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우리는 세 차례의 번개모임으로 삼복더위와 이별했다. 초복을 이틀 앞둔 지난 7월 15일 금요일 12시 반 롯데백화점 광복점 지하분수대에 모여 남포동 서울삼계탕에서 복달임을 한 이후 두 번째와 세 번째도 서울삼계탕 2층에서 모였다. 복달임으로 마련된 삼계탕은 쭉 황 회장님의 몫이었다. 서울삼계탕은 간을 하지 않아 순수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세 번째 수필부산문학회의 번개모임에는 칠팔십 대 회원 여덟 분이 함께 했다. 황선영 회장을 비롯한 박홍길, 허정 고문과 최홍석 이사, 그리고 우아지 편집국장과 최화웅, 정대락 회원과 김여울 화백이 막바지 더위 속에서 모였다.
서로의 안부와 함께 참석하지 못한 회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동정을 일일이 더듬는 정겨운 자리였다. 식사가 끝날 무렵 최홍석 이사께서 일어나 축하를 제의했다. 그 첫 째는 부산문인협회 월간지『문학도시』〈이달의 시인〉란에 6월호에는 하창식 부회장에 이어 7월호에는 우아지 편집국장, 그리고 8월호에는 박송죽 회원이 소개될 예정이라는 소식과 함께 오늘 (17일) 국제신문 19면 문화면 톱기사로 실린 최화웅 회원의 인터뷰 기사에 관한 격려와 축하였다. 박홍길 고문께서는 신문을 스크랩 해 와서 회람을 시키기도 했다. 식사가 끝나고 ‘만디버스’를 타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피서객이 붐비는 부산역으로 갔다.
부산역 광장 아리랑 호텔 앞에는 ‘만디버스’를 비롯한 부산시티투어 점보버스와 부산관광공사에서 운행하는 부티(BUTI)버스 등 다양한 눈요기수단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타기로 한 ‘만디버스’는 부산 산복도로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풍경 속에 달리면서 싱그러운 바다의 아름다움과 산마을의 정겨움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우 국장은 설레임을 나누어주며 들뜬 마음을 다독였다. 2시 30분에 부산역을 출발한 25인승 ‘만디버스’는 우리나라 최초의 도개교 영도대교를 건너 영도의 흰여울 문화마을을 거쳐 남항대교를 건넜다. 그 앞에 펼쳐진 우리나라 최초의 송도해수욕장과 구름산책로를 지나 감천문화마을과 아미문화학습관을 지나 누리바라기 전망대에서 그림 같은 한 폭의 부산전경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아미동 산만디를 돌아내려온 우리는 국제시장과 용두산공원, 보수동 책방골목에 다달았을 때 황 회장이 버스에서 내리겠다고 했다. 부산역에서 만나가로 하고 임시정부청사가 있는 석당박물관을 거쳐 대신동 산보도로로 올라 옛 한지 원료의 닥밭골 마을을 지나 금수현의 음악살롱과 민주공원, 김민부 전망대와 장기려 기념관이 있는 이바구공작소와 마지막 코스로 유치환의 시 ‘행복’이 떠오르는 우체통을 보고 한 시간 40분 만에 부산역으로 원점회귀 했다. 아쉬운 것은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10월 30일까지 ‘산복도로 옥상달빛극장'이 열리는 찬마산 에코하우스와 망양로의 금수현 음악살롱, 그리고 이바구캠프에 내려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시간을 아끼느라 처음부터 만디버스가 거치는 열여덟 곳에는 내리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 번 내리면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30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 내리지 않고 난스톱으로 돌아보기로 했다.
황 회장은 우리가 부산역에 도착했을 때 검은 비닐봉지에 두꺼운 책을 사들고 돌아오셨다. 사연인즉 황 회장은 이번 만디버스를 타고 보수동 책방골목을 거친다는 코스를 미리 알고는 인터넷으로 검색한『한국문학대사전』을 구입하기 위해서 동화서점에 들른 것이다. 1973년에 발행된 문원각의『한국문학대사전』에서 우리 수필부산문학회의 역사기록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수집의 노력이 숨어 있었다. 오늘 번개모임을 마무리 하는 자리에서 모두들 그 책에 고개를 빼고 눈길을 모았다. 우리 회가 전국 최초의 수필동인회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다시 한번 가슴이 뛰었다. 그렇게 번개모임은 해가 서산마루에 걸릴 즈음에 팔목에 두른 승차표식을 한 팔목을 모아 한 장의 인정샷을 남기고 귀가를 서둘렀다.
다음 번개는 한가위를 지나고 새로운 계절 가을이 오면 사상역에서 출발하는 5시간짜리 <낙동강에코버스>를 타고 유유히 흐르는 전통의 낙동강과 고수부지의 생태시설은 물론 낙동강 하구에 아름답게 번지는 낙조를 보며 창의력을 북돋우기로 했다. 더우기 저녁번개로 풍성한 가을 음악회와 행사를 위한 번게모임으로 다양한 모임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기로 뜻을 모았다. 세 차례에 걸친 삼복번개모임을 위해 매번 질 좋은 삼계탕을 사주신 황 회장님과 뒷바라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은 우 국장님의 노력에 모든 참여 회원들이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가졌다. 마음 한편에는 이 좋은 기회를 함께 하지 못한 회원들에게 아쉬움이 가졌다
첫댓글 전국 최초의 수필동인회가 1973년에 결성되어 오늘에 이르렀군요.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부산의 거리거리가 파노라마 되어 스쳐가는 선생님의 글에서 추억을 더듬습니다.
행복하셨던 번개모임, 저에게도 행복바이러스가 번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고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국장님 삼복 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