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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긴 글을 쓰는 동기는 순진하고 없이사는 서민들의
등을 쳐 그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심하게는
가정파탄에까지 이르게하는 절대사회악인 불법다단계사기꾼들의
만행을 여러분들께 공개하여 다시는 이 사회에 불법다단계로 인해
피해를 보는 분들이 없기를 바라는 점에서 이 글을 씁니다.
특히 요즘같은 최악의 경제난과 취업난을 이용해 이 악질적인
불법다단계사기꾼들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몇 일 전에도 취업난에 고민하는 대학생들이 불법다단계의 마수에 걸려
고통받고, 피해를 보고있다는 뉴스를 우리는 접했습니다.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때 서로 도와주고 위로해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이런 이들을 이용해 자신들의 사리사욕채우기에 급급한 저 더러운 불법
다단계사기꾼들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사회의 암적인 존재들임이 분명합니다.
오늘도 사회 여기 저기서 마수를 뻗어 선량한 서민들을 유혹하는
저 불법다단계사기꾼들로부터 절대로 피해를 보시지 말라는 생각에서
불법다단계 피해자의 한 사람인 저도 저의 경험담을 씁니다.
오늘 네이트게시판에 보니까 불법다단계 피해를 입었다는 어떤 분의
글을 읽고 저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또한
이렇게 글을 씁니다.
불법다단계 이 놈들 수법은 어딜가나 똑 같군요.
제가 피해를 입은 시기는 불법다단계 사기꾼들이 한참 극성을 부리던
97년도 였습니다.
97년도 당시 군전역을 하고 복학하기전 어디 아르바이트할
곳이 없나 찾고 있던 중 대학동기놈이 전화를 하더군요.
그 놈은 저 보다 2달 먼저 입대한 놈이라 빨리 전역한 상태였습니다.
전역했으면 아르바이트자리 필요할 건데 자기하고 같이 일 한 번
해 보자고 전화를 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 전역하기 2달전부터 부대주소는 어떻게 알았는지
부대로 군사편지를 보내더군요.
힘든 시기에는 편지한통 안 보내던 놈이 전역할때가 되니까 그랬습니다.
군대는 군대고 입대하기전에도 제가 먼저 전화 안 하면 전화한통
안 하던 놈이었습니다.
그러던 놈이 저를 이용하기 위해 그런 정성(?)을 보이더군요.
미리 치밀하게 계획된 가증스런 작업이었다고 볼 수 있죠.
군대가기전부터 썩 좋은 느낌이라든지 믿음이가는 친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학생시절이라 그런 데로 어울려 다녔던
놈입니다.
이런 놈한테서 군사편지를 받고, 전역후 어떻게 사냐고 평소와
다르게 전화를 먼저하고, 같이 일 한 번 해보자는 소리를
들으니까 처음에는 좀 느낌이 이상하기도하고, 웃기기도 했지만
갓 전역한 예비역답게 죽는일 빼고는 뭐던지 다 할 수 있는
정신상태라 같이 일 한 번 해 보자는 그 말이 귀에 들어오더군요.
몸으로 떼우는 일이면 뭐던지 다할 수 있다는 각오였죠.
그 놈 왈,
산본에 있는 무슨 물류회사인데 지가 아는 선배가 그기 센타장으로 있고,
그래서 지도 그 선배 빽믿고 들어갔는데 한 달에 월급이 200만원,
숙식제공에다가 간단한 상하차 작업만 하면 된다고 말하더군요.
그 대학동기 말만 듣고보니 귀가 솔깃해지더군요.
몸으로 떼우는 일이면 뭐던지 다할 수 있다는 각오였으니
이 얼마나 황홀한(?) 유혹이었겠습니까.
물론 사기꾼들의 전형적인 방법이었겠죠.
하여간 그렇게 그 말을 믿고 지방에서 산본까지 올라갔었습니다.
여기서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떤 친구한테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 당시 군에서 같이 형제처럼 지내던 군대동기 한 명과 같이 올라 갔거든요.
대학동기한테서 같이 일해 보자는 전화를 받고 한 사람 더 일하면 안 되냐고
물으니까 그렇게 하라고 해서 형제같았던 군대동기를 같이 데리고 올라갔었습니다.
