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익환씨(29·가명)는 대학교 2학년 시절이던 2년 전, 학업을 뒤로 한 채 생활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장애인의 몸으로 아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고생하는 홀어머니를 생각해서였습니다.
작은 가게의 점원이지만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는 내 꿈을 펼칠 날이 오리라는 희망을 가졌는데, 어느날부터 몸이 자꾸 붓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그런가?' 하는 의문도 잊고 바쁘게 지내던 익환씨. 하루는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안 좋아 어머니께 겨우 몸을 의지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혈액·골수 종양 척추로 전이
장애 어머니 두고 갈 순 없어배에 가득 찬 복수를 빼고 검사한 결과 혈액과 골수에 악성종양이 생기는 '비호지킨 림프종'이라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듣도 보도 못한 낯선 병명 앞에 익환씨는 한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무균실에 누워 있던 익환씨는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남편에게 외면당한 채 아들에 의지해 살아온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이를 악물었습니다. 항암치료, 조혈모세포이식 등 힘든 치료 끝에 드디어 상태가 호전됐다는 결과를 들었을 때 비로소 익환씨와 어머니는 웃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쁨도 잠시, 지난해 12월부터 다리가 저려오는 이상 증세가 나타났습니다. 어머니 몰래 한의원에 다니며 침으로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다리에 힘이 없어 걸을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병원을 다시 찾은 결과 척추 안에 암이 전이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머니의 걱정을 덜어 드리기 위해 병원 사람들에게 종종 "나처럼 잘 생긴 환자 봤냐"는 농담을 던지는 익환씨. 하지만 척추 수술을 바로 할 수도 없고, 면역력이 없어 무균실에서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자신을 보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에 떨곤 합니다.
늘어나는 병원비 걱정에 마음은 더욱 더 무겁기만 합니다. 수급자라 의료혜택이 있다고 하지만 병원비만 벌써 300만~400만원이 돼버렸습니다.
익환씨는 오늘도 병실에 누워 하늘만 쳐다봅니다. 포기하기엔 너무 젊은 나이, 더구나 홀로 남겨질 어머니를 생각하면 도저히 삶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전경희·부산 중구 보수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 051-254-0030.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사랑의 열매 051-441-9423-4.
△지난 20일자 김기호씨 이야기 67명의 후원자 272만8천원.
↓ 이렇게 됐습니다
지난달 30일자 박순이 할머니
박순이 할머니 가족의 사연에 많은 분들의 도움이 모여 320만7천500원의 성금이 가족들에게 전달됐습니다.
할머니는 최근 허리가 아파 한 달 정도 수술과 입원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성금 덕분에 병원비 걱정은 덜 수 있었습니다. 남은 돈은 손자의 교육비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할머니는 가족들의 건강이나 진로 문제 등으로 여전히 걱정이 많으십니다. 그러나 얼굴도 모르는 이웃들의 따뜻한 격려와 도움으로 희망을 품게 됐다고 합니다. 할머니 가족은 힘을 합쳐 앞으로 다가올 어려움도 이겨내겠다며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