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이 넘는 세월동안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는 2차 대전 때 미군의 공습도 피해가서 1500점 이상의 국보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빼어난 건축물이 옛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24년만에 교토를 찾았는데 머무는 내내 흐린 날씨에 한번씩 비가 내려 아쉬움이 있었다. 이름난 역사유적지 주변이 많이 정비되어 있어 생소한 느낌도 들었다. (특히 입구 부근)
대표적인 사찰 몇 곳을 소개해 보려 한다.
금각사는 처음에는 무로막치 막부 시대 가장 강력한 권력자인 3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미쓰의 별장으로 1397년 세워졌다. 무로마치 막부 최전성기 때의 쇼군 아시카가 요시미츠는 선종 임제종에 깊이 귀의했으며 쇼군에서 물러나 승려로 출가하여 금각사에 주석했으며, 이 곳에서 좌선을 수행하고 찾아오는 귀족, 무사, 스님들과 차를 마시고 시를 지으며 '북산(北山) 문화'의 꽃을 활짝 피웠다.
절의 원래 이름은 불교성지인 '녹야원'의 이름을 딴 선종(禪宗)사찰로 로쿠온지(鹿苑寺, 녹원사)이지만, 금각 전각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킨카쿠지(金閣寺)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한자를 한국어 독음으로 읽은 '금각사'라는 이름으로도 통한다.
1467년 발생한 오닌의 난(応仁の乱) 당시 교토의 다른 건물과 함께 불탔으며, 이후 재건되었다.
과거부터 교토를 대표하는 문화재 중 하나로 국보의 지위를 갖고 있었으나, 1950년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사미승의 방화에 의해 사리전이 소실되었다.(이 방화사건을 소재로 '미시마 유키오'라는 일본 작가는 <금각사>라는 소설을 써 당시 일본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전세계에 널리 읽혔다.)
화재 이전의 킨카쿠지 사리전(1886년 촬영, 컬러 복원).
화재 직후의 킨카쿠지 사리전.
현재의 누각은 1955년 복원하였는데, 국보의 지위는 회복하지 못했고, 중요문화재로 남아 있으며 1994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한편, 방화로 잿더미가 된 금각은 1955년 복원되었으나, 금박이 자꾸 떨어져 나가 '금각'이 아닌 '흑각'으로 야유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1987년부터 순금 20kg로 금박 공예로 유명한 일본 가나자와 공방의 금박을 다시 붙여 재탄생했다고 한다.
정원 가운데 금각이 비치는 연못은 교코지(鏡湖池)라고 한다. 금각사가 세워진 이래 거의 변하지 않고 자리를 지킨 이 연못은 인공섬과 바위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것들 모두가 모여 우주를 상징한다.
1. 금각사 입구
2. 금각사리전과 교코지
3. 석가정(夕佳亭) 오름길에서
오름길 왼편 연못의 수호신인 백사총(白蛇塚)
4. 석가정(夕佳亭)
단순 투박하게 언덕위에 지어진 석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