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한 병원에서 23세 여간호사가 40여명을 안락사 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티메아리는 이름을 가진 이 간호사는 자신이 야간 당직인 날만 골라 중병으로 고통 받는 환들에게 다량의 진정제를 투여,
사망케 했다고 AP.AFP가 19일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은 티메아가 당직하는 날이면 공교롭게 환자가 죽어나가는 데 의심을
품은 병원측이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밝혀졌다. 지난 94년부터 병원에 근무해온 그녀는 약 1년 전부터 안락사를 시켜
왔다고 말했으며, 지난 6일 마지막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은 머리에 검정 옷을 즐겨 입고 담당 환자가 잇따라 죽어나가 '검은천사'라는 별명을 얻은 티메아의 안락사 행위는 적발이
쉽지 않았다. 의사 처방에 따라 이미 진정제를 투여 박고 있는 환자 몸의 주사바늘 자국에 다시 주사를 꽂아 약을 투입,
다른 자국이 전혀 남지 않게 했기 때문이다. 또 본인이 범행을 자백하긴 했지만, 숨진 환자 모두가 화장돼 경찰은 살인
물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의 간호사는 유죄가 인정될 경우 종신형까지 선고 받을 수 있다.
헝가리에서는 안락사가 불법이며, 지난 97년 제정된 법에 따라 시한부 생명 환자가 공증된 문서를 통해서만 생명 연장
치료가 처치를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 윤희영 기자 조선일보 2001. 2. 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