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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영화 속 비밀
-김세윤,<헐크바지는 왜 안 찢어질까?>media 2.0
이용욱 연수고등학교 2학년 6반
나는 이번 독서 시간에 선생님께서 책을 한 권 선택해 읽고 독후감을 쓰라고 하셨다. 나는 독후감을 쓴다기에 ‘독후감 쓸 만한 책이 어디 없나’찾아보던 중, 발견한 것이 바로 ‘헐크바지는 왜 안 찢어질까?’였다. 제목도 웃기거니와 영화에 관한 내용이라서 흥미로울 것 같았다. 그러나 책제목의 길이만큼이나 책 사는데도 길게 걸렸다. 서점에 갔지만, 없어서 인터넷으로 주문했는데 하루 안에 와서 기뻤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초등학교 3학년이 읽을 것 같은 책표지에 두께는 웬만한 국어사전두께였다. 나는 두꺼운 책은 질색이어서‘두꺼운 책은 일단 지루한 책’ 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독후감을 써야 했기에 책을 폈다. 그리고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수두룩했다. 그리고 내가 영화를 보면서 궁금했던 것도 몇 개 실려 있었다. 나는 그 책의 여러 가지 내용 중 몇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영화 속 형사들은 왜 바바리코트를 입는가?
우리가 형사를 떠올린다면 입에 파이프를 물고, 바바리코트를 걸쳐 입고, 범인들을 찾아내기 위해 열심히 고뇌하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나 또한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옛날 탐정영화들의 대부분이 외국에서 만들어져서 그런지 몰라도 요즘 한국의 형사 영화에서는 봉고차에 타서 밤새가며 밥도 컵라면으로 때우고, 집에서 나오는 범인들을 기다리는 한국형 형사의 모습이 나에게 더 친숙한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바바리코트를 입는 이유는 단순히 치밀한 형사의 이미지만을 떠올리게 하게 함이 아닌 실제에서도 실용성이 있다고 말해준다. 바바리코트는 영국에서 발명되었고 많은 주머니와 정장풍의 느낌이 나고 영국의 축축하고 서늘한 기후에 바바리코트는 영국 형사들의 애용품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형사들이 나오는 영화들을 보면 두툼한 점퍼를 입고, 담배를 물고 범인을 잡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 모습이 더 잘 떠오르는 나는 이 제목에는 잘 공감가지 않았다. 예술은 그 나라를 반영한다고 하는데, 영국의 습한 기후에 알맞은 바바리코트는 우리나라같이 여름에만 무지하게 습한 나라에서는 그다지 쓸모가 없어 잘 입고 다니지 않으니 영화에도 이것이 반영된 듯싶다. 이렇게 현실을 잘 나타내는 영화들은 반드시 그 이미지를 벗겨 줄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의 영화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형사는 힘든 직업, 더러운 직업 3D직종’으로 이미지를 굳혀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면 형사라는 직업을 아무도 안할 것 같고 사회도 암흑으로 가들차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전쟁 영화의 무기는 어디서 구하나?
전쟁영화에서 쓰이는 수많은 탱크, 비행기, 군함, 총 등을 전부 다 사서 촬영한다면, 영화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전쟁영화를 찍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전쟁영화를 찍기 위해서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하기도하지만 미국에서는 국방부의 도움으로 영화를 찍기도 한다는 것에 놀라웠다. 영화를 찍는데, 정부기관이 무기를 빌려주는 그런 적극적임을 보여주는 미국의 정부가 참 개방적이라고 생각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정부가 지원도 해주는데 당연히 미국이 세계영화시장을 잡을만하다고 생각한다. 자본이 받쳐주니 좋은 작품이 나오는 건 당연한 것! 하지만 우리나라 정부는 그렇지 않아서 한국에서 전쟁영화 찍을 때는 많이 힘들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침략이 많아서 전쟁도 많았으므로 좋은 전쟁영화 시나리오의 소재들은 충분하다. 하지만 탱크 같은 무기부분에서 정부의 지원이 없어 영화 찍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 저번에 TV에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찍는 것을 보여준 프로그램을 한번 본적 있는데, 대포 쏘는 장면을 연출하기위해 정부에 부탁 또 부탁하여 겨우 대포한대 빌려서 발사하는 장면을 찍어, 그 장면을 여러 번 복사하여 만들었다한다. 우리나라 정부가 이렇게 도움을 안주니 전쟁영화의 가장 필수품인 현실감을 나타내는데 어려울 것이고 따라서 좋은 작품을 낼 수 없다는 것이 미국 영화들이 한국 영화관을 장악할 수 있는 여건을 정부가 스스로 마련한 것 같아 씁쓸하였다. 미국처럼만은 아니더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더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을 텐데....... 앞으로 정부가 영화 산업에 도움을 더 많이 주어서 전쟁 영화에 강한 미국의 영화관에서도 보고 감탄할 수 있도록 하였으면 좋겠다.
