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경제] 선물 거래
정해진 가격에 거래하기로 약속하고 물건은 나중에 주고받는대요
입력 : 2023.03.02 03:30 조선일보
선물 거래
▲ 미국 텍사스주 러빙카운티의 한 석유 시추 현장. /로이터 연합뉴스
Q. 작년부터 원유(原油) 가격이 많이 올라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높아졌는데, 가격이 오르기 전에 선물(先物)로 원유를 많이 사둔 기업들은 타격이 덜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원유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는 무엇이고, 또 선물은 뭔가요?
A. 우리나라는 원유가 나지 않아 전부 수입하기 때문에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원유는 땅속이나 바다에서 뽑은 석유 그대로를 말해요. 우리나라는 원유를 사다가 불순물을 없애는 과정을 거쳐 휘발유·경유 같은 자동차 연료나 나프타 등을 만들죠. 작년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며 국제 원유 가격이 급격히 올랐어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서방국가들이 반발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제한하면서 전 세계 원유 공급이 부족해져 값이 오른 거죠.
2020년 4월 21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배럴당 10.01달러에 거래됐던 WTI(서부 텍사스 원유)가 지난해 6월 8일에는 1배럴당 121.11달러에 거래됐어요. 이런 상황을 예측했더라면, 2020년 4월에 원유를 미리 많이 사두면 좋았겠죠? 하지만 사는 쪽 입장에서는 고민이 생길 수 있어요. 당장 많이 사두면 보관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죠. 그럴 때 이런 제안을 하면 어떨까요? "내가 1년 후에 당신네 원유 1000배럴을 사겠다고 약속하겠소. 대신 그때도 지금의 가격으로 살 수 있게 해 주시오"라고요. 파는 쪽에서는 나중에 가격이 내려갈지도 모르니 적절한 가격에 상품을 미리 팔기로 해 수익을 확정시켜 놓는 게 이익일 수 있고, 사는 쪽에서는 가격 변동 위험을 피해 정해진 값에 미래 시점의 상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이렇게 정해진 가격에 물건을 거래하기로 약속하고 물건은 나중에 받는 걸 선물 거래라고 해요. 반면 마트에서 물건을 사듯, 곧바로 값을 지불하고 바로 물건을 받아오는 걸 현물(現物) 거래라고 합니다.
국제시장에서 원유는 현물 거래를 하기도 하고 선물 거래를 하기도 해요. 상품 가격의 변동이 클 경우, 일부 거래를 선물로 하면 파는 쪽, 사는 쪽 모두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선물거래는 활발히 이뤄집니다.
오래전부터 선물 거래를 많이 해오던 품목 중 하나가 농산물이에요. 농산물은 그때그때의 수확량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큽니다. 배추 농사를 짓는 농부는 수확 시기에 배추값이 한 포기당 1000원도 안 될 것 같은 예감이, 농산물을 사는 쪽에서는 올해 배추값이 한 포기에 1만원이 넘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해봐요. 수확 시기가 오기 전에 정해 놓은 가격에 거래하기로 약속하면 서로 좋겠죠. 농부는 수확 시기에 배추 가격이 너무 내려가 손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어지고, 구매자는 배추를 구하기 어려워지거나 비싸져도 일정량의 배추를 약속한 가격에 살 수 있으니까요.
김나영 양정중 사회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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