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 저녁 무렵,
가리봉동에 있는 사촌 형 집에 가니까 두 해 선배가 놀러와 있더군요.
그 선배 이름이 장진석.
진석이 형이 사촌 형집에 놀러와서 기타를 치고 있었습니다.
조용필의 뜻밖의 이별과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기가막히게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우와 기타 정말 멋진 악기구나....
나를 비롯한 친구 몇 명이 진석이 형의 기타 연주 솜씨를 찬양^^하고 있었습니다.
퇴근 시간이였는데
고향 선배와 동창들이 사촌 집으로 몰려들었습니다.
그 무렵 진석이 형은 고향 선후배 지간에 매우 인기가 높은 분이였답니다.
한 참 진석이 형의 신들린듯한 기타 소리에 취해 있는데
.. 드디어 그녀가 퇴근해서 왔습니다.
그녀 뿐 만 아니고 그녀의 똘마니들과 함께 당당하게 ~~. 쿵~~.
그녀가 외쳤습니다.
[야! 야! 모두 비켜.]
그러자 모두 자리를 비켜 주었습니다.
여자들이 진석이 형에게 바짝 다가 앉았고
예쁜 여성 관중이 늘어나자 진석이 형의 손은 더욱 미친드시 줄을 팅겼습니다.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우네~~~]
뒷자리에서 가만히 그녀를 보니까 아주 미친 사람 처럼 보였습니다.
넋은 완전히 빠졌고...
숨은 거칠었고,
눈은 쾡~ 했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가리봉의 1층 단칸 방이 떠나갈 정도로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물론, 그녀 또한 거의 실신한 사람 처럼 김일성 박수를 쳐대고 있었습니다.
[앵~~~~~~~~~~~~~콜~~~ 옵 뽜~~ 앵~~~~~~콜 ㅉㅉㅉㅉㅉㅉㅉ]
나도 여태까지는 진석 형의 눈부신 연주 솜씨에 반해있었는데
그녀가 아주 미쳐 날뛰는 모습을 보니까 부화가 치밀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오~ 주여, 석가모니여, 인샬라여~ 그녀를 구해주소서~~.
기도와 함께 그 길로 뛰쳐나와 집으로 향했습니다.
질투가 끌어 올라 부들 부들 떨렸습니다.
나의 그녀는 오늘 부로 진석형의 그녀가 되었구나.. 라는 생각에 미칠것만 같았습니다.
그 다음 날.
학교를 마치고 친구 오철이네 집에를 갔는데.........
어라????
오철이가 기타를 치고 앉아있었습니다.
움마야 이거시 머시댜?
야도 기타를 쳐부러야???
'이야 이거 잘 됐다'라는 생각에 기쁨의 환호가 터져나왔습니다.
"으하하하, 그녀를 구할 수 있겠다~~~~"
[오철아 지금 친 곡 한 번 더 처봐라~.]
오철이는 친절하게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너의 침묵에 매마른 나의 입술~~ 차가운 네 눈길에 얼어 붙은 내 발자국~~ 돌아서는 나에게~~]
거의 환상적이였습니다.
너무 너무 좋아서
[한번 더 쳐봐라~]
또 한 번의 연주...
다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연주 되었습니다.
이윽고 오철이의 기타 연주가 끝나고,
[기타 줘봐.]
[너의 침묵에 매마른 나의 입술~~~차가운 네 눈길에~~~(&^^&]
정말 신기했습니다.
배운적도 없는 기타 코드를 그냥 잡을 수 있었으며
정확히 소리가 나는 것이였습니다.
그것도 피크로 치는 것이 아니라 다섯 손가락 아르페이오 주법으로~.
자신감이 붙은 나는
[오철아, 기타 이틀만 빌려주라. 이틀 동안 공부 열심히 하고 돌려줄께.]
오철이는 선선하게 기타를 빌려주었습니다.
(그 당시 오철이 누나는 음악 광팬이였는데 기타도 누나 것이였습니다).
가리봉 헌 책방에 갔습니다.
"아저씨, 헌 코드책 한 권 주세요"
50원 짜리 너덜 거리는 코드책을 구해서 집으로 왔습니다.
미친듯이 기타 코드를 정복해 나갔습니다.
정확히 이틀만에 오픈 코드와 간단한 하이 코드를 모두 마치고
기타를 오철이에게 갔다 주었습니다.
드디어 그 주의 주말 ~~ 토요일.
사촌 형 집으로 갔습니다.
일부러 형들, 누나들 퇴근 시간에 맞춰서 갔습니다.
까까머리 고교생였던 나는 형들과 누나들에게 무척 많은 사랑을 받았던 기억입니다.
[형, 나 기타 배웠어. 기타 쳐 봐도 되지?]
[기타를 몇일 만에도 배우냐??]
사촌형은 많이 놀래는 표정으로 기타를 주었습니다.
옥상으로 올라가 이틀을 절치 부심하며 배운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후...
그녀가 똘마니들을 데리고 퇴근했습니다.
[.............????]
[...........?????]
모두 진석형의 기타 소린 줄 알고 옥상으로 올라왔는데 내가 기타를 치는 것을 보고
많이 놀라는 표정이였습니다.
그녀(누나)는 내 옆으로 바싹 다가 앉았고,
나머지 친구들은 나를 빙 둘러 앉았습니다.
드디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연주되고...
누나는 눈을 감고 듣더니 내 어깨에 기댓습니다.
떨리고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한없이 행복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누나 ~ 사랑해. 진석이형에게 가지마.
첫댓글 뒷 사진이 주민심동창 아닌겨 ?? ㅎㅎ 재미잇뎌.......
ㅋㅋㅋ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