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가 흐린 후 비온다는 예보를 듣고, 밭으로 갔다.
요즘은 좋아하는 테니스와 정녕 손을 끊고야 마는가. 5월 1일에 클럽 월례대회, 5월 6일에 교내 테니스 대회, 5월 28일에 부산 정보대 대회, 6월에 경주동국대 대회까지 겹겹이 출전해야 하는데, 마음은 테니스장보다 농장으로 향하고 있으니... 테니스 대회는 엄청난 긴장 속에서 힘들게 하루를 보내어야 하지만, 밭에서는 나의 힘에 미치는 대로,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으니 이제는 나의 취미는 흙과 하는 삶으로 바뀌어 가나 보다.
농장에 도착하니 4월 5일에 심은 호박과 강냉이가 싹을 제법 키워 파릇하게 돋아 있고, 같은 날 심은 감자도 제법 푸르게 싱싱하게 서 있다. 작년에 고구마 농사는 고라니때문에 엄청난 쓰라림만 받았기에 올해는 시험 삼아 감자를 심었는데, 현재까지는 별 이상 없이 잘 자라고 있다.
4월 14일 쯤에 심은 강냉이(사랑방님이 주신 것)는 이제 드문드문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때 심은 몇 개의 작두콩도 큼직하고 파릇한 잎을 달고 머리를 쳐 들고 있다.
4월 25일 심은 고추 모종은 아직 눈에 띄게 성장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곧 지주대도 세우고 줄도 엮어야 할 것 같다.
지난 주에 옮겨 심은 더덕이 몇 개는 시들어 말라 버려 안타깝고, 천성산님이 주신 신선초는 싹이 났는지, 안 났는지 모를 지경이다. 신선초 어린 싹을 본 적이 없어 잡초와 구별을 못하고 어제 잡초와 같이 뽑아 버린 것같은 느낌이 든다.... 천성산님께 자문을 구해야 하겠다.
만화리 새로운 밭의 묘목이 거의 다 정리되어 가니 5월 3일에 포크레인을 동원하여 새로 밭을 일굴 계획이다. 이 땅은 작년에 구입한 장모님 땅이지만 형편상 내가 관리해야 할 입장이고, 매매 허가 과정에서, 심겨져 있던 소나무 묘목을 이전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그 동안 제법 애를 먹기도 하였는데, 이제 거의 다 해결되었다.
나의 밭이 있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왔다 갔다하니 마치 온 동네를 휘젓는 듯 보일까 마을 주민들께 신경이 쓰인다. 포크레인으로 밭을 엎기 전에 몇 개의 과일 나무를 나의 밭으로 옮겨 심느라 승용차에 싣고 트렁크를 연 채로 마을을 가로 질러 왔다갔다 하니 어지간히 별나다고 하겠다.
이웃의 김 노인에게 많이 빌려 주기로 한 새터에는 토마토 농사를 지으려고 한다.
어제, 일요일에는 석대 꽃시장에 들러 토마토 모종을 구입했다. 한번씩 갈 때마다 재미로 따 먹으려고 포트에 담긴 모종을 천원에 6개씩으로 18개를 구입해서 심고, 대나무로 지주대를 세웠다. 토마토는 줄기가 2미터 이상 자라므로 성장에 맞추어 추가로 지주대를 더 세워야 할 것 같다.
석대 꽃시장에서는 토마토, 오이, 상추, 고추 등 거의 모든 작물이 포트에 담겨 판매되는데 무조건 천 원당 포트 6개, 개당 170원 꼴이다.이다. 이웃집 안 노인처럼 고추를 대량하는 농가에서는 포트당 120원에 구입했다고 한다.
고추, 감자, 오이, 토마토를 심고, 기존의 감나무와 매실에다 사과나무, 모과나무, 배나무, 단풍나무까지 우리 밭으로 옮겨 놓으니, 붉게 피어난 영산홍과 함께 차차 농장 모양이 갖추어져 간다. 거제도옆 외도를 가꾼 부부의 정성을 생각하면 새발의 피도 안되지만 앞으로 힘들더라도 좀더 땀 흘려야 하겠다.
차차 뜨거워져 가는 여름 날씨에 농막 지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한 달 뒤에 제대하는 아들놈 기다려 같이 작업하려고 하나, 너무 더워 일을 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농막은 임시 쉼터로 떼우고 내년으로 넘겨야 하나.....
감자싹이 제법 무성합니다. 4월 5일에 싹이 약간씩 나온 것을 잘라 심었더니 벌써 대부분 2 개씩 싹이 나와 푸르름을 뽑냅니다.
천성산님으로부터 받은 철마 찰강냉이 싹입니다. 4월 5일에 심었고요
사랑방님으로부터 받은 작두콩 싹입니다. 4월 14일 심었습니다.
영산홍 12그루가 진입로 옆에 피어나 찾아 가는 우리를 반깁니다. 잡초도 무지 빠르게 자랍니다.
만화리 동쪽 마을입니다. 저의 밭은 화면 가운데지만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멀리 일광산 정상이 보입니다.
아래 사진은 묘목이 심어져 있던 땅을 5월 3일에 포크레인을 동원, 정지 작업 중인 모습입니다. |
첫댓글 ..테니스의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를 모르는 사랑방은 그 즐거움을 알길이 없습니다만... 사랑방도 바둑이다 등산이다 마라톤이다... 이것저것 잡기를 즐겨보았지만 농장 가꾸는 즐거움만큼은 되지 않았습니다... 너무 빨리? 사랑방은 즐거움을 찾은것인가 봅니다^^** 감자면 옥수수며 콩이 흙냄새를 확실이 맛았나봅니다.^^
사진으로 보는 즐거움이 큰 것을 이제는 알 것도 같습니다.좋은 사진을 자주 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나도 사진을 찍어 이렇게 보기좋게 올릴 수 있는 날이 와야 할 텐데......
그런데 장모님 밭에 심어졌던 관상수들을 모두 옮겨셨는지요? 아직 다 옮기지 못하고 남아 있다면 몇 그루 더 얻어 심고 싶은데 .....
포크레인으로 정지하니 훤하고 경치가 일품입니다^^ 샘물님이 전에 박과 샘물님이시군요!!!
감자님, 반갑습니다. 간소화한다고 좀 바꿨습니다. 카페 시스템이 바뀌어 연습 삼아 올린 사진인데...좀 복잡하기도 하고.... 울타리의 피라칸사스가 가을이면 빨갛게 예쁩니다. 묘목 주인이 가을되면 판다고 기다려 달라고 해서 차마 걷어 내지 못했습니다. 400 그루 됩니다. 싸게 판다고 하니 혹...연락 주세요.
..아~ 포크레인 작업하신다더니..드뎌..작업을 하셨나봅니다.. 흙을 보니... 무지 기름지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