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이 되어 예수께서 다시 회당에 들어가셨는데 마침 거기에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예수께서 안식일에 그 사람을 고쳐주시기만 하면 고발하려고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예수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는 “일어나서 이 앞으로 나오너라.” 하시고 사람들을 향하여는 “안식일에 착한 일을 하는 것이 옳으냐? 악한 일을 하는 것이 옳으냐? 사람을 살리는 것이 옳으냐? 죽이는 것이 옳으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은 말문이 막혔다. 예수께서는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탄식하시며 노기 띤 얼굴로 그들을 둘러보시고 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손을 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손을 펴자 그 손은 이전처럼 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나가서 즉시 헤로데 당원들과 만나 예수를 없애버릴 방도를 모의하였다.
■ 오늘의 말씀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손을 펴라.”하고 말씀하셨다.
■ 오늘의 묵상 : 어머니의 손가락
2년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두 분이 사시던 집에 어머니 혼자 남으셨습니다. 어머니는 일찍이 신장이식 수술을 받으셨던 터라 함부로 다른 약을 먹거나 약물을 쓸 수 없으십니다. 그리고 류마티스 염증이 온 몸으로 퍼져 통증이 오는 날엔 꼼짝 못하고 며칠을 그냥 견디셔야만 합니다. 어느 날에는 극심한 통증으로 아플 대로 아픈 다음에 제게 전화하신 적도 있었고, 입원했다가 퇴원한 후에 연락하신 적도 있습니다. 왜 전화하지 않으셨냐고 여쭸더니 괜히 바쁜데 신경쓰게 할까봐 안했다고 하셨습니다. 게다가 신장이식 수술 후부터 계속 복용하던 약이 누적되어 최근에 부작용으로 손가락 마디에 염증이 생겨 제거하는 수술도 했습니다. 그런데 봉합한 부위가 아직까지 아물지 않아 설거지, 머리감기 등 일상생활에 장애가 더 늘어나고 말았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 하신 유언이 “네 엄마 잘 돌봐라.”였는데, 얼마 전 동생에게서 “엄마를 독거노인 취급하지 마라.”는 얘길 들으면서 어머니 보살피는 일을 소홀히 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백발이 된 어머니는 약과 가족에 의존하지 않으면 살 수 없고 저는 제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마음만 답답해졌습니다.
손이 오그라든 사람, 지금까지 살아왔던 대로 그냥 살아도 될 것을 예수께서는 그를 불러냅니다. 그리고 고쳐주십니다. 현세의 질서와 가치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라고.
하느님, 병 많고 장애가 있어 절망에 빠진 어머니와 우리 가족이 마지막까지 당신의 뜻을 쫓을 수 있도록 은총내려 주시길 간절히 빕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 노인을 모시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손을 펴주신 예수님의 치유의 기적이 일어나길 간절히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