대학동기가 말한 그 일인 줄 알고 그랬습니다.
저는 부산에 살고, 그 친구는 광주에 사는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도 아르바이트가 필요하겠다싶어 전화를 했었고,
이러 저러하니 같이 일 한 번 해 보자고 하니까 바로 찬성하더군요.
저를 대신해서 죽으라고 해도 아마 일단은 죽으러 갈 친구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그 친구한테 더 미안한 마음이 드는군요.
물론 고의적으로 계획적인 사기행각에 끌어 들인 것은 아니지만
저의 불찰로 혹시나 피해를 입었을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그 친구한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일단 저와 그 광주친구는 그 대학동기와 정한 약속장소로 갔었습니다.
저는 부산에서 출발했고, 군대동기는 광주에서 출발 수원역에서 만나기로
했었죠.
단 1분도 안 늦고 우리는 약속장소에서 만났습니다.
전역후 처음보는지라 어찌나 반갑던지 남자 둘이서 그 사람많은 역앞
광장에서 부둥켜안고 펄쩍펄쩍 뛰었었습니다. ^^;;
그렇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대학동기가 나타나더군요.
대학동기한테 제 군대친구를 소개시켜주고 일단 밥을 먹으러 갔었습니다.
밥을 먹을때 일에 대해서는 아무 소리도 안 하더군요.
저는 다른 건 둘째치고 오랜만에 만난 그 군대친구와 같이 밥을 먹는다는
것이 너무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앞으로 무슨일이 있을지 아무 것도 모른 채 순진하게(?) 밥을 먹고
세 명은 술을 마시러 갔었습니다.
술을 먹는 자리에서도 앞으로 계획한 그 가증스런 일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더군요.
아참...그리고 술을 마시면서 밥하고 술까지 사주는 그 대학동기가
의아해었습니다.
학교다닐때 단 한 번도 밥을 산다든지 술을 산 적이 없었거든요.
지 호주머니에 돈이 있어도 심지어 차비까지 친구들한테 빌려서
다니던 놈이었으니까요.
하여간 갓 전역한 예비역들답게 군생활 이야기, 군대친구는 광주사니까 광주이야기,
남자들 술 마시면 흔히하는 애인이야기 기타등등...........
평범한 이야기하면서 술을 마셨습니다.
다들 술이 거하게 취하자 이 사기꾼(지금부터 대학동기를 "사기꾼" 이라고
부르겠습니다.)이 내일부터 일해야 되니까 자러 가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근처 여관에 방을 잡고 들어갔습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술을 많이 마신탓에 여관에 들어가자마자
잠을 잤습니다.
잘 자고 있는데 사기꾼이 흔들어 깨우더군요.
시간은 아침 7시쯤......
우리를 깨우고 지는 잠시 나가더군요.
저는 군대친구한테 잘 잤냐고 하면서 아침인사를 하고 TV를 봤습니다.
잠시후 그 사기꾼이 들어오더니 군대친구한테 미안하지만 어제 일할
사람을 한 명 뽑았다고 가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가까운 길도 아니고 광주에서 산본까지 올라온 친구를 그렇게 가라고
하는 것이 정상은 아니죠.
군대친구한테 너무 미안해서 그 사기꾼한테 어떻게해서라도 같이 일할 수
없겠냐고 계속 물었더니 절대 안 된다고 하더군요.
왜 그랬냐하면 둘이 같이 불법다단계 교육장으로 끌고가서 교육시키고
합숙시키면 통제하기가 힘들어서 그랬던 것입니다.
불법다단계 피해를 보셨다는 어떤 분 말씀대로 젊은 청년 둘을 한꺼번에
강금시키고 통제시킬려면 자기들이 힘들어진다는 계산이었죠.
일단 저부터 불법다단계로 끌어 들이고 그리고나서 군대친구를
끌어들이겠다는 치밀한 계산이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저와 군대동기는 사정 아닌 사정을 했었죠.
같이 일 좀 하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
아무리 사정해도 안 된다는 대답만 하길래 그럼 나도 일 못하겠다!
