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WP)의 스포츠 기자였으며 칼럼니스트, 해설위원, 베스트셀러 작가인 존 페인스타인이 13일(현지시간) 6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신문이 전했다. 고인은 버지니아주 매클린에 있는 형 로버트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WP가 보도했다. 사망 원인은 곧바로 알려지지 않았다.
사망 전날에도 WP에 미시건 주립대 남자 농구 코치 톰 이초에 관한 글을 기고했던 터라 그의 죽음은 갑작스러기만 하다.
고인은 평생 40권 이상의 책을 펴냈는데 인디애나 대학 남자 농구의 전설적인 코치 보비 나이트와 함께 한 시즌을 보낸 뒤 1986년에 발간한 책 'A Season on the Brink'으로 가장 유명하다.
고인이 처음 WP에 합류한 것은 듀크 대학을 졸업한 1977년으로 야간 경찰기자로서였다. 곧 스포츠 분야에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폭넓은 종목을 취재했으며 개인적 내용까지 깊숙이 들여다 보는 재질을 키웠고 선수들과 코치들, 매니저들에 대해 극적으로 서술했다. 그는 또 곧잘 공영 라디오 NPR과 ESPN, 골프 채널 등에 해설위원으로 얼굴을 내밀고, 시리우스XM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고인은 야구, 풋볼, 테니스, 골프와 올림픽에 관한 책뿐만 아니라 젊은 독자들을 위한 소설들도 집필했다. 그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대학농구를 깊이 탐구한 것이었다. 지칠 줄 모르는 직업 윤리로도 유명짜했다.
1985년 페인스타인은 나이트 코치의 한 시즌을 따라 다니기 위해 신문사를 휴직했다. 당시 나이트는 세 차례 전국대회 우승 가운데 두 번째까지 거둔 상황으로 코치 경력의 황금기였다.
그 책 'A Season on the Brink'이 발간되자 곧바로 스포츠 집필의 돌파구로 여겨졌다. 페인스타인은 성공적인 코치로 나이트를 꾸미지 않고, 복잡한 그의 내면, 좌충우돌하는 선수들을 대하는 감수성과 때로는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의 회오리에 휩쓸리는 점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페인스타인은 나이트가 2023년 세상을 떠난 뒤 칼럼을 통해 "나이트는 거의 셰익스피어 작품의 캐릭터였다. 총명하고 사려 깊으며 비극적인 약점들을 지닌"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 책은 짐 부턴의 불손한 책 'Ball Four' 같은 고삐 풀린 스포츠 책들의 효시 가운데 하나로 곧잘 인용되며, 베스트셀러 1위를 17주째 기록한다. 나중에 브라이언 데네히 주연의 TV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페인스타인은 2년 전 칼럼에서 “나이트가 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나이트는 팀원들과 코치들을 무제한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 흠 잡는 데 일가견이 있는 기자들에게 그러는 건 드문 일이다. 다만 책이 나온 뒤 나이트는 8년이나 페인스타인에게 말을 걸지 않았단다. “책에 있는 불경스러운 것들을 보고 화가 치밀었다”고 했다.
페인스타인은 복직한 뒤 1991년까지 정규직 기자로 일하면서 틈틈이 대학농구에 관한 것들을 비롯해 꾸준히 베스트셀러 책들을 냈다. 'A Season Inside'(1988), 프로 골프에 관한 'A Good Walk Spoiled'(1995), 프로 테니스 투어에 대한 'Hard Courts'(1991), 1995년 육사와 해사의 풋볼 경기에 대한 'A Civil War' (1996), 톰 왓슨의 캐디와 그의 ALS 죽음에 관한 'Caddy for Life'(2004), NCAA 남자 대학농구 준결승 상황을 다룬 'Last Dance',
마이너리그 야구 선수들과 매니저들의 일 년을 추적한 'Where Nobody Knows Your Name'(2014) 등이다. 'A Season on the Brink'와 'A Good Walk Spoiled' 둘 다 뉴욕 타임스(NYT) 베스트셀러 1위였다.
이 정도로 그의 삶을 정리한 WP는 정식 부음 기사를 따로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책이 하나도 한글로 옮겨지지 않은 점은 안타깝기 그지 없는 일이다.
페인스타인은 뉴욕에서 세 자녀 중 한 명으로 태어났으며 부친 마틴은 케네디 센터 초대 사무국장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감독하는 일을 한 뒤 1980~95년 워싱턴 국립오페라단의 총감독으로 일했다고 할리우드 리포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