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자식 감싸기는 없었다. 8개 구단 투수코치들은 냉정했다. 소속팀 마무리투수들의 단점에서는 말이 길어지고 상대팀 마무리투수들의 장점에서는 목소리가 올라갔다. 8개 구단 마무리투수들의 단점을 제거하고 장점만을 섞는다면 이상적인 마무리투수가 탄생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8개 구단 투수코치들의 눈에 비친 각 구단 마무리투수들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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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 오승환, 한화 구대성, SK 정대현, LG 우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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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삼성)현역 최고의 마무리투수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마무리투수가 갖춰야 할 공의 위력, 삼진 잡는 능력, 과감성과 침착성, 체력과 강한 하체 등 모든 조건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다. 자신감으로 뭉쳐 있으면서도 겸손하다. 개인통산 100세이브를 거둔 원동력은 직구다. 몸의 밸런스가 뛰어나고 공을 놓는 포인트가 일정해 여간해서는 컨트롤이 흔들리지 않는다. 초속과 종속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큰 경기 경험까지 쌓았다. 그러나 투구내용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이뤄지고 있어 변화구 개발이 필수적이다. 떨어지는 변화구까지 익히게 되면 상대팀은 9회 경기를 포기해야 할 것이다.
구대성(한화)수읽기의 최고수다. 타자를 읽는 눈과 경기의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은 경쟁 상대가 없다. 마무리에 실패해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음 경기에 나서 보란 듯이 세이브를 따내는 것이 인상적이다. 한국, 일본, 미국 무대를 거치며 오랜 세월 다양한 야구를 경험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완급 조절 능력이 뛰어나 타이밍 싸움에 강하다. 제구력이 좋을 때는 내외곽 코스를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타자들의 장단점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다. 내년에도 마무리투수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힘이 많이 떨어졌다.
정대현(SK)구종이 다양해 타자들이 공략하기 까다롭다. 싱커만으로도 타자를 삼진으로 잡을 수 있다. 타자들은 “정대현의 공이 갑자기 솟아오르기도 한다”고 말한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변화가 심해 타격 포인트를 잡기가 쉽지 않다. 제구력도 좋고 잠수함인데도 왼손타자에 약하지 않다. 야구공에 대한 이해력도 높다. 전문 마무리로 나선 시간이 짧아 큰 경기에서 받게 될 압박감을 이겨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타자를 압도하지는 못한다.
우규민(LG)
팔의 각도로 볼 때 사이드암에 가깝다. 스피드는 비교적 빠른 편이다. 시속 140km 초반까지 던질 수 있다. 앞으로 장점이 더 나타날 투수다. 제구력이 좋고 공격적이며 공의 움직임이 좋다. 몸쪽 싱커가 뛰어나 타자들이 타격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타자를 확실하게 누를 수 있는 마무리투수는 아니다. 탈삼진 능력과 침착성이 떨어진다. 변화구 각도 아직은 날카롭지 못하다.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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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두산 정재훈, KIA 한기주, 현대 조용훈, 롯데 호세 카브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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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두산)투구동작에 군더더기가 없어 효율적으로 공을 던진다. 머리 회전이 빨라 수싸움에 뛰어나다. 포크볼과 체인지업이 좋다. 제구력이 뒷받침돼 현재의 성적이 가능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뚜렷한 특징을 찾기 힘든 평균적인 마무리투수다. 두산의 마운드 사정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은 것으로 판단한다. 직구 스피드가 떨어지고 공 끝의 움직임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어서 타자를 누르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 단계 더 올라서야 한다.
한기주(KIA)직구 스피드는 8개 구단 마무리투수 가운데 가장 빠르다. 시속 150km 이상의 빠른 공은 한가운데로 던져도 치기가 어렵다. 선발보다는 마무리 체질이다. 최고의 마무리투수가 될 자질을 갖췄다. 중간계투진이 선발과 다리를 잘 놓으면 내년 시즌에 놀라운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아직은 구종이 단조롭고 제구력이 불안정하다. 마운드 위에서 자기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한다. 위기대처 능력도 떨어진다. 몸쪽 공 구사 비율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
조용훈(현대)변화구의 각이 좋다. 오른손타자 몸쪽으로 붙이는 슬라이더가 좋다. 공에 힘이 있다. 배짱도 있고 승부사 기질도 있다. 씩씩하게 던져 보기에도 좋다. 다른 팀에서 탐낼 만한 마무리다. 그러나 지난해 박준수와 비교하면 전체적인 능력이 떨어진다. 정교한 컨트롤이 필요하다. 왼손타자에 대한 적응력도 길러야 한다.
호세 카브레라(롯데)능력을 갖춘 투수인 것은 분명하다. 컨디션이 좋을 때 직구의 위력도 상당하다. 그러나 볼카운트에 따른 투구내용의 편차가 크다. 불리한 볼카운트가 되면 흔들린다. 주자가 나가면 전혀 다른 투수가 된다. 주자를 지나치게 의식해 제구에 문제점을 드러낸다. 경기운영이 단순해 어렵게 승부한다. 시즌 전체에 걸쳐 믿음을 주는 마무리투수로 보기는 어렵다.
첫댓글 우규민 군문제만 어떻게 해결한다면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