라고 했더니 이제는 그 사기꾼이 저한테 매달리더군요.
"진짜 미안하다! 일단 너부터 일하고, 자리 비면 군대친구도 불러서
같이 일하면 되잖아!.............."
이렇게 말하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진짜 웃음만 나오는데 그 당시는 그 사기꾼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죠.
마음이 안 됐지만 군대친구를 그렇게 하루 보고 광주로 다시 되돌려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미안하고 아쉽더군요.
그래도 일자리가 비면 광주친구 다시 불러준다니까
그 말에 위안을 삼았습니다.
수원역으로 가서 광주행 무궁화호 특등석 열차표를 제가 끊어서 줬습니다.
군대친구 보내면서 꼭 부를테니 걱정말고 몸 조심하면서 잘 가라고 했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기꾼이 더 괘씸해지는군요.
그렇게 군대친구를 보내고 그 사기꾼과 저는 산본으로 갔습니다.
산본에 도착했는 데도 그 사기꾼은 어기적거리면서 바로 물류공장으로
안 가더군요.
그래서 제가 빨리 가자고 재촉했더니 천천히 가도 된다고 했습니다.
처음 불법다단계 피해를 입었다는 분도 다단계교육장으로 끌려
들어가기전에 밥을 먹었다고 했듯이 저도 밥을 사주더군요.
이제 들어가면 몇 주간 사회밥 못 먹을테니 미리 좀 먹어둬라!
이런 뜻이었겠죠.
괘씸한 새끼......
그렇게 산본역 근처에서 밥을 먹는데 이 사기꾼이 드디어 일에 관해서
말을 꺼내더군요.
처음에는 물류센터일을 하자고 했지만 그 거 보다 더 좋은 일이
있다면서 말입니다.
유통쪽 일이라면서 물류센타일보다 헐씬 쉽고 수입도
더 많다고 했습니다.
1년정도 일하면 현금 5천만원정도는 쉽게 벌고 차도 살 수
있다고 하더군요.
몸으로 떼워가면서, 사회도 알고, 성실한 땀흘려가면서,
일한만큼 보람도 느끼고, 돈도 벌겠다고 생각하고 올라 왔는데
이 말을 들으니까 처음에는 거부감이 팍 오더군요.
사실 1년 일하고 현금 5천만원에 차까지 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바로 이해할만한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 사기꾼의 달라진 태도가 황당했지만 무슨 일인지 들어나 보고 싶어서
무슨 일인데 그렇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냐고 물었죠.
대답을 안 하더군요.
일단은 직접 봐야한다고 하더군요.
무슨 간단한 교육을 몇 시간 받고 그 다음부터 일을 하면 된다고 했었습니다.
일단 눈으로 봐야한다고 하는 말에 세상 무서울 거 없던 시절이라
"그래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그렇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는지 한 번 보기나
해 보자." 이런 심정으로 그 사기꾼의 이야기를 들었었죠.
밥을 다 먹고 또 근처 커피숍으로 끌고 가더니 다른 말은 안 하고
무조건 지만 믿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같은 학교 다니는 친구고, 고향도 같고,
젊은 놈들끼리 뭐 못할 일이 무엇이겠냐!
하면서 둘이 힘을 합쳐 잘 한 번 해 보자고 하더군요.
저렇게 말하는데 저도 뭐 별일 아니면 못할 거 없다는 생각에
그렇게 한 번 해 보자고 했었습니다.
제가 동의하는 것 같으니까 바로 저를 데리고 그 문제의
다단계 교육장으로 끌고 가더군요.
커피숍에서 불과 3분거리에 있는 건물이었습니다.
5층이었는데 계단을 통해서 올라갔었습니다.
현관부터 시작해서 검은 양복입은 사람들이 많이 서 있더군요.
눈으로 딱 보기에도 건달티가 나는 사람들과 왠지 풀이 죽어있는
사람들, 그리고 얼굴에 개기름 줄줄 흘리면서 풀이 죽어있는 사람 앞에서
무엇인가 계속 설득하는 듯한 설교(?)를 하는 사람들.
현관부터 5층까지 각 계단마다 그렇게 사람들이 서 있었습니다.
