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새로 시작한 장편 읽기가 끝났습니다. 태백산맥 1권부터 10권까지 읽고, 태백산맥 문학관과 배경이 되는 벌교를 다녀왔습니다. 책 속에서 벌교와 빨치산들이 뛰어다닌 산을 상상했습니다. 벌교를 다녀오고 난 후 눈으로 본 곳과 머릿 속에 떠오른 곳을 비교하는 재미가 색다릅니다. 꼬막은 또 얼마나 맛나던지.
10권 동안 메모한 문장을 다시 읽으며 그 순간을 되돌려본다. 굵직한 역사 사건과 작가 특유 감성으로 지어내는 이야기 속에 그 시대를 살다 간 사람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빨치산을 제대료 묘사한 책으로 손꼽힌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죽어간 사람에 몰입해 분노를 느꼈다. 작가 이야기에 등장하는 배고프고 안타까운 사람들을 보며 가슴 갑갑하다. 책을 다 덮고 나니, 그 모든 것 속에 사람들이 살다간 현실이 눈에 들어온다. 이데올로기와 국가처럼 거대함 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갖고 있던 현실이라는 구체성에 빠져들었던 시간이다.
메모 한 문장들은 뒤로하고 김훈 작가가 쓴 추천 글로 대신합니다.
나는 『태백산맥』의 거대함을 사랑하기보다는, 그 구체성을 사랑한다. 구체성이라는 것은, 삶과 역사에 대한 직접성이다. 이데올로기는 삶에 대한 직접성을 확보함으로써만 역사 앞에서 순결할 수 있다.
함께 1년 동안 10권을 읽으며 이야기하니, 태백산맥 속에 등장한 인물을 출생에서부터 죽음까지 동행한 기분입니다. 모임 중 이야기를 하기 위해 지난 권을 떠올려보는데, 지난 모임에서 나누었던 기억이 함께 따라옵니다. 책과 기행, 여러 회원님과 함께 끝을 맺었다는 뿌듯함이 가득합니다. 다음 책이 정해졌습니다. 토지 1권을 들고 모임 장소로 향할 날을 기대해봅니다.
첫댓글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혼자서는 못했을것같습니다
좋은책과 좋은사람들 좋은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