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주가 깊은 원한을 품은 이유(옳김)
서경에 의하면 만년에 덕이 쇠한 요임금은 장차 자신의 제위를 물려줄 덕망있는 현자를 추천하도록 신하들에게 명하였다.
이에 신하 방제가 '맏아드님 단주가 계명합니다'라며 단주를 천거하였으나 요임금은 단주가 어리석고 다투기를 좋아한다며 방제의 주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요임금이 단주를 못마땅하게 여긴 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지금으로부터4,700년 전 동방족의 치우천황과 서방한족의 황제 헌원이 탁록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인 이후 요임금대에 이르기까지 근 4백 년 동안 동방족과 서방한족은 서로 갈등 관계에 있었다.
당시 요는 무력으로 동방족에 맞서려 했으나, 그 아들 단주는 평화주의자로서 대동세계를 건설하려는 강렬한 열망을 품고 동.서방족 간의 갈등을 끝막으려 했다.이로 인해 요와 단주는 자주 정치적 논쟁을 벌여왔던 것이다.
상제님께서 단주의 사람됨에 대하여 평해주신 말씀이 있다.
'단주가 밤낮없이 쉬지 않았다는 것은 쉬지 않고 무엇인가를 하며 부지런하였다는 것이요, 강마다 배를 띄웠다는 것은 대동세계를 만들자는 것이며, 벗들과 떼지어 집안에서 마셨다 함은 사람들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 하였다는 말이요,세상을 없애려 하였다 하는 것은 서로 주장하는 도가 같지 아니하였다는 말이니라.'
요는 자신과 이념이 맞지 않은 단주를 못마땅하게 여겨 후계자로 인정하지 않고 마침내 순에게 천하를 넘겨주었다. 두 딸까지 순에게 준 요는 단주에게는 바둑판을 만들어 주며 바둑으로 소일하게 하였으니, 이에 원대한 꿈을 접어야했던 단주는 깊은원을 맺게 되었다.
하지만 단주의 원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요순의 치적만을 부각시키는 유가사관에 의해 단주에 얽힌 역사적 사실이 철저히 왜곡된 것이다. 그리하여 단주는 '다투기 좋아하고 배타고 놀기만한 불초자'라는 누명을 쓰고 수천년 인류사에서 세인의 조소를 받아왔다. 이에 대해 상제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요의 아들 단주가 불초하였다."는 말이 반만 년이나 전해 내려오니 만고의 원한 가운데 단주의 원한이 가장 크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