육감적으로 분위기가 일반 회사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까 그 사기꾼이 일단 눈으로 확인하고 교육 몇 시간 받아보면
다 안다는 말에 본 교육장으로 가긴 갔었죠.
교육장이 있는 5층에 들어서니까 생판 처음보는 사람이 내 손을 덥썩
잡고 " 아이고! ㅇㅇㅇ 씨! 이렇게 뵙네요. 하하하! 잘 오셨습니다."
이러더군요.
황당 그 자체였습니다.
어떻게 처음보는 사람이 내 신원을 다 알 수 있는지 약간
두렵기까지 하더군요.
사기꾼이 카운터쪽으로 저를 데리고 갔고 카운터 아가씨한테
저의 이력서를 간단하게 작성해서 주라고 하더군요.
이력서 용지만 달랑 받았는데 카운터 아가씨 역시 저의
신원을 다 알고 있었습니다.
한결같이 웃어주면서 제 헤어스타일이 마음에 든다느니,
향수 냄새가 좋다느니,
인상이 참 좋아 보인다느니, 이러더군요.
군대에서 갓 전역한 놈 헤어스타일이 좋으면 얼마나 좋다고......
군에서 비뚤비뚤하게 깍아왔던 짧은 스포츠 머리 교정하느라
아직 좌우 밸런스도 안 맞는 헤어스타일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나.........?
참 특이한 아가씨.........
그리고 향수 냄새가 좋다니.......컥.......
피부가 건조해서 여관에 있는 유통기간 지난 싸구려 동동구리무
같은 거 발랐는 데.....
역시 특이한 아가씨..........
인상이 좋다니........
도를 아십니까! 이런 사람들한테나 인상 좋다는 소리를 들어봤지
평범한 사람들한테서 인상 좋다는 소리는 못 들어 봤는데....
역시 도를 아십니까! 와 일맥상통하는 인간들이라
인상 좋다는 소리를 하는군..........
하여간 이렇게 극찬(?)을 들으가면서 이력서를 작성하고 그 사기꾼은
저를 본교육장으로 끌고 들어가더군요.
처음 본교육장에 들어선 느낌은 종합병원 환자대기실에 앉아있는
사람들 같았습니다.
다들 힘이 없어 보이고, 풀이 죽어 보이고, 뭔가 불안해 보이고,
초조해 보이고, 초췌해 보이더군요.
교육장 이 곳 저 곳을 두리번거리고 있으니까 이 사기꾼이 제 자리를
가리키면서 저기 가서 앉으라고 하더군요.
자리도 이미 만들어 놨더군요.
흠........
힘이 없어 보이는 어떤 아저씨 옆에 앉아 있으니까 이 사기꾼이
손수 볼펜하고 노트를 한권 갖다 주더이다.
강사가 말하면 받아 적어라고 말이죠.
흐흐흐.....
좀 있으니까 강사라고 하는 젊은 여자가 한 명 올라오더군요.
"자!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어제 강의한 내용 이어서 하겠습니다!"
이러면서 시작하더군요.
저 말고 교육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몇 일씩, 몇 주씩 그 교육을 받고
있었다는 소리죠.
젊은 여자가 강의랍시고 하는데 내용이 뭐냐면 말입니다..........
요즘 흔히 인터넷에 어떤 한 사람한테 입금시키고,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입금시키고, 자신한테 입금시킨 사람이
다른 사람한테서 입금 받으면 처음 사람이 커미션을 받고,
이렇게 피라미드가 형성되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수익이 발생한다는 광고 아시죠?
주요 강의내용이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수익은 천문학적으로 발생한다는
이론적으로는 상당히 괜찮은 이론(?)을 침 튀겨가면서 강의하더군요.
처음 그 내용을 들으보니까 아하!!! 이 거 그 유명한(?) 다단계구나!
이 게 그 말많은 피라미드사기꾼들이구나!!
확실하게 감이 오더군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젊은 여자는 쉼없이 가열차게 계속 강의를
하더군요.
피라미드이론을 설명한 뒤 지금부터 팔 물건에 대한 상세하고
구체적인 내용, 사람들을 어떻게 끌어들여야하는지에 대한
대인관계론(?), 사고 팔린 물건에 대한 구체적인
수익분배 설명, 기타등등............