꿈과 열정이 꺾인 우리 영화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영화계가 문제점이 많다는 걸 알았다. 여기서 작가가 쓴 글 중에 '시나리오 작가가 배고픈 이유' 에 대해 말하는 부분에서 작품이 잘 터져야 그나마 삶이 좀 트이고, 그것도 작품이 그야말로 왕 대박을 터뜨려야 몇 천 정도 받는 시나리오 작가들과, '한국영화 스태프들의 수입은 왜 낮나?'하는 부분애서 연봉 4백만원도 못 미치는 스태프들이 부지기수이고, 퇴직금, 의료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혜택도 없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이들을 '외국인 노동자' 라고 비유했다. 또한 '영화감독의 벌이는?' 부분에서 영화한편 찍고 나면 1~2년부터 길게는 7~8년까지도 쉬는데, 영화 찍고 5000만원 받은 걸로 2년 쉬면 연봉 2천 500만원 꼴로, 옛 시절 카드빚 갚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영화에 쏟는 열정만큼은 누구보다도 뜨겁고, 멋진 영화를 만들어보겠다는 꿈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그 꿈과 열정을 접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이들을 생각하면 참 씁쓸하기도 하고 안쓰럽다. 하지만, 충무로에는 스태프들이 1500명 가까이 있고, 일자리 잡는 사람은 300명 정도라서, 당연히 공급이 많으므로 임금은 거의 박봉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 사람들도 경제적인 무제가 조금이라도 해결 돼야 좋은 작품을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기반이 잘 다져져야 멋진 건물을 지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우리나라 영화계에서도 이들을 위해 많은 조치들을 취해 놓았다고 한다. 일단 시나리오 작가들에게는 작품이 좋다고 판단하면, 돈을 몰아주기도 하고 영화사에 아예 취직이 되어 일정비용을 받기도하고, 시나리오개발비도 지원한다고 한다. 스태프들도 편당 계약을 기간 계약으로 변경하고, 표준 계약서를 도입하자고 대안이 제시도고 있다고 한다. 이 글을 읽고 나서 영화를 봤을 때, 감독과 스텝들의 열정이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박봉으로 힘들어하는 스텝들의 애환도 보이는 것 같았다. 이 책에 나온 대로 제도들이 개혁되어서 영화 찍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꿈을 실현할 수 있게.
작가에 대한 나의 생각
내가 이 책이 두꺼워서 못 읽겠다는 생각을 없애준 요인들이 내용부분이 50%이고 작가의 문체와 서술방식이 50%인 만큼, 작가의 글 솜씨에 감탄한 책도 이 책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물론 소설책도 아니고 시집도 아니다. 하지만 감탄할 수 있었던 것은 작가가 내게 마치 친구처럼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하는 중인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하기 때문이다. 친구들 사이에 잘 쓰는 ‘졸라, ‘젠장’ (?) 등 친근한 말들과, 웃음을 주는 언어유희들이 쓰여 읽으면서도 거부감 없이 술술 잘 읽어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작가는 영화 관련 잡지사에서 일하는 기자이고, 영화 궁금증 해결 코너를 맡고 있었는지 이 책의 서술방식도 한 독자가 영화에 관한 질문을 던지면, 작가가 그것에 답해주는 방식으로 되어있어서, ‘아, 나도 이거 궁금했는데.......’ ‘아, 그래서 그런 거 였군.’ 하며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게 하여 한 층 더 나를 책 읽는 즐거움에 빠져들게 해주었다.
