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국제교육협의회가 전 세계의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 지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관계 지향성과 사회적 협력 부분이 36개 국가 중 35위로 최하위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내신과 대입에 필요한 단순 암기능력인 지적 영역은 핀란드와 중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고 하네요. 시험에 유리한 결과니 기뻐해야 할까요? 뇌 과학을 전공한 전문가나 교육계 학자들은 지식으로 가득한 뇌에는 소통과 합의로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 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단기적 성과는 거둘 수 있지만, 경쟁력 있는 인생에 필요한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판단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합니다. 과부하에 걸린 뇌를 비우기 위해선 무자비한 지식의 축적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더 멀리 뛰기 위한 뒷걸음질, 자녀에게 뇌의 휴식을 허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진행 심정민 리포터 사진 전호성 학생 모델 이하연(서울 성암국제무역고등학교 미주무역과 1학년) |
편집부가 독자에게 ...
뇌 건강보다 대학이 중요한가요? 이번 호 위클리 테마의 주제는 '과도한 학습으로 과부하에 걸린 뇌에 휴식을 주자'입니다. 취재하면서 수험생을 둔 부모들에게 "뇌에 휴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자, 한결같은 대답이 돌아옵니다. "일단 대학부터 가고 보는 거지, 뭔 휴식" "잠 줄이고 공부 많이 한다고 큰일 나는 것 아니다"라는 거죠. 과연 그럴까요? 우리의 뇌는 엄청난 지식과 정보를 축적하는 무한 용량의 하드웨어일까요?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면 뇌 건강 따위나 향후 아이의 행복한 인생은 담보 잡혀도 되는지요. '뇌의 휴식'은 진일보하기 위한 후퇴입니다. 세계의 역사를 바꾼 위인들의 결정적 순간에 반드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넋 빠진 시간이 있었다면 믿으실래요? 뇌의 휴식은 당장 학습 능력의 개선을 넘어 자녀를 아이디어 넘치는 창의적인 사람으로 만드는 최소한의 배려입니다. 자녀가 똑똑해지길 바라시나요? 이번 호에 주목해주세요. _심정민 리포터 |
Weekly Theme |
더 멀리 뛰기 위한 뒷걸음질! |
뇌의 휴식을 허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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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Theme | PART 1 똑똑해지고 싶은가? 지친 '뇌' 에 쉼표를 |
'알 때까지 공부하라' '공부해서 남 주느냐?' '사당오락' 같은 말은 쉬지 않고 학습에 매진해야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며 학생들을 종용한다. 뇌가 끝없는 지식을 채우는 무한 용량의 하드웨어 취급을 받는 것. 그런데 아르키메데스가 목욕을 하다가 부력의 원리를 알아내고, 뉴턴이 사과나무 아래서 만유인력의 법칙 실마리를 찾은 순간엔 '뇌의 휴식'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자녀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매력적인 생각을 하기 바라는가? 지친 '뇌'에 쉼표가 필요하다. |
진행 심정민 리포터 request0863@naver.com 도움말 신동원 교수(성균관대학교 강북삼성병원 정신의학과) 전성수 부교수(부천대학교 유아교육과) 자료 제공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서울시학교보건진흥원 참고 도서 <멍 때려라!> <복수당하는 부모들-뇌 기반 자녀 교육> |
끝없는 학습 압박, 뇌의 활동 저하 원인 |
#1 날마다 연구에 여념이 없던 아르키메데스의 머릿속은 복잡하고, 몸은 피곤하다. 바쁜 일상에서 탈출해 몸을 누인 곳은 욕조. 멍하니 누워 있자니 무념무상의 몸은 물속에서 흔들거린다. 무심한 듯 휴식을 취하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닥으로 넘치는 물! "유레카"라고 외치며 부끄러움을 잊고 벌거벗은 채 욕탕 밖을 뛰어다녔다.