강의를 한 30분쯤 듣고 있으니까 속에서 뭔가 확 올라오기 시작하더군요.
살면서 다행히 직접 불의를 본 적이 없었던 탓에 정의의 기사가 되어 보지는
못 했지만 그 여자의 강의를 계속 듣고 있으니까 슬슬 정의의
기사가 되어 가더군요.
처음 교육장에 앉고 사기꾼으로부터 필기구를 건네 받을때만 해도
무슨 강의인지 내심 기대되고 궁금하기도 했는데 30분쯤 들어보니까
더 이상 들어볼 가치도 없는 사기꾼양성교육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기력하게 가만히 앉아서 내가 저런 쓰레기사기꾼이 되는 교육을
열정적으로 그 것도 필기까지 해가면서 받아야 하는지,
그리고 저 쓰레기사기꾼들에게 내가 가만히 앉아서 피해를 입어야
하는지를 생각하니까 바로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고 싶더군요.
그래서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죠.
그랬더니 이 여자 강사가 강의하면서 내내 저만 쳐다보더군요.
온갖 몸 짓 발 짓을 다 동원해 가면서 저를 교육시키겠다는 참으로
정열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그 여자의 정열적인 시선(?)을 피하고 싶었지만 교육장 분위기가 너무
진지한 나머지 고개도 한 번 맘대로 못 돌리겠더군요.
듣다 듣다 짜증이나서 이 사기꾼은 뭐하고 있는지 싶어 고개를 교육장
입구쪽으로 돌리니까...... 컥!!~~
전투경찰들이 데모대하고 맞설때처럼 검은 양복입은 인간들이
세겹으로 줄을 서서 교육장 문앞에 서 있더군요.
옴마야~~~~~
무섭더군요.
제가 교육받기 이전에도 강의를 듣다가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갔던
분들이 많아서 다시는 그런 불미스런(?) 일을 방지하기위한 차원에서
그러는지 하여간 그렇게 철통경비를 서고 있더군요.
그 철통경비대 속에는 제 대학동기라고하는 사기꾼새끼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휴...............
인간적 배신감이란 거 아십니까?
같은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친구를 속여 이런 쓰레기장같은 곳에 끌고와서
그 것도 마음대로 나가지도 못 하게 친구를 강제 구금하고 있는 그 사기꾼!
무섭기도 했지만 인간적 배신감에 눈물이 날려고 하더군요.
저는 그렇게 안절부절 못 하고 있는데 젊은 여자는 계속 자기들의
이론이 지구상에서 가장 우월하고 위대한 이론이라고 입에 게거품을
물고 강의를 하고 있더군요.
1 시간........2 시간.......
2시간이 지나도 쉴 기미가 없어 보였습니다.
만인으로부터 추앙받고 존경받는 위대한 철학자나 정치인이 강의를 하더라도
최소한 화장실 갈 시간은 줘가면서 연강을 할 것인데 무슨 위대한 강의를 한다고
화장실 갈 시간도 안 주고 저렇게 강의를 해대는지...........
오줌보가 슬슬 터질려고 하는데 말이죠.
내가 아까부터 강의하는 여자의 정열적인 시선(?)을 애써 외면할려고 하고
지들이 보기에 조금 이상한 낌새를 보이니까 그제서야 뒤에 서 있던
사기꾼이 저한테 와서,
" 조금만 참고 잘 들어 봐라. 아마 세상보는 눈과 생각이 180도 달아 보일 거다."
"그리고 화장실 가고 싶지? 조금만 있으면 쉬는 시간 주니까 참아라."
이러면서 자상한 눈빛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면서 어깨를 두드려 주더군요.
그래서 제가 물었죠.
"언제 쉬는 데?"
그 사기꾼 왈,
"앞으로 2시간만 더 들으면 끝나."
이러더군요.
흑흑흑.............
정말 미칠 거 같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 강의를 2시간 더 들어야 했었습니다.
배신감과 분노 그리고 고통을 참으며 4시간 연강을 다 듣고나자
뒤에 서 있던 검은 양복입은 사람들이 앞으로 나오더니 각자 사람들을
두 사람씩 데리고 나가더군요.
