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는 러시아어 욕에 관한 생각을 짧게 정리해보겠다.
: 어원과 용례를 파헤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한푼도 투자하지
: 않았고 방대한 현장 조사 및 문헌 참고도 절대로 하지 않았다.
: 기억나는 것만 썼다.내 게으름을 만천하에 자랑하는 바이다.
: 자판도 지금 노어가 먹지를 않아 한글로 러시아어를 조잡하게-
: 나마 쳐보았다. 물론 귀찮아서이기도하다.
:
: 1.두락!
: 직역- "바보"
: 의역- "병신"
: 응용- 앞에 접두사 "쁘리"를 붙여 즐겨쓴다. 별 차이는...
: 감상- 글쎄 욕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 소박하고 심플한 욕설계 초보 입문용의 어휘이다.
:
: 2.싸바까!
: 직역- "개"
: 의역- "개새끼!","개같은!" 등
: 응용- 우리말은 개에 관련된 파생욕설이 개같이 풍부하지만
: 노어는 아닌것 같다.
: 감상- 역시 입에 담기 좋은 무난한 어휘이다. 그런데..
: 개..왜 가만히 있는 그들을 못살게 구는가..
: 왜일까?
: 아마도 인간과 가장 가깝게 지내는 동물이기에 이들이
: 노출하는 성교,배설 행위등이 빌미가 되었을 것이다.
: 또 어디나 개만도 못한 새끼들도 많기 마련이다.
:
: 3.빠숄 띄!
: 직역- "너 꺼져!"라는뜻의 마일드하며 애교스러운 어휘
: 의역- "집어 치워!" 혹은 "갖다 버려"등
: 응용- 뒤에 "띄"를 떼어내고 "나 후이(좆이라는 뜻)"를 붙이면
: "좆까!"라는 공격력 만점의 욕설로 버전 업된다.
: 감상-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의 존재가치에 회의를 불러일으킬
: 수 있는 보편적이면서도 강하게 어필할수 있는 보급형표현
:
: 4.블린!
: 직역- "블리늬"라는 러시아식 빈대떡에서 유래한것 같다.
: 안에 꿀이 들어간것이 대표적이고 치즈,고기,버섯 등을
: 넣어 팔기도 한다. 대중적이고 저렴한 음식이다.
: 의역- 우리말로 표현하기엔 "제길","젠장"이 가장 적합한 듯
: 싶으나 음식이름에서 유래한만큼 "개떡같은!"이라는
: 번역도 괜찮을 듯 싶다.
: 응용- 먹는거 가지고 장난치면 안된다.
: 감상- 하고자 하는일이 잘 풀리지 않을때 자책조로 내뱉거나
: 짜증나는 일이 있을때 가볍게 쓸수 있는 말이다.
: 자기정화 내지는 자기위안의 측면이 강하다.
:
: 5.수까! (=블랴지!)
: 직역- "창녀"
: 의역- "씹팔놈/년아!", "씨발!"
: 응용- 상대 가리지 말고 무작정 오용, 남용하라.
: 감상- 역시 개와 더불어 욕설문명사를 통털어 빠지지 않는
: 화두가 바로 창녀이다. 물론 여자를 지칭하는 뜻에서
: 나왔지만 상대를 강도높게 비하한다는 의미에서 남자에게
: 도 사용가능하다. 본인도 평소 친구넘들에게 "미친년!"
: 이라는 애칭을 즐겨 입에 담던 바 이 말을 듣고는
: 러시아 욕설계 양아치들에게 강한 동질감과 연대의식,
: 유대감등을 느꼈다. 노어공부 시작한지 10년이 되가는데
: 이 때만큼 노어선택에 대해 만족했던 적은 없었다.
:
: 6.뜨바야 마찌!
: 직역- "너희 엄마"..별거 아닌것 같지만
: 의역- 이 앞에는 원래 성교하다는 뜻의 동사의 명령형이 생략-
: 되어있다. 때문에 영어로는 "Motherfucker!"요, 국어로는
: "지 에미랑 붙어먹을 놈/년"이라는 무시뭇한 살상력을
: 가진 욕설의 결정판이다.
: 응용- 뭐가 더 필요한가..
: 감상- 모욕 중의 모욕이요, 공격중의 카운터 어택이다.
: 대개 모든 헐리웃 영화에서의 "Fuck You"를 이 말로 더빙
: 하곤 한다.
: 사례- 본인이 한참 노어공부에 열을 올릴무렵에 실수로
: 전화 한번 밤늦게 잘못 걸었다가 이 어휘를 생생한
: 네이티브의 음성으로 그것도 앞에 붙는 동사까지 붙여서
: 들은 적이있다. 정말이지 어떤말로 대응해야 할지 몰라서
: 어쩔 수 없었다. 너무나 당황스럽고 어떻게 사과해야할지
: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가 한 것과 똑같은 말을
: 수화기가 터져나가라 세번 반복해주고 아쉬운 마음을
: 접으며 전화를 끊고 코드를 뽑은 일이 있다.
:
: 7.쟈드니짜!
: 직역- 궁둥이, 둔부
: 의역- "똥구녘?"(Ass Hole!)
: 응용- 변태같은 넘들에게 적할것 같다.
: 감상- 잘 쓰이지 않으며, 욕설로 보기에는 함량미달이다.
: 위에 언급된 단어들에 대한 권태기가 찾아들때 써봄직한
: 후보선수급 어휘이다.
:
: 8.마치며..
: 이상 정리해 본바대로 뭐 러시아 욕이라고 특별한 바는...
: 있겠지만 내가 아는건 이게 전부다. 다음에 시간나면 노어로
: 표기하겠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우리말의 "좆뿌랑구를
: 송두리째 뽑아머릴넘" 이나 "불알 두쪽을 껍질벗겨 회쳐먹을 넘"
: 같은 필살기 수준의 욕, 혹은 "육시랄 놈"같은 역사적-
: 빽그라운드를 가진 욕을 아직 접해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 이를 위해 충분히 욕먹을 짓하고 다녔는데도 그런걸 보면
: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증거인가보다. 반성하고 앞으로
: 더욱 상소리 많이 듣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