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쨍하고 해뜰날 빨래 빨라라"라고 그 옛날 대관이 엉님께서 노래 불렀지마는 오늘은 그 어느 한여름처럼 쨍하고 해뜬날 이 아니다. 내 게으른 천성탓인지 아니면 피곤에 쩔은 일탓인지는 모르지마는 근 일주일 동안 모아놓은 빨래가 다라이로 두통이다. 내일 빨아야지 내일 빨아야지하면서 미루고 미루어 흰빨래 검은빨래 구분없이 한군데 담가서 하이타이 뿌려 놓았더니 흰빨래는 검게되고 검은 빨랜 더욱 검게 되었다. 어차피 "흑학" 이 흰빨래 검은빨래 따지리요? 이미 모일대로 모여 포화상태이니 우쨌던둥 좁은 부엌에 모여있는 빨래를 해치워야 했다. 아~~ 이 넘의 빨래로 넘쳐나는 부억이여~~ 빨래를 하기위해선 뜨뜨한 물과 튼튼한 두다리가 있으면 그만이다. 요새 다 쓸어져 가는 거지들도 세탁기는 있다고 하던데 요상 하게도 난 없다. 하여 몇일전 부터 담거 놓은 그것들을 발로 밟기 시작했다. 지근지근 우지끈 뿡짝~~~ 땟물이 우러나온다. 겨울웃들 두껍기도 하지 도저히 손으로 주물럭 거려선 못빤다. 이렇게 발로 밟아가며 두다라이의 빨래를 하고 있자니 문든 군대시절 전 소대원의 깔깔이를 빨던 기억이 떠오른다. 군대 모포빨래야 군대 세탁차가 와서 빨아주는데 옷은 각자 빨아야 한다. 특히 군대 옷중에 깔깔이라고(군대 갔다 온사람은 다 알리라) 노란 색 바탕 나이롱천 안에 솜을 넣고 누빈 것으로 원만큼 추운날 아니면 안에 깔깔이 하나만 입어도 절라 따시다. 보통 고참들은 쉬는 날 야상잠바 안입고 깔깔이만 입고 지내기도 한다. 뭐 민간인으로 옷으로 따진다면 야상내의 정도 될것이다. 그렇게 일상적으로 꺼죽에 입다 보면 그 넘의 깔깔이가 때가 타서 월래의 노란색을 유지하지 못하고 아프리카 난민들이 입는 요상한 형태의 색깔로 변모하기도 하는데 하루는 고참이 나와 다른 이등병 한명을 불러 놓고 오늘 책임지고 소대 깔깔이 다 빨으라는 것이다. 이런~~! 쓰바~~ 조또 노는날인데.... 그 넘의 군대에 세탁기가 어디 있을 것이며 뭐, 요새 현대식 군대처럼 수돗꼭지 틀면 뜨신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 참으로 난감한 노릇이 아닐수 없었다. 하여 고참이 시킨일이니 안할수도 엄꼬하여, 고참에게 빨래를 깨끗이 빨기 위함이니 빼치가 물 오전만 쓰게 해달라는 허락을 받았다. (여기서 빼치카란 일급 군사 비밀임으로 밝힐 수가 없다. 이 넘의 빼치카가 토치가 하고 비슷한 형태로 생긴것인데 크르즈 미사일 저리가라다. 어쨌든 그 빼치카 화끈한 물건이다. 특히 빼치카를 관리하는 빼당 이라는 특수 임무를 띤 병사는 항상 온몸을 시커 멓게 위장을 하고 식사시간에도 전혀 보이지 않는 군대 특수 비밀임무를 띤 인물임으로 전혀 알려고 해서는 안된다. 그의 얼굴을 한번 본 쫄다구는 그것이 첨이자 마지막으로 보는 얼굴이 되고만다.) 본론에서 벗어나서 미안하다. 빼치카 알고싶으면 리플달아라. 다행이 소대옆에 비닐하우스처럼 만들어 놓은 세면장이 있었다. 세면장안에는 물을 받아 놓기 위한 커다란 시멘트 물통이 있다. 여기서 물통이라 하면 일반 가정집의 물통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가로 3미터 세로 2미터 깊이 50센티 정도의 아주 넓은 가정집 욕탕의 4-5배정도 되는 넓이이다. 