자기가 끌어들인 사람들 데리고 나가는 모양이었습니다.
저도 사기꾼이 화장실 가자면서 데리고 나가더군요.
화가 많이 나있던 상태였지만 일단 화장실이 더 급한지라
쏜살같이 화장실로 가서 볼 일을 보고 나오니까 입구에 자기애들
기다리는 부모마냥 검은 양복입은 사람들이 또 서있더군요.
그 사이를 어깨 툭 쳐가면서 삐집고 나오니까
사기꾼이 요구르트를 하나 건네주면서 강의 어땠냐고 웃으면서
묻더군요.
바로 그 자리에서 따귀라도 한 대 올리고 싶었지만 이 놈도
지 딴에는 그기서 한 자리하는 놈일 거고 어찌됐던 친구라는
인연이 있는 탓에 그렇게는 못 하고 건네주는 요구르트만 팽개치고
바로 입구쪽으로 걸어 나갔습니다.
그러자 따라와서는 왜 그러냐면서 남은 강의 4시간만 더 들어
보라고 하더군요.
한 마디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싫다고 그냥 가겠다고 계속 걸어나가자 계속 붙잡고 강의를 더 들어보면
이해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또 뿌리치고 5층에서 4층 계단쪽으로 걸어 내려가니까 검은 양복입은
사람이 저를 잡더군요.
왜 이러시냐면서 무슨 일이냐고 묻더군요.
아! 별 거 아니고 그냥 저는 이 일을 못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있는데 또 옆에서 어떤 아저씨 한 명이 오더니 제 이름을 부르면서,
"아이고! 저하고 고향도 같네요! 저도 처음에는 ㅇㅇㅇ 씨 처럼 생각했는데
강의 듣고 보니까 생각이 확 달라졌습니다!"
그러자 옆에있던 이 사기꾼이 웃으면서,
"그 거 봐라. 앞으로 남은 2주간 강의 다 안 들어 봐도 오늘 4시간만 들으면
감이 잡힌다니까! 이 친구야!"
이러면서 다정하게 어깨를 두드리며 웃더군요.
으미........
4시간 연강만 듣고도 이러는 사람 앞에서 앞으로 남은 2주간 강의를 들먹이다니......
순간 눈 앞에 노래지더군요.
도저히 안 되겠다싶어 붙잡는 사기꾼과 그 옆의 사기꾼 그리고 검은 양복입은
사기꾼의 손을 뿌리치고 급하게 계단들을 뛰어 내려 갔습니다.
현관에 도착하니까 2중으로 또 검은 양복입은 사기꾼들이 서 있더군요.
급하게 확 뛰어나가면 낌새를 알아 차리고 어디 큰 가방에 넣어서
납치할까봐 애써 태연한척 손으로 그 틈사이를 벌리고 나갔죠.
그 때 위에서 뛰어 내려오던 사기꾼이,
"야! ㅇㅇ아! 그 기 있어봐. 내가 다 설명해줄께 임마! 오해는 하지마라!"
이러더군요.
그때서야 내가 도망가고 있다는 걸 알아 챈 검은 양복사기꾼들이 제 앞을
가로막고 서더군요.
저는 이러지 말라고 하면서 여기서 교육받을 생각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비켜서지 않더군요.
사기꾼은 계속 4시간 연강 들어보라고 앵무새같이 읊조리고 말이죠.
이렇게 버티다가는 정말 무슨 일 나겠다싶어 일단 건물 앞 화단에
앉아 이야기 좀 하자고 했죠.
"야.. 사실 나 너한테 너무 실망했다. 어떻게 친구를 이런데 끌고와서
이런 교육을 받게 할 수 있냐...?"
라고 했더니,
무조건 제 오해랍니다.
무조건 4시간 연강 듣고, 앞으로 남은 2주간 교육 받으면 다 이해가
간다고 하더군요.
2주간 교육이라..................
평소 썩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렇게 이상하다고는 생각지
않은 놈이 었는데 어디에 홀린 놈같이 저를 설득해대니까 사람자체가
완전히 확 달라 보이더군요.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다닌 동기라는 이미지는 이젠 완전히 사라지더군요.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은 나와는 전혀 안면이 있는 생면부지의 정신나간
사람이다! 라고 결심을 했었습니다.
