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고령 출생 .효성여자대학교 지리교육학과 졸업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 수료 2020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꽃의 그다음」 「하루치의 지구」 해동공자 최충문학상 시부문 대상 보훈문예대전, 경북일보 호미문학대전, 산림문화작품공모전 순암 안정복 문학상, 독도문학상 수상
책소개
짧은데도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시, 가벼운 느낌인데도 묵직한 깊이를 갖추고 있는 시를 보기란 그리 흔치 않은 일인 것을 감안한다면 이정희 시집 『하루치의 지구』는 개인의 차원을 넘어선 인류의 보편적 행동 양식, 그것은 “이 지구상의 습관이거나/종사하는 자세”로 명명된다. “지구”를 등장시키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다. 모든 자세의 출발이자 중심인 「건너가는 과정」은 “잘 엎드려야 비로소 앉을 수 있다”라는 화두를 던진다. 앉는 것이 안정인 동시에 성장을 대표하는 개념이라면 그 앉는 것을 위해 먼저 “잘 엎드려야” 한다고 정의한다. 서는 것이 목적이요 성취라고 한다면 그 서는 것을 위해 “또 잘 앉아야 잘 설 수 있다”고 한다. 결국은 엎드리고 앉고 서는 과정에서 다음을 위해 다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을 위해 이전을 준비하거나 현재를 준비하는 것, 바로 그것이 ‘엎드림-앉음’과 ‘앉음-섬’의 예비와 완성을 결정짓는 궁극의 행위가 된다. 또한 ‘건너감’이 곧 ‘버팀’이 되고 ‘버팀’ 또한 ‘건너감’이 되는 존재의 의미를 담보한 사물로써의 물체는 지극한 생명성의 원리를 간직하고 있어서 그 원리를 이루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어떤 환경이 사라지거나 또는 어떤 환경이 닥쳐올 때 비로소 그 사람의 자리가 “제자리”였는지 아닌지가 판명된다. 어떤 일로 인해 “제자리”를 이탈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할지라도 “발들은 끌려가지 않으려고 고정”하며 “버틴다, 몇 날을 버틴다”. 자기 자리로써의 “제자리”는 그냥 저절로 얻어지거나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버티고 버티면서 이루어지고 지켜내는 것임을 보여준다. _해설(이종섶 시인) 중에서
목차
1부 붉은 꽃 피우는 검은 소
건너가는 과정 19 한 끗 2 20 지구 레시피 22 카렌시아 24 책갈피에 꽂은 고양이 26 이 계절을 능소화라 부를까 28 독도 소나타 30 가을을 흔드는 손 32 구름 해부학 34 확신의 구석 36 호기심을 키우는 힘 38 공전하는 것들의 여름 40 걸레정석 42
2부 겹겹 낱장의 숨소리
하루치의 지구 47 우리의 난간을 난관이라 하자 48 입사각이 없는 나무 50 산을 넘지 않는 달 52 몇 사람이 있었던 흔적 54 수심을 버티는 숨 56 속 끓인 가시 58 매달려 흔들리는 귀 60
달을 건너는 창 62 드론 생존법 64 몇 겁의 불씨 66 봄밤 울리는 개구리 68 바퀴를 굴리는 자국 70 낱장의 어지럼증 72
3부 빛으로 열린 페이지
장마 77 가장 78 어디로 가야 할까요 80 숨겨 피우는 꽃 82 바람이 골라준다 84 쌍둥이자리 86 자전거 유서 88 잠을 잇다 90 오동도 그녀 92 등대가 홀로 피었습니다 94 이데올로기 풍선 96 찡그림이 맛이 되었네 98 거꾸로 하늘 99 계단참 100
4부 빙하의 연보 낭만 화석을 반납 중이다
나의 기타, 나의 등대 105 당신의 온도는 몇 도입니까 106 공중으로 봄 108 확신 110 바닥의 꿈 112 감꼭지 표정 114 개는 멀리까지 따라온다 116 꽃밥 118 어둠을 물리는 야간 경비원 120 여름 보관 방법 122 눈물 그리는 오후 124 그해 여름, 하늘색 원피스는 나의 하늘 125 추위를 탁본하다 126 너에게 이르는 길 127 유행 타다 사람 타다 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