그곳에다가 호수를 이용하여 물을 받아 놓곤하는데... 난 바로 그곳을 이용하기로 마음 먹은것이다. 일단 소대 30개 정도 되는 깔깔이를 모두 그곳에 처박아 놓고 쫄다구를 시켜서 그 무시무시한 빼치카의 물을 양동이로 퍼다가 날라 거기에 부으라 시켰다. 그 많은 솜옷을 손으로 빤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빨리 빨고 적어도 오후엔 좀 쉬어야 하지 않는가? 이말이다. 군대 하이타이 없다. 쫄다구 빨랫비누 몇개 훔쳐다가 칼로 벅벅 갈아서 빨래위에 뿌렸다.(모리 졸라 좋은 백 일병...) 그리고는 쫄다구와 나는 맨발로 빨래 위를 뛰어 다녔다. 거품이 몽실 몽실.... 발바닥은 미끈 미끈... 이렇게 빨래를 잼나게 하고 있을 찰라 였는데 이런! 오분대기조 비상이 걸린것이다.(오분만에 똥싸던것도 끊고 출동해야 하는 드런운 상황) 미칠노릇이다. 일단 빨래는 나중에 하기로하고 쫄다구와 난 빨다 만 빨래를 얼른 모아서 세면장 뒤에 대충 걸쳐놓고 출동을 갔다 왔다. 그 세면장 우리 소대 만 쓰는것인데 출동을 갔다온 소대원들은 목이 탓는지 아까 빨래 하다만 세면장의 물을 퍼먹기 시작했다. 으~~~ 이럴수가... 아까 물을 비워 놓고 가지 않았는데. 빨래 하던 거품은 다 없어지고 시멘트바닥이라서 그런지 땟물이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아까 빨래를 하던 쫄다구와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이미 때가 늦었음을 깨달았다. 벌컥거리고 잘 마시고 있는 고참들을 보고 그거 빨래빨던 물이라고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저 주댕이 꾹 다물고 눈치만 살피고 있을려니 그 넘의 고참들 맛이 이상하다... 이상하다 그러면서 되게 미심쩍어 하는 것이였다. 그때 마침 소대장이 내무반으로 소대원들을 불러 모았고 그 쫄다구와 나는 소대원들이 없는 틈을 타서 그 물을 싹 비워 버렸다. 그리고는 얼른 수도를 틀어 새물로 받아 놓았다.짜짠~~~~ 소대장의 일장 훈시가 끝나고 고참 한명이 속이 미식거리는지 날 불러 놓고 너 아까 빨래 하던 물 버릿나? 하고 물어 보았다. 당근...비웠지요. 확인해 보세요... (흐흐~~) 군대에서는 동작이 잼싸야 안얻어 터진다. 그날 그렇게 소대원 삼분의 일을 땟물을 먹이고 같이 빨래를 했던 쫄다구와 난 왕고참이 될때까지는 이 비밀을 지키자고 두손 걸고 언약했었당! 빨래를 다하고 나니 개운하다. 땀도 난다. 운동도 되고... 만약 비만으로 걱정되는 여성들이 있다면 난 집에 있는 세탁기 뽀샤버리라고 권하고 싶다. 운동하기 싫어도 절로 운동이 되고 물도 절약되고 전기도 절약되는 손빨래하기 운동을 전개하고 싶다. 일명 전손협(전국 손빨리하기 협의회)을 건설하여 주부들과 외치고 싶다. "민족빨래 대동단결 전손협!!!" "때려빨고 밟아 빨아 국가경제 살려내자!!! 오예~~ 피에쑤 : 위에 있는 배경 이미지는 일전에 이 넘의 백학이가 사당동 번개후기에서 그 이미지 를 만들어 주었던 중해 낭자를 빨아서 널어 보았습댜! 양발은 금번 인사동번개때 백학 맞은편에 앉아 있었던 늘 기다림님 양발입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