화단에서 일어나 가겠다고 말한 뒤 뚜벅 뚜벅 걸어가니까
현관에 서 있던 검은 양복들이 또 제 앞을 가로 막으면서
협박을 하더군요.
"어허! 이러면 곤란하지!"
내가 지들한테 빚을 진 채무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경찰들 앞에 선
죄인도 아닌데 그런 식으로 나오니까 저도 참을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비켜!" 라고 했더니,
" 안 되지!"
이렇게 옥신각신 하고 있는데 사기꾼이 길거리에서 이러지말고
어디 조용한 곳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일단 그 상황은 벗어나야 하니까 전 좋다고 했습니다.
근처 커피숍에 들어갔는데 참 웃기더군요.
저같은 사람 한 명에 다단계 사기꾼들 둘이 붙어서 한 명은
안 하겠다고 그러고 두 명은 설득과 협박을 하고들 있더군요.
커피를 시키고 사기꾼과 이야기를 했죠.
뭐 내용은 뻔합니다.
난 못 하겠다!
넌 해라!
이 거 였습니다.
안 되겠다 싶으니까 어디로 급하게 전화를 하더군요.
좀 있으니까 중년의 아줌마가 한 명 와서 저하고 이야기 좀
하자고 하데요.
내용은 또 뻔합니다.
지금 ㅇㅇㅇ 씨가 오해를 하고 있는 거 같은데
교육 잘 받아보면 이해가 될 거라고 말하더군요.
줄기차게 교육을 받으라는 소리였습니다.
계속 이야기를 듣다보니 사람이 이렇게
두려울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계속 똑같은 말이 오고 가길래 그냥 이렇게 말했죠.
"저는 일 안 하고 그냥 백수로 살래요."
이렇게 말했더니 그 아줌마 저를 한심하다는 듯이
"젊은 사람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세요?
라고 하더군요.
참 지금 생각해 보면 웃음이 나오네요.
그렇게 한 30분 설전이 오고 가다가 이 사기꾼과 아줌마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니까 검은 양복 인간들을 부르더군요.
1분도 채 안 되 커피숍으로 와서는 같이 가자고 양 옆에서 제
팔짱을 끼고 끌고 가려고 했었습니다.
이젠 막가는 분위기구나! 딱 이런 생각을 하니까
앞 뒤 볼 것도 없더군요.
제 어깨를 잡은 양 옆의 건달새끼들을 팔꿈치로 한 대씩 쳐 버리고
뛰었죠.
커피숍을 빠져 나온 뒤 무작정 뛰었습니다.
뛰는 데는 자신이 있던지라 무작정 뛰었죠.
부산에서 산본에 온 사람이 어디 지리도 모르는 것이고
무작정 뛰었습니다.
뒤에서는 사기꾼과 그 아줌마 그리고 건달새끼들이 잡으러 뛰어 오더군요.
뛰어 오면서,
"야!!!!!!!! 저 나쁜놈 잡아!!!!!!!"
("야!!!!!!!! 저 나쁜놈 잡아!!!!!!!")라고 라고 라고요???????????
무슨 코미디 찍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누가 나쁜놈인데
나 보고 나쁜놈이라고 그러는지............
일단 그 상황에서 누가 더 나쁜놈인지 따질만한 상황이 아닌지라
무조건 뛰었습니다.
흔히 악몽중에 이런 악몽이 있잖아요.
귀신한테 끌고 가고 있는 상황에 옆에있는 가족이나 친구한테
아무리 도와 달라고 애원해도 아무 소용없는 그 상황.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도 없더군요.
도와달라고 걸음을 멈추면 잡혀갈게 뻔한 상황인지라
걸음을 멈출 수도 없고 뛰고 또 뛰었습니다.
그렇게 한 참을 뛰어서 골목에 주차한 차 뒤에 숨었죠.
쫓아오나 한 참을 두리번 거리다가 안 보이길래 도로로 나갔더니
저기 밑에서 저를 발견하고 또 쫓아 오더군요.
