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를 애용하는 나는 오오사카 혼행을 계획하던 차에 은근 숙박비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던 중
중년의 세계여행~ 카페를 소개받아 가입을 하고 얼결에 떠나게 된 여행이다.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들어선 제2청사는 일단 깔끔하고 검색대의 바구니가 저절로 포개져 들어가는 전자동으로 더 현대적이다.
장가계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은 버스로 네시간 반 거리의 장사인데
우리는 두시간 정도의 비행 끝에 무한이란 곳에 내렸기에 여기서 9시간을 버스로 이동해야 한댄다.
연변출신 가이드도 무한으로 오는 경우는 드문경우라 하며
셔틀로 40분 거리의 역으로 이동하고 거기서 고속철도로 1시간 20분 걸려 장사에 들어갔는데 고속철도 타는데도 검색이 매우 엄격했다.
저녁식사 시간을 줄여보려 기차 안에서 도시락과 쌀국수를 먹었는데 향이 견딜만 하였다.
장사에 도착해서 드디어 리무진 버스로 옮겨 타고 새벽부터 설친 잠을 보충하며 장가계로 들어 섰는데 꽤 화려하였다.
한인식당에서 양다리고기로 늦은 저녁을 먹고 호텔에 드니 열두시가 다되었는데
9시 5분발 대한항공을 타기 위해 네시반에 일어나 6시 공항 도착하여 긴 하루를 보낸 셈이다. 그나마 육해공을 아우르는 인천에 사는 나는 지리적으로 얼마나 유리한 것인지~~
우리 나라 제주도 정도의 날씨~~저녁을 먹으며 날씨가 좋을 때 장거리의 볼거리를 빠짐없이 보고가라며 권유받아 한국에서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추가옵션이 들어가고
둘째날은 천자산의 황석채로 원가계 관광이 시작되었다. 원가계는 아바타의 배경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기상상태에 따라 먼발치에서 감탄만 하고 돌아가는 이들도 있다는데
8년만에 큰눈이 내린 관계로 아침까지도 고속도로 통제 등 약간의 걸림돌은 있었으나 날이 좋아 구경에 큰 무리는 없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깊은 협곡과 기이한 봉우리 등의 웅대한 자태를 내려다 보니 역시 중국은 큰나라임을 실감한다.
억만년 전에는 바다였다니~~~
바위와 바위가 연결된 천하제일교, 정신이 혼미해진다는 미혼대, 후화원 등 산세에 감탄하며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백룡 엘리베이터를 타고 슈웅~ 하며 순식간에 내려왔다.
(앞의 바위 뒤로 바위와 바위가 연결된 것으로 보이는 것이 천하제일교)
다시 인공호수 보봉호에 이르러 보트를 타고 호수 주위의 산수를 감상하는데 물가의 정자에서 여자와 남자의 창이 곁들여지다가 돌아나오는 배에 환복을 한 남녀가 승선하며 퇴근길에 이르니 전통의상을 입고 창하던 그 신비함이 사라진다. 보봉호는 구태여 들르지 않아도 될 곳인가~?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구간이 시간상의 이유로 생략된 것인가?
히노끼샵에 들러 편백나무 방석 등 둘러본 뒤
저녁 식사 후 호텔의 부속기관인 듯 계단 아래층의 샵에서 우리는 전신맛사지를 받았는데 나는 부천 사우나의 중국황실맛사지나 우리동네 태국맛사지가 훨 그리웠다.
셋째날
30분 일찍 새벽기상을 하고 매우 바쁘게 달려가서는 아연하였다.
오전 내내 세개의 샵에 붙잡혀(?) 있었는데 장가계는 일단 기본적으로 다섯개의 샵과 엄청난 옵션이 있는 것이 당연시되는 곳이란다.
