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량의 과일 섭취와 한식 위주의 식생활이 건강 다이어트 비결!
얼마 전 어떤 TV 프로에서 국민들이 가장 관심 갖는 건강 테마를 조사한 결과 다이어트가 단연 1위로 나타났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이어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대단하다. 또 다른 TV 시사프로에서 살빼기 위해 눈물겹도록 노력하는 여성들이 소개돼 다이어트의 사회적인 심각성을 비추기도 했다. 그러나 별별 방법을 다 써봐도 효과 없다는 얘기가 절반. ‘확실한’ 다이어트 방법은 어디에도 없는 걸까. 살을 찌우는 최대의 원흉, 음식. 올바른 식이조절로 ‘실질적인 살빼기’에 도전해보자.
* 과일, 다이어트의 적?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잘못 인식하고 있는 사실, 즉 지방을 먹으면 살찌고 대신 과일과 야채를 먹어 살을 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얘기. 지방보다 당분이 더 무서운 비만의 원인이다. 물론 소량의 채소는 비타민을 충족시키고 피부도 좋게 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음식이다. 문제는 다량의 당분과 수분을 함유한 과일 섭취에 있다. 특히 잠자리에서 먹는 과일은 다이어트에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 “살은 빼야겠고, 배고픈 것은 못 참겠다.”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통은 ‘배고픔’이다. 그러나 밥을 먹자니 살찔 것이 염려되고 또 안 먹자니 눈앞이 돌고…. 이런 현상을 막고자 과일을 먹어가며 다이어트 하는 방법이 많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와 같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과일 요법의 효과가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얼마 전 다이어트를 위해 사과만 먹었다는 한 여성이 영양실조로 사망하면서 가볍게 생각해 오던 과일 다이어트법에 의문 부호가 걸린 것. 과일 다이어트법은 간단하다. 1주일, 또는 열흘동안 냉수 외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는 점은 일반 단식법과 같은 원칙. 차이는 한 가지로 과일을 정해놓고 배고플 때는 그 과일만 제한 없이 먹는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먹으니 배고픔도 잊을 수 있고, 저열량으로 체중 감소효과도 얻는다는 이야기다. 과일 다이어트에 등장하는 과일은 사과, 포도, 수박, 파인애플, 바나나 등 다양하다.
* 먹는 열량이 많으면 살이 찌는 것이 당연
어떤 과일이 됐건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 등 에너지를 내는 영양소 섭취를 거의 하지 않음으로써 체중을 줄인다는 원리다. 실제로 사흘 나흘 정도만 실천해도 효과를 본다는 게 경험자들의 이야기이고, 그런 만큼 중독 증세도 적지 않다. 사과 다이어트 사망 사건도 1-2주일이 아닌 장기간에 걸친 단식과 다이어트 때문이었다는 지적이다. 1주일이 넘는 장기간에 걸쳐서, 과일만 섭취하는 것은 몸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살빼기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한영양사회 전해정씨는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사람이 많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밥, 고기는 안 먹지만 자기도 모르게 뭘 먹고 있는 것”이라며 “과일 다이어트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음식이든 소비하는 열량보다 먹는 열량이 많으면 살이 찌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한다. 이는 과일로 열량을 채우면서 절식한다고 착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 중간 크기 사과(2백g) 한 개의 열량은 100kcal로, 밥 반 공기와 맞먹는 것이다. 굳이 배고파 가면서 사과를 먹을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다. 과일만 먹는 절식, 소식 다이어트는 심각한 영양상의 불균형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희대 한방병원 신현대 교수는 지적한다. 또 “알칼리성 식품인 포도는 그런대로 괜찮지만, 탄산이 많은 사과나 역시 산성이 강한 파인애플을 빈 속에 오래 많이 먹으면 급성 위염이나 위궤양을 불러
'살을 빼려면 적게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탓에 음식의 양을 무조건 줄이기에만 급급하다. 그러나 다이어트(diet)의 어원은 식사 그 자체를 말하는 것으로, 안 먹는 것이 아니라 건강상태에 맞게 잘 가려서 먹으라는 뜻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고 무조건 비만이라고 할 수 없다. 필요 이상의 지방이 많은 것이 문제이므로, 먼저 자기 몸의 지방 상태를 측정하고 그에 맞는 식이요법을 찾으라”고 의사와의 상담을 권한다.
* 굶기 NO!, 먹는 것이 오히려 좋아!
잡곡밥 먹고 고기는 살코기, 계란도 프라이보다는 삶아서 먹는 것 좋다. 다이어트라고 하면 대부분 먹지 않는 쪽으로만 생각한다. 즉 굶거나 식사를 거르거나 한 가지 음식만 먹는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특히 비만한 사람들은 ‘살을 빼려면 적게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탓에 음식의 양을 무조건 줄이기에만 급급하다. 그러나 다이어트(diet)의 어원은 식사 그 자체를 말하는 것으로, 안 먹는 것이 아니라 건강상태에 맞게 잘 가려서 먹으라는 뜻이다. 비만증 환자들은 대부분 안 먹으면 되겠지 하는 생각에서 굶는다. 또 먹지 않는 것에 비하면 살도 별로 빠지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어떤 여학생은 살을 빼기 위해 배고픔도 참으면서 다이어트를 해왔다. 그런데 살이 빠지기는커녕 체중이 계속 늘어나고 어지럼증이 생겼으며 변비가 심해졌다고 비만클리닉을 찾았다. 그의 식사내용을 알아보니 아침은 시간이 없다고 거르고, 점심은 친구들과 어울려 학교 근처에서 볶음밥과 오징어튀김으로 해결하며, 저녁은 밥을 먹으면 살이 찔 것 같아 군것질로 대신하고 있었다. 저녁 군것질은 대개 초콜릿 1개, 에이스과자 1통, 콜라1캔이었다. 혈액검사를 했더니 다른 이상은 없었으나 아이러니컬하게도 비만과 고지혈증이라는 영양과다와 빈혈이라는 영양부족 현상이 공존했다. 우리 몸에 해가 되는 지방과 콜레스테롤은 많은 반면 꼭 필요한 혈색소는 모자라는 상태이니, 풍요 속의 빈곤이 따로 없었다. 남에게 얘기해봤자 몸은 뚱뚱한데 왠 빈혈이냐며 믿어주지도 않고 덩치값도 못한다며 빈정거릴 게 뻔하다. 그러나 잘 따져보면 불량한 식사습관의 당연한 결과이다. 먹는 양을 줄였다고는 하지만 칼로리와 지방섭취는 오히려 더 늘어나 살이 제대로 빠지지 않은 것이다. 반면 철분과 섬유질을 거의 섭취하지 않았으니 빈혈에 변비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무조건 먹는 양만 줄인다고 다이어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건강SOS 1999. 9 vol. No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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