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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대리 김종수 주교와 사제들이 비빔밤에 넣을 달걀을 부치고 있다.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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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구 사제들이 야유회 대신 봉사를 선택했다. 봄, 가을로 1년에 두 차례 떠나던 교구청 사제 야유회 중 봄 소풍을 나눔밥차에서
봉사하는 것으로 대신한 것.
교구장 유흥식 주교와 총대리 김종수 주교, 교구청 사제단 등 18명은 조리와 음식 나르기, 안내,
선물 전달 및 후식 서비스 등 4개 조로 나눠 16일 대전 유성 도안 1단지ㆍ구암 4통 경로당과 인근 홀몸 어르신들, 복지관 노인복지센터 치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날 나눔밥차의 메뉴는 비빔밥과 콩나물국. 사제들은 그릇에 비빔밥용 나물을 넣고 달걀을
부치며 음식을 조리하고 행주로 깨끗이 닦아 밥상을 차리는 등 음식을 정성껏 준비해 어르신들을 맞았다.
음식 준비나 배식, 안내 등은 잔 손길이 많이 가는 터여서 복지관 사회복지사들이 도왔음에도 사제들은 다들 자리에 한 번 앉지 못하고 3시간
30분을 꼬박 봉사에 매달려야 했다.
끝으로 과일 등을 후식으로 제공하고 떠날 때는 유 주교가 어르신들께 직접 과자 보따리 선물도 건네며 봉사를 마무리했다.
사제들의 봉사에 남경순(마리안나, 73, 대전 둔산본당)씨는 “신부님들께서 직접 상을 차리고 음식을 준비해주실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흐뭇하고 또 고맙기 이를 데 없고 음식이 매우 맛있었다”고 밝혔다.
장영순(86) 할머니도 “식당에서 먹는 음식보다
훨씬 맛있었다”며 “신부님들께서 직접 봉사를 나오셨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봉사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만나 함께하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주교직무라고 여기는 유 주교의 봉사활동 제안에 교구청 사제
공동체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성사됐다.
교구 사회사목국장 나봉균 신부는 “알게 모르게 열심히 봉사하시는 신부님들이 많은데,
저희는 다만 어쩌다 한 번 나온 봉사활동이라 주목을 받았을 뿐”이라며
“다만 오늘 저희의 봉사가 가난한 분들에 대한 사랑과 한끼100원나눔운동에 본당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구 사목기획국 차장 이영일 신부도 “가난한 사람들한테 찾아가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교황님께서도 말씀하셨고, 예수님 말씀도
그렇다”면서 “기회가 닿으면 언제든지 봉사에 나오고 싶다”고 희망했다.
설거지를 끝으로 봉사를 마무리한 사제들은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마시며 야유회를 봉사로 마무리한 뜻깊은 오후를 즐겼다.
유 주교는 “교구청 사제들도 사제들의 공동체니까 친교가 중요하지만,
손과 발에 땀을 흘리며 봉사하는 것도 사제들의 본모습이 돼야 한다”면서 “사제들 사이에 봉사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세택 기자 (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