최선두로~~) 앞서가던 다자는 흔들리기 시작한다.2바퀴째 다자와 동반주 하게 되었는데 훈련부족이었는지 상당히 어렵게 경기중이었다.
나역시 에너지 살짝 바닥치는 중이라 같이 동반주 하기로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나누며 달렸다...
같이 달리며 다자를보니 보급이 영 안되고 차가운 물하고 얼음만 삼키는데 이러다가 나중에 진짜 퍼지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미노바이탈 하고 런에서 젤 2개를 보급하고 수박과 콜라 방울토마토로 컨디션이 괜찮은 편이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나의 18번째 아이언맨코스.
불확실한 미래(업무로 인한 경기참가나 훈련문제...)로 더이상 아이언맨경기를 참여하기 힘들지도 모르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다(하지만 여건이 되면 또 도전한다)
그래서 그냥 경기에 집중하려는 마음과 아름다은 동행중에 잠시 고민하다가 [아름다운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나의 판단이 옳았음을 깨닫는데는 시간이 얼마걸리지 않았다...
18번째 아이언맨코스(2019. 06.22)
끝!
경기후
숙소에와서 샤워하고, 식당이 여의치않아 라면하나 끓인다...
얼큰한 국물맛 최고다..
최고의 기량을 뽐낸 판, 다자, 농부 셋이서 경기후일담 나누며 여유롭게 밤 보내고 일요일 새벽 살짜기 일어나 성산 일출봉 올라간다...
오르면서 오른쪽 바다...어제 수영했던 수마포구를 보면서 또 살아있음을 느끼고 감사한 맘 간직한다
여담...
고집불통 박기섭 본부장님 돈도안되고 신경만 쓰이는 철인대회를 매년 열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참여하시 모든 분들, 아마도 본부장님의 열정에 감사한 마음 마음깊이 간작히고 계실겁니다...
첫댓글 짱!
꼬꾸야 여건되면 함 해봐라...
형님 수고하셨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거친숨쉬고 힘들지만 끝까지 힘짜내서 파이팅해주고 격려 득분에 잘 마칠수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회후 숙소에서 쉴마시며 담소나눌때 형님 눈가가 촉촉히 젖는 모습에 차마 형님 얼굴을 볼수가없었습니다.ㅜㅜ 연수잘받으시고 앞으로도 쭈욱 같이 땀흘려요~회복잘하세요!!
판아 고맙다. 출전전에 몇번 사이클 도움준게 나에게는 큰 힘이었고. 이번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참 고맙다...
고생하셨습니다.
음...까칠이 너는 입상권이다...태철가면
@농부 농담 고맙슴미다.
열시미 하라는 말씀 기피 새겨노으께예
회복 잘하셔요
형님 고생하셨습니다
짱!!!!!!
성희너도 가면 입상권이다...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글귀에
저도 울컥해지네요
철인선배님으로, 고향선배님으로, 인생선배님으로
늘 존경합니다
지지야 고맙다 그리고 바쁘고 힘들더라도 또 신발끈 매지않을까 싶다....
철인 18회 완주를 감축드립니다👍
글에서 과정의 고통이 전해옵니다
물론 희열로 갈무리 하셨지만요 ㅎ
저도 선생님의 발자취를 따르고자
오늘 신청서 보냈습니다^^~
제가 그만 두라고 하기 전까진
선생님은 끝까지 저와 가셔야 합니다
마지막 이란말 싫어욥^^~ ㅎㅎ
항상 언제나 한결같으신 열정에
존경을 표합니다
악어야 글체...니가 그만하라할때 그만해도 되것제...
항상 고맙고 사랑한다
나를 진철의 한 식구로 만들어 준
농부님! 철인18회완주를 축하축하...
사실 나도 태철과 남해대회를 두고 고민을 하다가 남해를 선택했는데 내년에는 꼭 태철에 도전
농부의 오랜 경험과 철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무난히 완주를 이끌어 낸 것 같구먼
항상 모범이고 진철을 대표하는 농부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혼자만 간직하고 있는 노하우도 많이 전수해주3
다시한번 태철인이 된 것은 축하합니다.
형님 고맙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출발점에 서셨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활동하시는 모습은 진철모두에게 귀감이 됩니다. 부상없이 즐기시길 바랄께요
형님 풀코스 18회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대단히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몸관리 잘하십시요~^^
대발아 니 힘이 항상 도움이 됬다...니 알제? 내기 니 좋아하는거
경기보다 글쓴다고 욕본게아닌지..
축하해용
형님 고맙습니다. 요즘 국제적으로 노시니까 좋지예?
글의 내용에서 진심이 느껴지면 진정 철인운동에 대한 사랑이 느껴 집니다!! 18회 완주를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감사...부상없이, 큰 욕심없이 하다가보니 그냥 그리되었다..
저도 꼭 나가보고싶은데 아직 기록이 안되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멀리서도 격려해주시고
훈련도 얼마하지도않고
마음으로 많은부담을갖고 대회준비해서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태양의철인등극을 축하드립니다
저역시 제주킹 걱정되네요
18회 킹코스 완주축하드립니다
구례 19 남해 20 가즈아~~~~
돌맞것지예 ㅎ
돌은 안들께....제주도가서 잘 놀다가와라...니는 걱정이 안된다.
근처에 살면서 철인으로서 교본을 보이시는거 같아 항상 감사하고 수고하셨습니다.
땡큐..입문하자마자 내 제끼고...ㅎㅎㅎ
철인18회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멋진후기 생생히 느껴지네요 저도 생에 첫 제주킹 도전에 무사완주후 후기를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요새 대세는 타이거다....처음이라 조금 서툴겠지만 타이거 니는 잘 할끼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태철 완주했습니다ㅎ 너무 좋은 경험 너무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다자야 같이해서 좋았다...회복잘해서 제주는 즐기고 와~~~~
너무 자주한다 살살 쉬어가면서해라
형님이 출전을 안한께 힘이 안실리가꼬 기록이 한없이 늘어납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