#2 정원에 앉아 멍하니 사과나무를 보던 뉴턴. 복잡한 생각과 고민을 내려놓으니 그제야 한가로운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때마침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순간, 뉴턴은 만류인력의 법칙을 발견한다.
#3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사무실에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주가 확인일까, 뉴스 검색이나 수익률 계산일까. 그저 자기 자리에 앉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는 게 전부다.
#4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꾼 스티브 잡스. 디지털 기기에 휩싸여 일상을 보내는 것 같지만, 정작 창의적 아이디어가 필요할 땐 홀로 산책을 즐겼다.
#5 세계 갑부이며 컴퓨터 전문가인 빌 게이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거나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그의 선택은 휴식. 1년에 두 번 CEO로서 모든 생활을 중단하고 홀로 통나무집을 찾아 시간을 보낸다.
#6 미국의 디자인 회사 인벤션랜드는 오후 3시가 되면 사이렌이 울린다. 직원들은 제비뽑기를 해서 한명을 선정하고, 그 사람을 다 같이 장난감 총으로 공격하고 돌아다니면서 논다. 그렇게 10분 정도 치열(?)한 전투가 끝나면 다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업무에 복귀한다. |
이처럼 보통 사람들이 무언가를 채우고 하나라도 더 갖기 위해 투쟁하듯 달리는 동안 세상을 바꾼 사람들은 버리기 위한 시간을 보냈다. 성균관대학교 강북삼성병원 정신의학과 신동원 교수는 "우리의 뇌는 과도한 정보에 노출돼 쉼 없는 자극을 받으면 일련의 학습 과정 자체가 차단된다"고 설명한다. 신 교수의 말이 이어진다. "서류 분쇄기를 사용해본 사람은 알 거예요. 투입구에 종이를 넣지 않으면 분쇄기는 작동하지 않죠. 그런데 투입구에 지나치게 많은 종이를 넣어도 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수용할 수 없는 종이들이 엉켜 분쇄기의 칼날을 막는 거죠. 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극이 전혀 없어도 혹은 감당할 수 없게 많아도 두뇌는 제 역할을 못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극은 지나친 학습과 정보의 주입이다. |
과도한 학업 압박+디지털 피로=뇌 과부하 |
'쉬는 시간 없이 공부, 일주일간 놀지 않고 집에서 공부만 하기, 노는 것 포기, 2박 3일 동안 잠 안 자기, 카페인 음료 마시기, 하루 동안 밥 안 먹기, 친구들과 약속 깨뜨리기….' 수험생 얘기가 아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얼마 전 서울과 충북 충주의 초등 5~6학년 11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나는 공부를 위해 ( )까지 해봤다' 의 괄호를 주관식으로 채우라고 했더니 이런 대답이 나왔다. 일주일에 평균 공부 시간은 42.2시간, 자유 시간은 평균 25.3시간으로 하루 3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초등학생이 이러할진대 중·고등학생의 일상은 미뤄 짐작이 가능하다.
과도한 학업 압박은 아이들의 뇌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 교수는 "우리의 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식하거나 수면하는 시간에 하루 동안 받아들인 정보를 정리하고 경험을 축적, 기억으로 각인하는 작업을 한다"는 것. 쉽게 말해 숙면은 그날 배운 학습 내용을 꼼꼼히 복습하도록 돕는다. 뇌에는 기초 값(default mode)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넋을 놓는 순간의 두뇌 상태를 말하는데, 이 상태를 핵자기공명장치(MRI)로 촬영하면 대뇌의 내측 전두엽이 활성화된다고. 이때 뭔가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전두엽 활성도가 떨어지면서 집중력이 저하된다.