라텍스는 매트리스~ 베개에 이어 패드 신상이 나와 있었고
게르마늄 코너에서는 기계로 건강상태를 체크해 주고 정상혈관과 달리 혈관이 뭉쳐 있어 위험하다는 서비스(?)도 해주어 대표로 서비스를 받은 사람들은 찜찜해졌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멀뚱멀뚱 가이드의 기분을 업시키지 못한 나는 민망한 마음에 죽섬유 코너에서 치약과 대나무 행주를 좀 샀다가 돌아오는 내내 가방 무거워졌음을 후회하였다.
점심을 먹고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유리다리를 갔는데
나는 유리위로 선뜻 들어서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장난까지 걸 수 있는 나의 담대함이 은근 놀라웠다. 다리를 건너야 대협곡으로 내려설 수 있었는데 다리 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3.5키로 정도의 대협곡 트래킹을 하였다.
이어서 어마어마한 크기의 황룡동굴을 들어갔는데 동굴 안이 너무 덥다는 바람에 훌훌 벗어부치고 나선 사람들이 동굴까지 걸어가기에 감기들기 십상이었다.
입구에서 배를 타고 들어간 동굴은 종유석과 석순, 석주들이 환한 조명하에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계속 한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멤버들이 돌려가며 먹는 중국음식을 먹고 싶다고 소원하여 호텔의 중식당에 들어갔는데 그 특유의 향이 식욕을 살리지는 못하여 계란찜만 집중공략하였다.
호텔에 돌아와 보니 네째 발가락 굳은살에 물집이 잡혀 있어 내일 일정이 좀 고민이 되며 이왕 샵투어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 오전/오후로 한코스씩 돌며 사이사이 넣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에 툴툴대었다.
넷째날
하이라이트날이란다. 가장 좋은 곳을 아껴 보여주는 곳~~~
천문산 절경을 보기 위해 시내에서 둥둥바구니를 탔다. 케이블카를 북한에서는 그리 말한다누만~~
둥둥바구니는 일반 집 들의 지붕위를 넘실거리다가 터미날 위도 지나고 철도길도 지나며 산으로 올라갔다.
산 중턱에는 귤나무도~ 일부러 심어 놓은 상추 등의 농작물도 보이고~
특히 까만색 옷의 사람들이 빙 둘러 있는 곳은 집들이를 하는 집이라는데 둥둥바구니는 하염없이 올라가 중간에 동력선이 한번 바뀌며 30분을 올라가 비용이 아깝지 않았다.
정상에서는 다시 리프트를 타고 반대쪽으로 올라가 동편이던 서편이던 한방향으로 돌아나오는 코스가 있다는데 우리는 서편으로 올라가 천문산사를 보고 동편으로 한바퀴 도는 코스를 택하였다.
초입에 유리잔도라 하여 유리길이 약간 있고
멋있는 장관에 귀신이 곡을 한다는 귀곡잔도가 동~ 서~ 양쪽에 있었다.
열심히 사진을 찍으며 올라가는 중 어느 현지인이 이리 저리 포즈를 취하라 하더니만 좀 더 가니 사진 찾는 곳이 있었는데 내 사진을 보며 `조게 제일 낫게 나왔네` 하며 이야기했을 뿐인데 그냥 가는 내 뒤통수에 소리소리 지르며 붙잡는 바람에
성능도 좋지 않은 포토프린터에서 사진나오는 시간을 기다리며 일행을 기다리게 하는 아마추어적 실수를 하였다. 그저 흥~하며 지나쳐 와야 했건만~~~
서쪽길 끝에는 천문산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뒤로 돌아들어가면 또 한 세트가 나오고 또 돌아가면 또 나오고 하니 그 규모가 어림잡을 수도 없다.
