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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그렇다면『중용』이라는 책이 내포하고 있는 정의(定義)는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간단 명백하게 말한다면 공영달(孔穎達)이 인용한, 한(漢)나라 유학자 정현(鄭玄)의 해석을 가장 적절하고 평실(平實)하다고 여깁니다. 이른바 ‘쓰임에 들어맞다 는 뜻의 중(中)이 중용의 중이다 [名曰中庸, 以其中和之用也. 庸, 用也].’입니다.『중용』이라는 책의 중심 요점은, 바로 자사가 제시한 학문수양의 요지로서, 반드시 먼저 ‘중화(中和)’의 경계를 성취해야 비로소 천도와 인도의 관계로서[天人之際] 심성이 서로 관련된 도체(道體)와 작용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Oe1EkmDMSE
바꾸어 말하면, 자사가『중용』을 지은 것은, 조부인 공자의 심전(心傳 마음과 마음이 서로 인증하여 전수하다/역주)을 계승하고, 그 자신의 스승인 증자가 지은 ‘대학의 도는 밝은 덕을 밝힘에 있다 [大學之道, 在明明德]’는 ‘내명(內明)’과 ‘외용(外用)’의 학(學)을 명백히 논술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중화(中和)’야말로 ‘밝은 덕[明德]’이요 ‘지극한 선에 머묾[止於至善]’의 경계이다. ‘군자로서의 심신의 행동거지[行止]가 언제나 중화(中和)의 경계 속에 있고 [君子而時中]’ ‘잠시라도 떠나지 않아야 한다 [不可須臾離也].’, 그래야 비로소 ‘(자기의 심리상태, 좀 더 명백하게 말하면 자기의 심사와 정서를) 지성(知性 : 소지지성所知之性, 아는 작용)이 알고서 멈추어[止 : 制止] 지성의 평온하고 청명한 경계에 전일하도록 한 뒤에야 안정[定: 安定]이 있고, 안정이 있은 뒤에야 평정[靜 平靜]할 수 있고, 평정이 있은 뒤에야 경안[安 輕安)할 수 있고, 경안이 있은 뒤에야 혜지[慮 慧智]가 열릴 수 있고, 혜지가 있은 뒤에야 명덕을 얻을 수 있다 [知止而后有定, 定而后能靜, 靜而后能安, 安而后能慮, 慮而后能得].’는 학문수양 공부의 일곱 개 차제에 도달할 수 있다. ‘신독(愼獨)’과 ‘성의(誠意)’는 바로 내명(內明)과 외용(外用)의 사이에서 동시에 심신(心身) 수양을 겸비하는 묘용(妙用)이다. 그런 다음 이것을 세상 속으로 들어가 봉사하는[入世] 행위에 사용함에는 반드시 지혜[智] ? 인애[仁] ? 용기[勇]의 세 가지 달덕(達德)을 갖추어야 ‘집안을 다스리고 나라를 다스리며 천하를 태평하게 하는[齊家治國平天下]’ 사업을 진정으로 해낼 수 있다.”
원본의 전체적인 연관된 사상원칙을
산산조각 낸 주자의 「사서장구」
“송나라 유학자 (주희朱熹) 계통은 한사코 자신들이 총명한 척하여「사서(四書)」가 문장 체재(體裁)의 논리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여기고는, 이를 절단하고 분할해서 장(章)으로 나누고 구(句)로 나누어서「사서장구(四書章句)」라 불렀습니다. 이렇게 한 것을 스스로는 옳다 여겼지만 도리어 단장취의(斷章取義)로 변해버려서, 중요한 문구를 하나의 장(章) 절(節)의 단락으로 바꾸어 버림으로써 원본의 전체적인 연관된 사상 원칙을 산산조각으로 변하게 해버렸습니다. 남송 이후 원 · 명 · 청 6,7칠백 년간을 거쳐 온 정권들은 「사서장구」를 따르고 받들며, 그것으로 과거(科擧)에서 선비를 뽑았습니다. 이리하여 공맹(孔孟) 성인(聖人)의 도는 장구(章句)의 학에 갇혀 버렸고, 그 결과 유가의 위대한 학술 사상은 후인들에게 ‘사람을 잡아먹는 예교(禮敎)’의 교조(敎條)라고 모질게 욕을 먹게 되었고, 그래서 공가점을 타도해야한다고 했습니다.”
“문화학술은 세계 인류의 운명과 국가사회의 흥망성쇠와 관계되는, 참으로 심원하면서도 거대한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동양이든 서양이든 어느 국가사회의 변천과 전쟁의 원인은 정치와 경제의 동란에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러한 동란의 근원은 역시 문화학술에 있었습니다.”
선생의 강해는 ‘경문으로써 경문을 주해하고[以經註經]’, 더 나아가 ‘역사로써 경문을 증명하는[以史證經]’ 방법으로『중용』을 융회관통(融會貫通)하고 그 심오한 의미를 발명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자는 번역과정에서 선생의 해석과, 주자의『중용장구(中庸章句)』한글 번역본이나 관련 서적 등을 비교하여 읽어보면서 장탄식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조선시대 5백년의 유학은 말할 것도 없고, 오늘날의 한국 유학도 대부분 여전히 주자학의 질곡(桎梏)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서오경(四書五經)의 이해에 대해서 반성을 촉구하기 위하여, 이학(理學)에 대하여 깊이 천착하여 그 가면을 벗겨내고 그 실상을 적나라하게 밝혀내 비판한, 중국의 인광대사(印光大師 1861?1940)와 남회근 선생의 저작 중 일부 글을 뽑아 번역하여 여기 싣습니다. 아울러 독자들이 송명이학사상과 성리학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이해하도록 사전상의 자료를 전재하였으되 성리학에 대한 자료는 부록으로 실었습니다.
일대의 종사 남회근 선생의 ‘사서’ 강의
이 책은 남회근 선생의 저작『화설중용(話說中庸)』을 완역한 것입니다. 원서에는 앞의「출판설명」에서 밝혔듯이 유우홍 선생님의 편집본이 부록으로 실려 있으나, 유 선생님의 편집본은 부분적인 편개(編改)로 선생의 원고와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중복되는 내용이므로 번역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한국의 과거와 현재의 유학이『중용장구』를 어떻게 이해하고 번역하였는지 독자들이 살펴보고 남회근 선생의『중용강의』와 비교 연구하도록, 일제강점기 시대 1933년에 출판된 한글 번역본인『언해중용(言解中庸)』을 영인하여 부록으로 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