또 뛰었죠 뭐.
파출소로 가야되는데 어디 길을 알아야 파출소로 가지...........
무조건 파출소나 경찰순찰차가 보일때까지 뛰었습니다.
아무리 뛰어도 안 나타나는 무심한 파출소...............
지쳐서 뛸 기력도 없어서 또 골목으로 숨었습니다.
그리고 눈을 감고 있으니까 참 이 거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더군요.
그렇게 한 숨을 돌리고 차 뒤에 숨어서 누가 쫓아오나 보고
다시 대로로 나갔죠.
없더군요.
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기사아저씨한테 수원역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땀을 뻘뻘흘리고 척 보기에도 어디 쫓기는 사람같아 보였는지
기사아저씨가 무슨 일 있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제가 이러 저러하다고 했습니다.
기사아저씨도 기가찬지 경찰서로 가자고 했습니다.
저는 됐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우정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경찰서 가서 전말을 말하면 어떻게 됐던간에 그 사기꾼이
조사를 받을테고 잘 못 되면 인생 종치는 수가 생길 거 같아서
그냥 됐다고 했습니다.
기사아저씨도 산전수전 다 겪은 분답게 가진돈 있냐고 물으시더군요.
아저씨말에 호주머니를 뒤져보니까 2만원이 나오더군요.
아까 그 사기꾼양성교육장 들어갈때 집에서 가지고 갔던 짐은 몽땅
빼앗긴 상황이라 입고 있는 옷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죠.
그럴 거라고 상황을 미리 아신 기사아저씨가 그래서 물어 봤던 거죠.
어디 연고라도 있는지 물어 보시길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할 거냐고 묻길래 바로 부산으로 가고 싶다고 했죠.
그렇게 기사아저씨와 차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수원역에 도착했고
제가 가진돈 2만원 중에서 1만원을 택시비로 건네주니까
아저씨가 웃으시면서 됐다고..........
그 돈으로 부산가는 열차표하기에도 벅찰텐데 하면서 안 받으시더군요.
너무 고마운 아저씨죠..........
고맙다고 인사를 드린 뒤 수원역으로 들어가서 제일 빠른 부산행 열차가
있는지 찾았습니다.
다행히 20분 뒤에 떠나는 부산행 열차가 있더군요.
바로 차표를 끊고 대기했죠.
차표를 끊고 대합실에서 대기하는 동안 너무 초조하더군요.
혹시나 이 사기꾼들이 뒤쫓아 오지나 않나..................
내심 조마조마하면서 기다리다가 마침내 차시간이 다 됐고
얼른 열차에 올랐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데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더군요.
불법다단계하는 인간들 집요한 건 예전부터 알고있던 터라
혹시나 여기까지 따라 오지 않았나 주변을 두리번거렸습니다.
안절부절 못 하고 앉아 있는데 드디어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더이다.
조금 안심이 됐지만 그래도 불안한 마음은 여전.........
그렇게 기차는 수원역을 출발했고,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부산에 도착하니까 그제서야 조금 안심이 되더군요.
곧바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갔습니다.
집에 도착하고 어머니를 보니까 뭔가 울컥했었습니다.
이 것 저 것 온갖 생각들이 교차하더군요.
인간에 대한 배신감...........
분노........
두려움...........
제가 겪은 불법다단계에 대한 추억이었습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쓴 이유는 서두에서도 밝혔 듯이 앞으로
다단계에 의해 그 어떠한 피해를 보는 분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썼습니다.
여전히 성횡하고 있는 이 불법다단계때문에 선량한 우리
서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지 않습니까.
외국에서는 합법일지 모르지만 한국에 들어와서 왜곡되고
사기화된 이 불법다단계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할 사회악입니다.
특히 요즘같이 어려운 경기상황을 이용해,
취업난과 생계를 걱정하는 분들의 절박한 심정을 역이용해,
도움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더 큰 고통을 안겨주는 이 불법다단계
업자들은 우리 모두가 나서서 영원히 사회에서 추방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긴 글 읽어 주시느라 감사합니다.
첫댓글 숨도 안쉬고 단숨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지금도 가슴이 떨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