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전직 대통령의 망언 ◈
10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안보 대정부 질문에서
외교·안보의 핵심 사안인 북핵과 미사일 위협 문제는 완전히 뒷전이었어요
야당이 정치 쟁점화하고 있는 이른바 ‘계엄 준비설’과
‘친일 외교’가 중심 사안이었지요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김용현 국방장관에게
일본 해상자위대기와 ‘욱일기’를 비교해 보이면서
“어느 것이 욱일기인지 맞혀 보라”는 질문을 했고,
국방장관의 국제관함식 거수경례를 ‘친일’로 몰았어요
국방장관은 “해상자위대기를 단 일본 함선이 항구에 들어오는 것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 때도 승인한 것”이라고 답했지만
야당은 듣지도 않는 듯했지요
민주당은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도 계엄 준비설을 계속 주장했고,
국방차관이 “정치 선동”이라고 하자 강하게 반발했어요
한덕수 국무총리에게는 “일본 총리 같다”고 했지요
민주당 관심사는 북핵 위협보다는 정부가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왜 단속하지 않느냐는 것이었어요
일부 민주당 의원이 북핵을 거론했지만, 비판의 핵심은
한·미·일 안보 협력과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
안보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주장이었지요
최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일본에 독도마저 내주고,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주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도 했어요
이런 얼토당토않은 말로 무슨 정치적 이익을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국회를 장악한 정당의 안보 인식은 엉뚱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지요
이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미국 대선 전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많은 전문가들이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고 답했어요
김정은은 휴전선 인근에 미사일 발사대를 250기나 배치했지요
하나같이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문제이지만
민주당 의원 중에 누가 관심이나 있는지 알 수가 없어요
나라가 어찌되든 오로지 정권 탈취만이 목적이지요
그런데 북한이 플루토늄과 함께 핵무기를 만드는 또 다른 물질인
고농축우라늄(HEU) 제조 시설을 13일 공개했어요
HEU는 플루토늄처럼 원자로나 재처리 시설 같은 대규모 시설이
필요 없기 때문에 은밀한 개발이 가능하지요
북한은 그동안 대미(對美) 협상 때 플루토늄은 협상 테이블에 올려놨지만,
우라늄 핵물질에 대해선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어요
그랬던 북한이 HEU 핵 시설을 처음 공개한 것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전략 때문이지요
자신들은 이미 공개된 플루토늄 핵무기뿐 아니라 HEU를 이용한
핵무기도 다수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과는
비핵화 협상이 아니라 핵 보유 국가 간의 군축협상을 하자는 것이지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비핵화 전략은 실패했고,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과거 같은 톱다운 방식의
‘거래’를 하자는 의미도 있어요
북한에 HEU는 숨겨둔 카드 같은 존재였지요
2002년 처음 의혹이 제기된 HEU는 ‘2차 북핵 위기’의 원인이었고,
2019년 하노이 ‘노딜’의 핵심 이유도 HEU였어요
김정은은 영변 핵 시설과 대북 제재 해제를 맞교환하자고 했고
이걸로 타결 직전까지 갔지요
그러나 미국은 영변 이외의 핵 시설까지 폐기를 요구했고
김정은이 이를 거부하며 ‘노딜’로 끝났어요
그 시설이 바로 강선 등에 있는 HEU 시설인데
이번에 북한이 장소는 숨긴 채 내부 시설만 공개했지요
문재인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제재 해제 같은)
미국의 상응 조치가 있다면 비핵화하겠다는 김정은의 약속은
진심이었다”고 했어요
그러나 문 전 대통령 말대로 김정은 말만 믿고 미·북이
영변 핵 시설과 대북 제재를 맞교환했다면
북한은 숨겨둔 우라늄 시설에서 만든 핵물질로
비밀리에 핵무기를 만들었을 것이지요
비핵화 협상이 아니라 국제적 사기 쇼가 될 뻔했어요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제조에는
대북 제재 대상인 특수 알루미늄 등이 필요한데,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의 묵인 또는 협조 속에 이런 품목을
손에 넣고 핵농축 시설을 만들었지요
안보리 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이젠 대놓고 대북 제재에
손을 놓고 있어요
김정은은 우라늄 농축 공장에서 “이곳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
전술핵무기에 필요한 핵물질 생산에 총력을 집중하라”고 했지요
전술핵무기는 소형 핵무기로 한국만을 겨냥한 것이지요
북한이 여기까지 오기까지 한국 정치인들의 도움이 컸어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이 핵을 개발할 리가 없다고 했지요
그러면서 '내가 책임진다'고 했어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북은 핵 개발할 능력이 없다고 하다가
핵실험을 하자 북핵은 방어용이라고 했지요
문재인 전 대통령은 북핵을 그대로 두고 제재를 해제해주자고 했어요
이제 이들은 북한이 우라늄 공장을 공개했는데 무어라 변명할까요?
망언(妄言)도 이런 망언이 없지요
애시당초 김정은의 사전에는 비핵화가 없었어요
그럼에도 일국의 대통령들이 국가의 안위가 달린 문제를 가지고
국민을 우롱 하고 사기를 친 것이나 다름 없지요
엄격히 말해 분명한 이적행위를 한 것이지요
역사에 길이 남을 세 전직 대통령의 역적(逆賊)질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 *-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기지를
현지 지도하며 핵탄 생산 및 현행 핵물질 생산 실태를 료해(점검)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늘리기 위한
전망계획에 대한 중요 과업을 제시했다"라고 보도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