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시와 ‘가난한 날의 행복’ -너에게, 그리고 나에게(朴水鎭)

[이계양]

위로의 시와 ‘가난한 날의 행복’ -너에게, 그리고 나에게(朴水鎭)

잠 못 이루며 말 못 할 고민과 신음이

행여 엄살이거나 사치가 아닌지 돌아보라

지금 어디에선가

날아든 빚독촉 고지서를 받아 들고

잔고 없는 통장을 들여다보는 이들과

몸 누일 집이 없어 길거리를 헤매는 이들과

죽음 앞에 엎드린 환자들의 눈동자를 떠올려 보라

막막하고 쓰라렸던 지나온 생의 시간들

실패와 상실, 배신과 실연으로 아팠던 날들을 기억해 보라

얼마를 더 가져야 만족하겠는가

얼마나 더 채워야 행복하겠는가

*‘왕후의 밥, 걸인의 찬’ 눈물로 삼키던

가난했던 날의 행복을 소환해 보라

기다리고 바라던 날이 오늘이 아닐지라도

괜찮다 좋다 그래도 살만하다를 외며

욕망에도 집착에도 끄달리지 말고

생명 있음에 감사하며 자유로워져 보라

진정한 자유인이 되어

네 앞의 길 당당히 걸어가 보라

* 김소운의 수필 <가난한 날의 행복>에 나오는 구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