특히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은 집중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신경전달물질. 적당한 노르에피네프린은 뇌를 자극해 학습 능력을 높이지만, 스트레스로 과다분비되면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진다. 신 교수는 "여기에 24시간 놓지 못하는 스마트폰이나 실시간으로 밀려드는 정보의 홍수가 가뜩이나 과도한 학업에 시달리는 학생들의 뇌에 기름을 붓고 있다" 고 지적한다. 하지만 어릴 때 잠 좀 줄이고 못 놀았다고 해서 학습 능력에 무슨 지장이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수험생들에게 '사당오락' 이라는 말이 통용될 만큼 잠을 줄이고 공부에 매진해도 원하는 대학에 갈까 말까 한 게 현실.
부천대 유아교육과 전성수 부교수는 "어릴 때 잠 못 잤다고 혹은 쉬지 못했다고 갑자기 뇌에 이상이 생겨 머리가 나빠지는 건 아니다" 라고 말한다. 그러나 뇌를 비우는 과정 없이 지속적으로 지식만 주입하면 작은 일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구조가 되기 때문에 좌절에 유독 약한 사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좌절감에 빠지면 쉽게 스트레스를 받고, 그로 인해 점점 호기심과 의욕을 상실한다는 것. 전 교수는 "이 경우 학습 능력이 충족돼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더라도 사회성이 결여돼 졸업 뒤 어느 직장에 가도 오래 버티지 못할 공산이 크다" 고 지적한다. |
Check! 뇌 피로도 측정법 01 잠들기 힘들고 밤중에 깬다. 02 밥맛이 없어 겨우 먹는다. 03 변비가 있다. 04 몸을 별로 쓰지 않는데 피곤하다. 05 기분이 가라앉는다. 06 공부도, 노는 것도 귀찮다. 07 불안하고 초조하다. 08 생각 정리가 잘 안 된다. 09 자책이나 후회를 한다. 10 두통이 있다. 11 감기 기운이 있다. 12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13 머리가 멍하다. 14 목과 어깨가 결린다. 15 손발이 차다. 16 공부할 때 자주 실수한다. 17 집중이 잘 안 된다. 18 깜빡할 때가 있다. 19 최근 감정이 메말랐다. 20 눈이 피로하다. * 항목당 점수를 매겨 합산. 매우 심하다 3점, 심하다 2점, 약간 그렇다 1점, 전혀 아니다 0점. 총점 11~20점 보통, 21~30점 경증, 31점 이상이면 중증으로 뇌 휴식이 절실한 상태.
뇌는 존재한다, 고로 휴식한다 그렇다면 진정한 뇌의 휴식이란 무엇일까?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 심리학과의 마크 버먼 교수는 진정한 휴식은 뇌를 쉬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버먼 교수는 실험 참가자를 두 팀으로 나누어 50분 동안 한 팀은 도심을, 다른 한 팀은 수목원을 산책하도록 했다. 그리고 팀별로 주의력과 단기 기억력을 조사했다. 수목원을 산책한 팀은 산책하기 전과 비교해 주의력과 단기 기억력이 20% 향상됐지만, 도심을 산책한 팀은 산책하기 전과 후가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은 그냥 감상하고 즐기면 되지만, 곳곳에 수많은 정보가 존재하는 도심을 산책하는 것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 부교수는 " 이 실험에서 '진정한 뇌의 휴식'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자연을 둘러보는 산책은 뇌에 충분한 휴식을 주지만, 도심을 산책한 사람들의 뇌는 계속 움직이며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 전문가들은 과도한 학업과 바쁜 일정에 쫓기는 학생들에게 잠깐 쉬는 것만으로도 주의력과 집중력이 현저하게 증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외부자극으로 노력해서 얻은 즐거움 대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온전한 휴식을 취하라는 것. 게임을 하거나 드라마를 보는 것은 자극에 집중해야 즐거울 수 있는 만큼 에너지인 산소와 포도당이 소모되어 뇌를 쉬게 하는 효과를 반감한다.
