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식사를 차려주었습니다. 오늘의 식사는 "칼국수"이었습니다.
한국사람이면 보통사람들의 대중 음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하지만 그런 대중적인 "칼국수" 는 아내가 가장 싫어하는 음식입니다. 학창시절 장인어른께서 중풍으로 쓰러지시면서 운영하시던 회사를 문을 닫게 되고 장모님 혼자의 몸으로 5남매와 병석에 누운 장인의 병 간호를 겸하며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 수제비와 칼국수를 거의 매일 끼니때마다 수제비와 칼국수를 먹곤 하는 바람에 어른이 되어서도 그 맛있는 칼국수와 수제비를 보면 쳐다보지도 않았고 자연스럽게 우리 가족들은 수제비와 칼국수를 집에서는 먹어 보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주님을 만나 섬김과 긍율의 마음이 아내에게 살며시 찾아왔고 조금이라도 나누는 구제의 삶으로 변신하여 오면서 자연스럽게 눈물의 칼국수는 섬김과 나눔의 칼국수로 변해져 갔습니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대전에서 아프리카 선교비전에 대한 마음을 접게하시고 이곳 영덕의 작은 어촌으로 선교사를 섬기는 보내는 선교사의 삶을 택하면서 풍족했던 모든 것을 포기하는 아름다운 선택을 하였습니다.
자신의 것을 내려 놓은다는 것, 자신의 힘을 비워 주님의 사랑으로 채워 간다는 것, 그것으로 아내는 세상의 어느누구 보다도 행복하였고 만족한 삶으로의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것은 아내의 비전이었고 아내의 사역이라고 생각했던 초창기 나의 관심은 아내의 섬김을 통하여 나 역시 차츰 동화되었고 그러한 삶을 인정하며 아내의 순수한 섬김을 보면서 가족과 함께 동역자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곳 영덕의 부경이라는 어촌에 온지도 벌써 일년, 게스트 하우스를 준비하고 갖고있던 재정은 손아귀에 쥔 모래처럼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상황을 보면서 아내에 대한 선교사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해 나가야 하는 비전에 대해 후회의 마음도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기도하며 더 큰 사역의 확장을 계획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나에게 제시합니다. 그럴 때마다, 곤혹스럽게 받아 들여야 하는 마음은 기도의 순간 지금의 사역에 대한 기쁨이 앞섰고 후회하지 않는 제 자신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어절수 없는 명령에 순종하는 아내의 동역자로 세워지게 되고 이젠 힘들고 어려운 환경이지만 나의 힘이 아닌 아버지의 힘을 의지하며 견디고 나갑니다.
"칼국수" 아무런 양념이 없는 칼국수에 덩그렇게 큰 감자가 들어있었습니다. 김치와 감자 한덩이를 입에 넣었습니다. 맛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마음 한쪽 깊숙히 눈물이 맺힙니다. 아내가 말했던 그 칼국수를 먹는 기분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는 아내의 마음을 아프게 할까봐, 칼국수를 다 먹는 동안 다른 화제와 웃음으로 께끗이 두 그릇을 비웠습니다. 칼국수를 비운 만큼 눈물도 고였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물으십니다."그래도 네가 살았던 더럽고 추악했던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겠니?" 이제는 가슴에 한이 맺힌 칼국수가 아니라 칼국수를 먹으며 그 보다 못한 이들의 마음을 깨닫게 해주신 것에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환경이 어려울 때면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 부부가 온누리 교회의 선교 훈련을 마치고 대전을 떠나 이곳 영덕의 어촌으로 내려 올 때 교회의 식구들과 나누었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빌립보서 4:11~14,의 말씀을 기억나게 하시며 말씀의 뜻을 묵상하곤 합니다.
4:11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4:12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4:13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4:14 그러나 너희가 내 괴로움에 함께 참여하였으니 잘하였도다. 라는 말씀을 기억하며 슬픔대신 희락을 누리는 천국인이 되기를 오후 늦은 시간 파도소리를 들으며 한 글 적어 주님께 고백합니다.
날마다 기쁨을 누리며 한 사람의 생명을 위해 힘든 어촌의 삶을 행복한 마음으로 주님과 동행한는 우리 가족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부경 어촌의 그리심 빌리지 선교사 게스트 하우스에서-
첫댓글 먼길을 돌아온듯 하지만 이것이 가장 지름길 이었던것을 또 알수 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남편의 절대적인 동역이 나를 키워가며 날마다 감동으로 깨우치게 합니다.
칼국수의 내적치유를 위해 맛있다고 소문난 칼국수는 찿아다니며 먹여준 남편 덕에 이젠 칼국수를 즐기는 사람이 되었죠.
지금은 주님때문에 다좋죠! 주님이 기쁨의, 행복의 기준이 되었으니까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할때 나의 얼굴은 웃고 나의눈은 울고 있답니다.
나의 사랑하는 남편이 있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잔잔한 감동이 밀려 옵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승리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능력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