내 아이폰이 세번이나 먹통현상이 발생했는데 돌아와 물어보니 아이폰이 추운데서는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니 멋있다고 꽤나 많은 사진을 찍으며 추위에 방치했던 듯~
다시 30분을 둥둥바구니를 타고 내려와 점심으로 삼겹살을 먹었는데 외국까지 나와서 뭔 삼겹살~? 하며 마뜩치 않았었는데 여태 먹은 식사 중 가장 좋았다. 아마도 먹거리의 고장에서 온 전라 멤버들이 모두 기립하여 굽고~ 뒤집고~ 자르고~ 거기에 까르르 웃음소리를 상추에 얹을 수 있었던 덕이리라~~
5가지 샵 중의 마지막 진주샵에 들렀다가 머나먼 귀가길에 올랐다.
9시간 반이 예상되는 무한까지의 버스여행~~ 아마도 자정이 넘어서야 무한의 호텔에 도착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엽렵한 가이드는 끈질긴 조정 끝에 장가계역에서 장사-무한 간의 고속철 티켓을 예매하여 장사까지 네시간 반의 버스여행으로 리무진과 이별하였다.
장사역에서 고속철을 탈 때는 역시 검색이 엄격하여 비행기 화물로 통과되었던 과도가 새삼 문제가 되었다. 결국 스테인레스 칼보다는 세라믹칼 정도이어야 한다는 진리~ 게다가 과도를 사용할만큼 과일이 맛있지 않다는 거~~ 는 염두에 두어야 할 장가계여행팁이다.
고속철에서 내려 다시 셔틀로 40분 달려 도착한 데이즈 호텔은 로비나 방에서 와이파이가 되지 않아 불편하였다. 장사 톨게이트 근처에서 저녁을 먹을 때 식당의 무료와이파이 덕을 보지 않았더라면 와이파이 천국의 나라에서 날아간 나는 아마 더 툴툴대었을 것이리라~~
드디어 돌아가는 아침이 밝았다.
12시 4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하여 조식 후 아홉시에 호텔을 출발하고 40여 분을 달려 무한공항에 도착하였다.
티비보며 퀼트, 뜨개질이나 태팅질 등을 주로 하는 나는 눈이 피곤할 때 까먹으려고 비행기 타기 전 면세점에서 챠챠푸드 해바라기씨 과자나 몇봉 사가려고 했는데
중국위안으로만 결제가 된다 하여 그나마 사지 못했다.
집에서 굴러다니던 130위안을 치워버리려고 들고 와서는 치약 사며 서둘러 없애 버린 것이 실수였다. 면세점도 거의 없고 그나마 있는 편의점에서는 달러는 받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 편의점에서는 10위안~ 즉 1700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2천원~ 한국의 쿠팡에서는 2500원~~
장가계는 한국이 만들어 놓은 관광지인 양 한글사용이 많고 가격표시도 아예 한국돈으로 붙여놓은 상품이 많다. 그래서 여행경비를 일부러 환전할 필요가 없는 것도 장가계여행 팁이리라.
챠챠푸드 해바라기씨 외에도 원가계에서 화덕에 굽는~ 고기와 야채를 넣은 호떡 같은 것을 사먹었는데 10위안~ 그것을 한화 2천원에 받는 것은 노점상으로서도 훨씬 이익일 것이므로 한화를 더욱 선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12시 40분 발 비행기는 두시간 정도의 비행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는데
시차 한시간을 추가하여 한시간 앞으로 돌렸던 시계바늘을 두시간 뒤로 다시 원상복귀하며 마무리하였다.
2터미널에 생긴 쉑쉑버거 매장이 눈앞에 보여 쉑쉑버거 햄버거를 줄서서 기다리며 이 다이나믹한 젊음과 활달한 분위기의 우리나라가 참 좋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여행을 마무리하였다
첫댓글 카페에 가입하자마자 장가계를 함께 가게 되었네요
이런저런 일들도 모두 장가계 설산의 아름다움에 묻히더라고요
함께 해서 즐거웠습니다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어요. 얼떨결에 장가계 구경 잘했네요. 친구들에게 밴드로 기행문을 써주는데 그 글 데려왔어요.
좋은 내용의 글
좋은 사진
감사합니다.
섬세하고 꼼꼼한 후기글 잘봤습니다
재미있었겠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