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시즌에 걸쳐 미국프로농구(NBA) 여섯 구단 유니폼을 갈아 입으며 '빅(Big)-O 센터'로 코트를 지킨 올리버 밀러가 5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NBA 은퇴선수협의회가 12일(현지시간) 밝혔다. 가장 먼저 부음을 전한 이는 피닉스 선스 구단 방송국의 에디 존슨이었다고 야후! 스포츠가 전했다. 그가 졸업한 아칸소 대학도 별도 성명을 통해 고인의 죽음을 추모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망 일시와 장소 및 정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달 암 투병 중이란 소식이 알려졌는데 사망 원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1970년 4월 6일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태어난 밀러는 사우스웨스트 고교를 거쳐 아칸소 대학 농구팀에 들어가 나이스미스 명예의전당 입회자인 놀란 리처슨 코치의 지도 아래 토드 데이, 리 메이베리 등과 어울렸다. 세 선수의 입학과 함께 이 대학 농구팀의 긴수염고래(Razorbacks) 황금기가 시작돼 3연속 남동부 컨퍼런스(SEC) 정규 리그 제패와 1990년 전국 4강에 올랐다.
1992년 NBA 신인 드래프트 때 1순위 22번으로 피닉스 선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 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토론토 랩터스, 댈러스 매버릭스, 새크라멘토 킹스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를 전전하며 493경기를 뛰며 경기당 평균 7.4득점, 5.9리바운드, 2.2어시스트, 1.5블록을 기록했다. 그는 루키였던 1992~93시즌 선스가 NBA 파이널에 진출했을 때 마이클 조던과 맞붙은 순간이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
데뷔 당시 키 206cm에 체중 120kg이었던 그는 함께 코트를 누빈 레지 밀러(1965년 8월 24일~ . 인디애나 페이서스 등)와 비교해 국내 NBA 팬들 사이에 '뚱보 밀러'로 통했다. 한때 체중이 170kg까지 늘어나 무릎과 발목에 엄청난 부담을 줬고, 기동력과 체력에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 체중이 400파운드(180kg)라고 제목을 붙인 아래 동영상도 있다.
올리버는 2000년 NBA와 작별하고 4년 동안 폴란드와 푸에르토리코, 중국을 거쳐 ABA 등 미국의 군소 리그들을 돌아 다녔다. 그리고 2003-04시즌 팀버울브스 유니폼을 마지막으로 입고 서른셋 나이에 경기당 평균 10.5득점을 기록했다.
은퇴한 뒤 법적 곤경에 처했다. 2012년 메릴랜드주의 바베큐 식당에서 여자친구의 오빠에게 피스톨을 휘둘러 일급 폭행과 권총 소지 혐의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올리버는 2020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NBA 연금에 의지하며 손주들과 농구로 소일하며 편안하게 살고 있다고 보도된 것이 부음이 전해지기 전 마지막 행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