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IXdNnw99-Ic?si=Vg_GhnsSWIVswdh9
Pink Floyd / Wish You Were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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뺄셈
김 광규
덧셈은 끝났다
밥과 잠을 줄이고
뺄셈을 시작해야 한다
남은 것이라곤
때 묻은 문패와 해어진 옷가지
이것이 나의 모든 재산일까
돋보기 안경을 코에 걸치고
아직도 옛날 서류를 뒤적거리고
낡은 사전을 들추어 보는 것은 품위 없는 짓
찾았다가 잃어버리고
만났다가 헤어지는 것 또한
부질없는 일
이제는 정물처럼 창가에 앉아
바깥의 저녁을 바라보면서
뺄셈을 한다
혹시 모자라지 않을까
그래도 무엇인가 남을까
🍊🍊
살면서 그냥 굼금한 것
아니 제일 궁금한 일 .
당신은 어떤 것이 알고 싶습니까 ?
날짜 가는 줄도 모르고
일요일을 맞는 밤이 되었다
어제 출석부를 올려야하는 약속도
까맣게 잊고 말았다 .
그냥 때가 되면 출근하고
퇴근하면 멍하니 앉았다 잠에 드는 일상이
두 달을 넘어서고 있다
탈출을 모색하려다 부질없는 일 같기도 하고
무료함을 걷어 차려 책을 펼쳐도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무 것도 없고 ,
폰을 열면 메일과 문자 . 카톡이 수북하게 넘치고 .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노래가
몇 번을 반복하는지 ....
그래도 계절이 바뀌면서 ....
" 좀 나아지겠지 "
어떤 약속도 없이 혼자 중얼거리는 .....
그림 / 민병도 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