하지만 아무리 작가의 장점도 많았지만 단점도 없진 않다. 이 글을 읽으면서 즐겁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답답했던 것이 추측의 글이 좀 많았다는 것이다. 과학이나 역사 쪽 같은 객관적인 견해로도 다가가는 글이 없진 않았으나, 읽으면서 아직 궁금증이 해결되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좀 더 객관적인 자료들을 소개 해 준다면 ‘영화 궁금증 백과사전’으로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나한테는 이 책을 재미있게 본 것 같아. ‘헐크바지는 왜 안 찢어질까? 2’ 같은 후속편도 나왔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다.
미국을 너무 따라하는 우리영화계
우리나라 영화계는 옛날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이 발전하였다. 항상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우리나라 영화계가 나는 자랑스럽다. 하지만 몇 가지 충고하고 싶은 말이 있다.
먼저, 우리나라만의 영화구성을 만들어갔으면 한다. 이 말이 무엇이냐면 너무 영화 스토리가 미국 같이 컴퓨터 그래픽이 화려하고 멋진 블록버스터에 영향을 많이 받아 우리나라 영화계 또한 그런 내용들을 다루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영화에 내용보다는 제작비를 많이 들여 시각적인 즐거움밖에 제공하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다. 물론 영화에 시각적인 즐거움이 없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치우쳐서도 안 된다. 내용(스토리), 시각적 효과가 같이 합쳐져야 좋은 영화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화 ‘괴물’은 우리나라 천만 관객을 돌파할 만큼 크게 히트 쳤다. 나는 거기에 스토리(위기의 상황에 가족애를 보여줌)와 시각적 효과(괴물)가 같이 잘 어우러져 성공한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영화계는 시각적 효과로 성공한 것처럼 보였는지 시각적 효과에만 치우쳐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우리나라만의 영화구성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는 이유가 바로 자본 때문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영화계에 지원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열악한 상황에서 시각적 효과라는 큰 비용이 드는 영화를 만드는 것은 약간의 모험이기 때문이다. 성공한다면 좋겠지만 만약 실패하면? 그때는 매우 성가신 상황이 된다. 그 예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라는 영화를 들 수 있다. 이 영화는 제작비 투자가 무려 100억에 이르러 주목 받았지만, 흥행에는 크게 실패하여 투자자들이 가장 손해를 많이 본 영화이다. 즉, 투자가 성공에 꼭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나라만의 영화 구성과 탄탄한 스토리로 영화관에 내놓는다면 아마 관객들도 그것에 비례하여 볼 것이다. 참새가 황새 따라하면 가랑이 찢어지듯이 우리나라도 꼭 미국처럼 화려한 시각적 효과를 보여줄 필요 없다. 우리나라만의 영화 구성으로 승부한다면 전 세계도 인정해 줄 것이다.
독후감을 마치면서.
독후감을 마치면서 들어본 말 중에서‘ 자신이 들고 있는 책이 가장 좋은 책이다.’ 라는 말을 들어 봤던 것 같다. 정말 이 말은 사실이었던 것 같다. 두꺼운 책이었지만, 그만큼 나에게 지식이 두껍게 쌓인 것 같아, ‘가장 좋은 책’ 이었다. 하지만 독후감 쓰기에는 많은 주제와 연속성이 없는 짧은 글로 엮여 있어 독후감 내용과 서술방법과 순서를 어떻게 짤지 몰라 힘들었다. 하지만 선생님이 참고하라고 본 글모음을 보고 감을 잡아 약간 엉성하긴 하지만 내용과 서술방법, 수서들을 잡을 수 있었다. 영화에 관한 이야기다보니 배경지식의 부족으로 내용선정이 어려웠던 것 같기도 했다.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어? 저건 뭐지?,영화 속 장면과는 어울리지 않는데 뭘까?’ 하는 고민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영화에 대한 지식들을 알려주어 그 궁금증을 해결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영화에 이런 많은 비밀을 표현하는 영화제작진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이들의 열정과 꿈을 표현한 우리 영화를 앞으로 더 주의 깊게 보며 이 책에서 읽은 내용들을 떠올려보며, 한 층 더 재미있는 영화 감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