신 교수는 "머리는 비울수록 똑똑해지고 생각은 버릴수록 채워진다" 는 것을 명심하고 부모들이 자녀가 일상에서 짬짬이 뇌를 쉬게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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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Theme | PART 2 자녀 학습 능력 올리는 뇌 휴식 노하우 |
다들 바쁘다. 아무리 바빠도 때론 퓨즈가 나간 듯 자신을 소진한 상태로 비울 필요가 있다. 총성 없는 전쟁터처럼 치열하고 각박한 아이들의 하루, 쓸모없는 잉여 행동으로 치부하기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넋 놓기가 절실하다. 자녀의 학습 능력을 높이고 뇌를 휴식하는 노하우란 이런 것!
취재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도움말 서유헌 원장(한국뇌과학연구원) 임재인 원장(서울수마음클리닉) 신민철 대표(수인재두뇌과학센터) 조남주 교사(서울 상계고등학교) 참고 도서 <헤드 스페이스> <하루 10분의 기적> |
Keyword 1 산책 |
스티브 잡스 창조력의 원천! 중학교 2학년 아들은 단짝 친구도 없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방콕스타일입니다. 시간이 날 땐 과자를 먹으며 만화책이나 TV 스포츠 중계를 즐겨 보고요. 외출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집에서 놀며 쉬는 게 가장 좋다고 합니다. 움직이는 걸 싫어해 뚱뚱한 편인데, 살이 찔수록 짜증이 느는 것 같아 걱정이에요. _조연희(가명, 39·경기 용인시 보정동) |
Knowhow 활동량이 적은 건 요즘 청소년들의 공통된 문제다. 가끔 휴식하고 운동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뇌 휴식에 도움이 된다. 산책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우울증을 치료하는 처방으로도 쓰이는 방법. 독일의 철학자 칸트나 프랑스의 천재 시인 랭보, 음악의 거장 베토벤도 산책이나 대화로 머리를 비우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창조와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역시 모든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하염없이 산책을 즐겼다. 만족과 행복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은 햇빛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에 되도록 낮 산책을 추천한다. 따로 시간을 내어 산책하는 것이 좋지만, 시간이 없는 청소년들은 일주일에 서너 번 5분 걷기로도 초조감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정기적으로 걷거나 산책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등하교 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 이렇게 하면 머릿속의 복잡한 잡념을 깨끗이 하는 데 도움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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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2 음 소거 |
주위 잡음 차단하기 얼마 전 고등학교 1학년 딸과 함께 영화<인터스텔라>를 봤어요. 신비로운 우주 세계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군요. 영화를 보고 돌아와 아이에게 어떤 장면이 좋았냐고 물으니 우주 공간에 고요한 정막이 흐르던 순간을 꼽네요. 생각해보니 공기를 뒤흔들며 고막을 때리던 효과음과 대비돼 더욱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 순간 저도 신기할 만큼 편안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_황영아(48·서울 송파구 잠실동) |
Knowhow 주위 소음이나 잡음은 아이들을 산만하게 만든다. 소음에 노출되면 귀가 피로를 느끼듯이 시끄러운 소리는 우리 뇌를 지치게 하기 때문. 소음에 오랫동안 노출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신체적·심리적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신체적으로는 심장박동 수와 호흡 속도가 느려지거나 말초 혈관이 수축되어 건강을 해친다. 수면 장애는 물론 짜증과 불쾌감이 생겨 정서가 불안하고 스트레스도 커진다. 따라서 명상할 때 눈을 감아 시각을 차단하는 것처럼 청각도 정기적으로 휴식을 취해야 뇌가쉴 수 있다.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일을 할 때 외에 휴식을 취할 때도 TV와 라디오는 물론 휴대폰의 전원을 끄는 것이 좋다. 개방된 공간보다는 폐쇄된 공간을 활용해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것도 효과적. 자녀와 TV는 볼륨을 작게 해 거실보다는 작은 방에서 시청한다. 이웃의 피아노 연주나 TV 소리 등 생활 소음을 피하기 어렵다면 마음을 안정하는 고전음악 중 바로크음악을 들려주는 것도 대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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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3 명상 |
