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노매드 | 최초 작성일 : 2006 2 23 | 최종 수정일 : 2006 2 23
석관동 시장 떡볶이
위치 : 석관 시장 내. 교통편 - 6호선 돌곶이역 6번 출구로 나와 100m 정도 직진 후 뚜레쥬르와 SK텔레콤 대리점 사이길로 들어간다.
가격 : 떡볶이 3,500원 (1인분. 혼자 갔을 경우는 2,500원 )
영업시간 : 11시 전후 오픈 ~ 재료 떨어지면 종료 (수요일 휴무) |
먼저, 이 곳을 추천한 독자의 글을 소개한다.
석관동 시장떡볶이를 추천합니다. 국내에서 가장 특이한 떡볶이집입니다. 무슨 떡볶이집이 3시만 되면 문닫습니다.. 옛날엔 평일에 4시까지 가서 살 수 있는 확률이 반쯤 됐는데, 요즘은 어찌됐는지 모르겠네요. 주말엔 짤없습니다. 작년엔 두시에 가서 못사본 적도 있고, 그저껜가도 2시 40분에 갔는데 제가 마지막 손님이었으니..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신이문이나 석계도 있겠지만 돌곶이가 제일 가깝습니다. 석관시장 쪽으로 나와서 들어가면 커다란 마트가 위치한 석관시장 건물이 있지요. 그 밖 시장골목 쪽에 '시장떡볶기'라고 써놓은 집 있는데 이집과 그집이 옛날엔 마주보고 장사를 했습니다. 지금 골목에 나와있는 집은 저녁까지 하며, 장사 잘 안됩니다. 옛날에도 안됐구요. 맛이 비슷하긴 한데 훨 떨어집니다.
어쨌든 "건물 안!"에 있는 떡볶이집을 찾아들어가서 앉으면 떡볶이를 주실 겁니다. 당면 90% 부추 10% 정도의 간단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잡채와, 평범하기 그지없는 불량식품 수준의 야끼만두, 삶은계란, 질이 좋다고 볼 수 없는 부산어묵 뭐 이런 거 섞어서 1인분에 3500원에 파는데, 두명이 1인분 먹습니다. 혼자 가면 2500원어치만 달라하면 될 겁니다. 재료가 좋은 것도 뭣도 아닌데, 고 맛이 참 맛있게 맵고 맛있게 답니다. 석관동에 이거 모르는 사람 없고, 아줌마 할머니 가리지 않고 줄서서 삽니다. 포장해 가면 양이 두배는 돼요. 두 명이 배터져라 먹을 수 있어요.
사실 소개하기가 좀.. 그런 것이, 이 집 소개했다간 1시에 가도 못 사게 될 것 같아 좀 불안합니다. 떡 좀 더 받아다가 오래 좀 파시면 좋을텐데, 예나 지금이나 딱 그만큼만 받아다가 고만큼 팔면 들어가십니다. 그래서 떡볶이 끓이는 중에 온 손님들은 그냥 없다면서 보내버립니다. 뭐 미련이 없는게죠.. 누구한테 팔아도 다 파는 거고, 아무리 늦어도 서너시엔 어차피 다 팔게 되는거니.. 특이한 이 떡볶이집.. 한번 가보시길.
- SK - |
따로 소개 기사를 작성하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이 댓글을 소개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정도로 명문이다. 그러나 사실 이 집의 위치와 떡볶이의 모양새가 글만으로는 실감하기 어려운지라, 다시 한번 자세한 소개를 곁들인다.
먼저, 위에 소개한 뚜레쥬르와 SK텔레콤 사이의 골목으로 들어가면, 이내 우측으로 석관시장의 건물이 나온다.
건물의 왼편을 보면 이런 입구가 있다.
입구로 들어가 한참을 쭉 들어간 후, 건물 끝까지 가서 우회전을 한다. 그러면 이런 간판이 보인다.
간판을 보면 잠시 고민하게 된다. 건물 밖에 있다는 얘기인가? 그러나 그 위치에서 바로 좌향좌를 하자. 이런 문이 보이면, 도착했다고 생각해도 된다.
안으로 들어가자.
테이블에 앉아 주문을 한다. 1인분에 3,500원이면 많이 비싸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혼자온 사람에게는 2,500원어치만 나간다. 3,500원 어치 먹는 사람을 곁눈질로 보니 둘이 먹어도 남을 양이다. 따라서 이집의 1인분은 2인분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떡볶이가 나온다. 요기 거리가 아니라, 한끼 식사의 양이다. 넉넉한 떡 아래로 잡채가 두둑히 깔리고, 계란과 만두 등등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릇안에 담겨 나온다. 거 참 신기하고 바람직한 시스템일세, 라는 생각을 절로 들 게 한다.
맛은 어떠한가. 일단, 달다. 그러나 그 단 맛이 결코 기분나쁘지 않다. 단 것을 잘 못 먹는 사람이라도 끝까지 한 그릇 비울 정도는 된다. 위의 댓글에 적혀있듯, 아주 '맛나게' 달다. 매운 정도도 그러하다. 단맛과 매운맛을 기본으로 아주머니의 오랜 노하우가 양념으로 덧입혀져, 매큰달큰한 감칠맛이 난다.
무엇보다 버라이어티 하다. 이런 구성으로 다른 떡볶이집에서 먹으려면 4,000원은 가뿐히 넘을 것이다. 그게 이 집에서는 기본 세팅으로 딱 나와 버리는 거다. 이런 '싼맛의 달인' 이념에 충실한 집을 다 보았나. 사대천왕에 봉해도 부족함 전혀 없다.
아쉬운 점은, 위의 댓글에도 적혀있든 영업시간이 지극히 짧다는 것이다. 아침 열한시 전후로 문을 열어 재료가 떨어지면 영업을 끝내는데, 그 재료가 한 너댓시간 장사할 분량밖에 되지 않는다. 오후 세시만 되도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다가 매주 수요일에는 장사를 접는다. 아주머니 혼자 감당할 만큼만 파는 것, 그것이 이집 맛의 비결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