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조업구역 10년 전쟁, 아직 포성 끝나지 않았다

[블루오션]

멸치조업구역 10년 전쟁, 아직 포성 끝나지 않았다

경남기선권현망어업인, 최근 대법원에 상고장 제출
1 ㆍ2구 멸치 조업구역선 섣부른 판단 금물
국토지리원, 지형도 해상경계 사용에 부정적 시각

경남과 전남의 기선권현망 어업인들이 조업구역을 놓고 벌여온 법정 싸움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경남 기선권현망어업인들이 기선권현망 어선의 조업구역과 관련, 제소한 사건에 대해 1ㆍ 2심 재판부는 1973년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된 지형도상의 해상경계를 도계로 인정했다.

이는 이 선을 기준으로 단속이 꾸준하게 이어져 왔고 또 경남서 주장하는 1982년 대통령령으로 만들어진 수산자원보호령에 경남과 전남의 해상도계라고만 하고 구체적인 선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행정관습법에 따라 국토지리정보원의 1973년 지형도상의 해상경계를 인정하는 것이 옳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경남 기선권현망 어업인들은 “법원의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며 지난 5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기선권현망수협 관계자는 “1973년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상의 해상경계선을 경남과 전남의 도 경계선으로 인정해온 관행에 대한 법적 확신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행정관습법이 확립됐다고 볼 수 없다”고 제소 이유를 밝혔다.

또한 재판부가 행정관습법으로 인정한 1973년도 국가지형도 이전인 1920년 조선총독부 육지측량부가 제작한 지형도에는 경남과 전남의 해상도계가 존재하지 않고 이를 정확하게 명시한 법률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조업구역을 위반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

이에 앞서 경남도와 전남도의 해상경계는 어업구역 경계선이므로 이를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상의 경계선을 근거하는 것은 옳지 않고 1982년 11월13일 대통령령(제 10945호)으로 개정된 수산자원보호령 상 표시된 점선(제4조 제4호 관련 별표4 부도에 표시된 점선)을 해상경계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경남 전남 바다 영토 전쟁

경남과 전남 기선권현망 어선의 조업구역 분쟁의 발단은 1967년부터 남해 이리산정에서 작도고정을 바라보는 선간 해역으로 규정되어 있었던 것이 1982년 12월14일 대통령령(제10946호)으로 조업경계선은 경남과 전남의 해상도계선간의 해역이라고 공포한 것이 시작이다.

그러나 바다의 해상경계가 행정구역 획정선에 따라 관할 자치단체가 확연히 구분되는 육지와 달리 현행법률 어디에도 도계간 해상경계선이 명시돼 있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안전부는 지난 2006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해상도계 연구용역을 맡겼지만 이 또한 해당 자치단체간 의견이 팽팽해 결실을 맺지 못하고 지금도 해상경계는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여수시가 주장하는 조업구역 기준은 지난 1973년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간한 지형도상 해상경계선과 2004년 9월23일 헌법재판소의 판례를 기초로 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지리정보원은 1973년 발간한 지형도에는 해상의 도서에 대한 관할 행정구역만 표시되어 있고 일각에서 도계의 근거로 내세우는 점선 표시에 대해선 도서의 소속을 나타내기 위한 단순 기호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한 2004년 헌법재판소 판례는 당진시와 평택시의 해상경계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었고 그 판례에도 이 사건의 결과는 다른 분쟁이 있는 해상경계의 판례로 사용할 수 없으며 이는 해상경계에 대한 분쟁이 그 사안마다 특이 사안이 있기에 획일적으로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국토지리원 지형도 해상 경계는 불인정

이에 반해 경남도는 수산자원관리법상의 제1, 2구 경계선은 1982년12월14일 대통령령(수산자원보호령 제10945호)으로 공포되기 이전 선은 남해 이리산정에서 작도고정을 바라보는 선간의 해역으로 되어 있었고 이후 개정된 점선 또한 그리 나쁘지 않아 전남도와 묵인하에 지켜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현행 수산자원관리법에서는 기선권현망 제1구와 2구의 조업구역을 '경상북도와 울산광역시의 경계와 해안선과의 교점에서 방위각 107도의 연장선 이남에서 경상남도와 전라남도의 도계선간의 해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982년 11월13일 수산업무 총괄 중앙부처인 수산청은 수산청장 주재하에 공청회를 통해 기선권현망 어업의 조업구역을 도 관할구역으로 구분 제1구와 제2구로 구분하고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어업조정구역도를 작성했다.

어업구역조정도에는 최초 법제화 시점부터 현재까지 동일하게 점선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이는 현행 수산자원관리법 제7조 제1항 제7호의 점선과도 일치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1구 기선권현망 어업인들은 현 수산자원관리법) 제7조1항제7호에 어업의 종류별 조업금지구역도에 조업금지구역을 표시한 부도에 제1구와 2구를 나누는 경계선을 점선으로 그은 것은 명백한 도 경계선을 표시한 해역이라며 이에 대한 법률해석을 법제처에 심의해 줄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1973년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를 해상도계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도 있었다.
지난 2008년 여수시 어업지도선이 남해군 상주면 백도 남서방 0.3마일 해상에서 낙지주낙 중이던 사천선적 연안복합어선인 현성호를 조업구역위반으로 검찰에 약식기소를 의뢰했고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은 벌금 100만원을 부과했다.

여수시는 이때도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를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정식재판을 거쳐 2년6개월 만인 지난 2010년 10월, 재판부는 "지형도상 경계선은 단순기호로 해상경계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박춘형 경남지역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