호흡으로 머릿속 비우기 중학교 1학년 아들이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해맑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알았는데, 얼마 전 담임선생님이 병원에가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더군요. 그러고 보니 중학교에 입학한 무렵부터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손가락을 꼬물거리거나, 한곳에 시선이 멈추면 눈을 뗄 줄 모르는 이상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감정 기복도 심하고 짜증이 늘긴 했지만, 사춘기려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게 실수일까요? _김진영(가명, 42·서울 서초구 반포동) |
Knowhow 갑작스런 신체 변화로 충동과 욕망을 억제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은 심한 경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보이기 도 한다. 명상은 이들이 넘치는 에너지를 생산적인 방향으로 돌리는 데 유용한 도구. 명상을 지속적으로 하면 긍정적인 감정을 관장하는 뇌의 왼쪽 전두엽이 활성화된다. 가만히 눈을 감고 1~2분 그대로 앉아 복식호흡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 청각과 시각 , 촉각등 신체 감각 중 하나에 가만히 집중하기, 나중엔 신체에 감지되는 유쾌한 느낌 혹은 불쾌한 느낌에 집중하기 등으로 발전한다. 명상으로 뇌를 쉬게 하고 재정비하는 시간이야말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팝콘처럼 튀어 오르는 순간이다. 하지만 명상 자체에 얽매여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의미가 없다. 한 시간 동안 꼼짝 않고 명상하는 것도 좋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있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짧은 시간이라도 명상이 쉬워지고 더 오래 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그때 시간을 늘린다. 가족이 깨지 않아 비교적 고요한 아침시간이 명상을 하기에 가장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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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3 디지털 기기 |
사용량 줄이며 뇌 사용 연습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은 길을 걷거나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늘 이어폰을 꽂고 다닙니다. 집에서도 컴퓨터를 꺼두는 시간이 거의 없어요. 식사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나와 식탁에 앉고, 밥을 먹으면서도 수시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립니다. 자꾸 들여다보지 않으면 궁금하고 불안하다는데, 중독이 된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_이숙경(가명, 49·서울 금천구 시흥동) |
Knowhow 전화나 메시지가 오지 않았는데도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리는 느낌을 받는 것을 '진동 착각증'이라 한다. 타인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24시간 디지털 기기의 접속을 원하고, 그 안에서 안심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 헤매게 하는 것. 문제는 단순한 접속 횟수가 아니라 뇌가 받는 자극에 있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디지털 기기 사용을 줄이 면 오히려 노모포비아(Nomophobia : 휴대폰이 없으면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는 증상)가 나타날 수도 있으니 주의한다. 아이들에게는 무작정 디지털 기기를 뺏기보다 사용량을 줄여가며 뇌를 사용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를 쓰면 쓸수록 뇌세포가 증가하기 때문에 되도록 디지털기기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뇌를 훈련하는 게좋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아이에게 디지털 기기없는 날을 만들어서 뇌가 휴식을 취할 수 있게한다. 그것도 어렵다면 스마트폰이나 MP3를 침실에 갖고 들어가지 않는 습관을 들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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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말하는 '뇌 휴식법' 01 머리가 무겁거나 멍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1~2분이라도 눈을 감고 천천히 심호흡하라. 02 지하철을 타거나 거리를 걸을 때,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시각과 마찬가지로 청각으로 흘러 들어오는 정보만 차단해도 뇌는 한결 편안해진다. 03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또 다른 상념을 불러올 뿐이다. 이때 머리에 드는 수많은 잡념은 흘러가는 대로 두자. 04 잠들기 전 디지털 기기는 끄자. 게임이나 검색등을 통해 뇌가 활성화된 채로 잠들면 멜라토닌이 억제되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05 적어도 하루 10분은 미각이나 후각, 촉각 등 모든 자극 요소가 사라진 곳에서 넋을 놓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