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미와 떠나는 무장애 여행지 “진관사와 은평 한옥마을”"서울 속 가을의 숨은 명소, 전통과 자연 만끽"
가을이 시작되는 9월, 진관사와 은평 한옥마을에서 만나는 전통과 자연 9월 초, 아직 여름의 끝자락이 남아 있지만, 바람은 어느덧 선선해지고 하늘은 한층 높아졌다.
가을이 살며시 다가오며 자연이 천천히 변해가는 이 시기, 나는 서울에서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특별한 두 곳, 진관사와 은평 한옥마을을 다녀왔다. 휠체어로 조금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래도 매력이 있는 곳 소개하고자 한다.
"연꽃이 전하는 고요한 사찰의 숨결". ©하석미
천년의 역사를 품은 고요한 산사, 진관사
서울의 북한산 기슭에 자리 잡은 진관사는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사찰이다.
서울 장애인 콜택시를 타고 진관사 주차장에 내려 이동을 했다. 이곳에 발을 들이는 순간,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이 나를 맞이했다. 9월의 초입, 아직은 여름의 기운이 남아 있지만, 그 속에서 가을의 선선한 바람이 느껴지는 이 시기에 방문한 진관사는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하고 고요한 곳이었다.
"고요한 사찰의 입구". ©하석미
진관사는 고려 현종 2년에 세워진 고찰로,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과 평화를 선사해 온 곳이다. 이곳을 거닐면서 느낀 것은 가을이 다가오며 자연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조화였다. 특히 오래된 소나무와 푸른 산세가 어우러진 사찰 경내는 그 자체로 자연과의 조화를 보여주었다.
진관사의 매력은 단지 그 고즈넉한 분위기만이 아니다. 2009년 복원 작업 중 발견된 3·1운동 당시 사용된 태극기와 독립신문은 이 사찰이 우리 민족의 역사를 품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백초월 스님의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단순한 산책이 아니라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듯한 감동을 느낄 수도 있다.
또한 사찰 내에서 전통차를 마실 수 있는 연지원인 다원은 가을의 여유를 느끼기에 좋으나 휠체어 사용인은 궂은 날씨에도 밖에서만 차를 마실 수뿐이 없어 아쉽기만 하다. 그러나 내가 찾은 그날의 연지원에서 차 한 잔과 함께 맞이하는 선선한 바람, 비록 휠체어로 다원 내부에 들어가기는 어렵지만, 외부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경치는 가을의 시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푸른 나무 사이로 이어진 사찰의 길". ©하석미
조금 더 올라가면 수많은 연등이 걸린 홍제루가 나오는데, 다른 사람들은 바로 들어갈 수 있지만 휠체어 사용인은 옆쪽으로 이동해 대웅전으로 올라가면 된다.
대웅전은 아담하지만 널찍한 마당이 있어 그곳에 서서 전각들을 바라보니 고즈넉한 경내 풍경 속에서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다.
"고요한 사찰의 일상, 평온한 걸음". ©하석미
사찰을 찾는 이유는 종교를 떠나 편안함과 여유를 느끼기 위함일 것이다. 대웅전 옆으로는 야자매트가 깔린 산책로가 있었 지나치지 못하고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은 수월했지만, 혼자서 내려올 때는 위험했다. 혼자서는 조심조심해야 한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은평 한옥마을
진관사에서 1km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은평 한옥마을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마을이다. 은평 한옥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마을을 감싸고 있는 북한산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마치 자연이 한옥마을을 보호하듯,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는 북한산의 모습은 한옥의 전통미와 어우러져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곳은 2017년에 조성된 마을로, 현대식 주거지와 전통 한옥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대부분 개인 주거지로 사용되기 때문에 내부 관람은 어렵다. 마을을 거닐며 전통적인 한옥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된다. 한옥 대문 앞에 놓인 작은 꽃 화분들이 이른 가을 분위기를 한층 더해주었다.
"무엇을 담을까?". ©하석미
또한 은평 역사 한옥박물관은 이곳의 숨은 보석이다. 한옥의 친환경적인 건축 방식을 소개하는 전시를 통해, 자연과 어우러진 전통 건축의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흙, 나무, 돌 같은 자연 소재를 사용해 지어진 한옥이 어떻게 자연의 힘을 활용해 통풍과 채광, 난방을 해결했는지 설명하는 전시물들은 그 자체로 매우 흥미로웠다. 이곳에서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특별한 시간이 주어졌다.
자연과 전통 속에서 느끼는 평온함
이른 가을, 아직 완연한 가을은 아니지만 서서히 변해가는 자연의 모습을 담아내는 9월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 중 하나이다. 진관사와 은평 한옥마을은 전통과 자연이 함께하는 서울의 특별한 장소로, 가을이 시작되는 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이 가을, 조금 더 여유롭게 자연과 전통을 느끼고 싶다면 진관사와 은평 한옥마을을 추천한다. 천천히 다가오는 가을의 풍경을 느끼며, 평온함과 함께 여행을 즐기시길 바란다.
무장애 여행 정보
■ 관람 및 이용 안내
진관사
⚫ 주 소 : 서울 은평구 진관길 73 ☎ 02-359-8410
⚫ 이동권 : 서울 장애인콜택시 ☎ 1588-4388
⚫ 장애인화장실 : 진관산 주차장 장애인 전용 화장실 (작년에 민원내서 새로 만들어졌지만 전동휠체어가 들어가 회전은 조금 어려움이 있어 다시 민원접수 해놨음),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내
⚫ 정 보 : 대웅전 근처 수동휠체어 대여 가능
⚫ 홈페이지 : http://www.jinkwansa.org/html/intro.html
⚫ 먹 거 리 : 무장애 식당 (서관면옥- 서울 은평구 연서로 514 담인빌딩 2층 ☎ 0507 1407 5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