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관장하는 비밀공천팀이 실존할까.
이 같은 의문은 지난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당선자의 최측근 정두언 의원이 공천 희망자의 이력서와 메모를 확인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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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의원은 한나라당의 공천 실세일까? |
ⓒ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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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이명박 당선자 측의 측근들이 이미 4월 총선 출마자에 대한 공천 심사에 들어갔다는 것’은 한나라당과 언론에 널리 알려진 소문이었다. 또한 이들이 비밀공천 작업을 하고 있는 곳이 강남 팔레스호텔 5층 객실이라는 의혹과 추가로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레지던트 룸을 비밀공천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는 말도 나돌고 있었다.
이와 관련,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방호 사무총장과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강남을, 홍은동 쪽은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정두언 의원이 수시로 드나들며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물론, 한나라당은 이러한 소문에 대해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두언 의원의 행적에 대해서는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정 의원의 공천관여 문제와 관련, “모르는 일이다”며 “아직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무성 최고위원의 “토사구팽” 발언과 탈당 시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측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라면서 이 당선자 측의 철저한 단속을 촉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이력서까지 보는 행동은 ‘밀실공천’의 의혹을 나오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당의 분란은 물론, 이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 측의 김재원 의원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심위원이 아니더라도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사에게 이력서를 돌리는 일이 없지만 않지만, 당내에서 ‘호텔공천’ 의혹 등이 나왔던 사실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두언 의원에게 문제의 이력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공천희망자는 “정 의원과 잘 아는 사이이기는 하지만, 이력서를 전달한 적은 없다”라고 부인했다.
정 의원 측도 “문제의 이력서와 메모는 회관으로 배달된 것을 의원님께 보여드렸을 뿐”이라면서 “메모도 비서진들이 전화 온 내용을 모두 보고하는 과정에서 전달된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인 정두언 의원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한나라당의 공천논란과 관련해 대통합민주신당 우상호 대변인은 “공천자의 측근이 별도의 공천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 있는데, 측근이 밀실에서 공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방증이 들어난 것”이라면서 “이것이 바로 오늘 새로운 집권당이 한나라당의 현 주소이다. 국민들은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다. 새로운 집권당의 모습은 실종되었다”라고 비난했다.
기사입력 : 2008-01-30 15:43:28
최종편집 : 2008-01-30 15: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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