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모나리자 … 다빈치가 울다-사비나 미술관 `명화의 재구성`전
★...인상파의 거장 반 고흐는 일하는 농민의 모습을 그려낸 밀레의 작품을 경외했다.
그의 그림 속에 농민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피카소는 고령이 되어서도 마네.세잔.벨라스케스.들라크루아 등 대가의 그림을 끊임없이 재해석했다.
이렇게 화가들은 과거 대가의 걸작을 다시 그리거나 그의 화풍을 계속 연구한다. 명작은 영감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 안국동 사비나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명화의 재구성'전은 명화의 재해석과 변용, 탐구를 주제로 한다. 한국 현대미술 작가 20명의 회화, 조각, 설치 40여 점을 보여준다.
전시는 3가지 소주제로 나뉜다. 첫째 '그림은 나에게로 와서 또 다른 그림이 되었다'는 변용을 담았다. 대상은 밀레의 만종, 다빈치의 모나리자, 밀로의 비너스 등이다
 ★...장 프랑수아 밀레의 걸작 '만종'(1859년작). 권여현은 이 작품 속 기도하는 남녀의 얼굴 대신 자신과 제자의 사진을 끼워 넣었다. 이로써 추수 끝난 들판에서 기도하는 한국인 그림이 됐다. 농민으로 보기엔 얼굴이 너무 도회적이지만 배경은 여전히 목가적이다. 자연과 노동에 가까이하고 싶은 도시민의 욕구를 나타낸다. 역할놀이를 통한 대리만족 효과라고 할까. 이병호는 '밀로의 비너스'를 통해 성형 수술 열풍을 풍자했다. 라텍스로 만든 비너스 상의 가슴과 엉덩이는 공기가 주기적으로 주입될 때마다 부풀어오른다. 데비 한은 입시학원에서 획일적으로 석고 데생을 가르치는 것을 비웃는다. 지우개 가루를 모아 비너스, 아리아스, 아그리파 석고상 형태를 다시 만들었다
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