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문학과 인재 최현의 문학세계(요약)
시인/행정학박사 이성칠
인재 최현 선생은 1563년(명종18년) 구미시 해평면이 낳은 명현으로 1588년 (선조21) 사마시, 증광별시 생원과, 44세 문과급제, 서장관, 부제학, 강원도 관찰사가 되었다. 구미 최초의 역사지리서인 일선지(一善志)를 남겼다. 1640년 78세에 졸하니 완성군에 봉해졌다. 역사적으로 뚜렷한 족적을 남긴 관료이자 문학가, 훌륭한 저술가였다. 강직한 성품과 문무를 겸비하였다. 학봉 김성일의 高弟로서 『鶴峯先生言行錄』을 편찬했다. 29세가 되던 1591년에 몽유록계 소설인 「琴生異聞錄」을 지었다. 30세가 되는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일으켜 도처에서 공을 세웠다. 왜란을 겪으며 절실히 느낀 감회 등을 담아 「용사음」과 「명월음」이라는 두 편의 한글 가사를 지었다. 「명월음明月吟」은 78구로 이루어진 가사로서 임진왜란으로 몽진에 오른 임금을 명월에 비겨, 憂國과 戀主의 지극한 정을 노래한 작품이고, 「용사음龍蛇吟」은 112구의 창의가사로서 의병들의 충렬을 흠모하고, 회복함을 기뻐하는 가사이다. 모두가 임진왜란을 소재로 노래한 것으로 국문학사에서 일정한 의의가 있다.
조선시대 가사 문학은 다양한 삶의 모습들과 다층적 세계관 및 이념들이 총체적으로 투영되어 있다.
첫째 사대부 가사인데, 강호의 생활인 안빈낙도가 주제이다. 정극인의 상춘곡, 정철의 성산별곡, 박인로의 노계가 등이다. 연군의 유배로 우국지정의 유배가사이며, 정철의 사미인곡, 속미인곡, 이긍익의 죽창곡 등이다. 유교이념과 교훈으로 조식의 권선지로가, 이황의 도덕가 등이다. 기행으로는 백광홍의 관서별곡, 정철의 관동별곡 등이다. 전란의 현실과 비분강개로 양사준의 남정가, 박인로의 태평사, 선상탄, 최현의 용사음, 명월음 등이다. 역사 풍속 세덕으로 역대가, 한양가, 농부가, 농가월령가 등이다.
둘째는 규방가사로 내방가사라고 하며, 교훈가사와 생활체험가사로 나뉜다. 교훈가사는 계녀가류와 도덕가류로, 생활체험가사는 탄식류, 송축류, 풍류류로 나뉜다. 도덕가, 오륜가, 청상가, 노처녀가, 재롱가, 수연가, 화전가, 관동팔경유람기, 경주관람기 등이다.
셋째는 서민가사이며, 청춘과부곡, 규수상사곡 등이다.
네째는 종교가사이며, 나옹화상의 서왕가, 휴정의 회심곡 등이며, 정약전의 십계명가, 이벽의 천주공경가, 도마 최양업의 사향가, 김기호의 성당가, 최제우의 용담유사 9편, 이태일의 오도가 등이다.
박인로의 입암이십구곡, 29수로 된 연시조, 특집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최현의 가사 명월음(明月吟)
작품의 주제 내용은 우국지정이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청천(靑天)에 떴는 달아
얼굴은 언제 나며 밝기는 뉘 시켰나
서산에 해 숨고 긴 밤이 침침한 때
청렴(靑奩)을 열어 놓고 보경(寶鏡)을 닦아 내니
일편광휘(一片光輝)에 팔방이 다 밝았다
<현대어 풀이>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맑은 하늘에 떠 있는 달아. 얼굴은 언제 나오며, 밝게 비추는 것은 누가 시킨 것인가? 서산에 해가 숨고, 긴 밤이 침침하게 어두울 때, 청렴을 열어놓고 거울을 닦아 내니, 한 조각 비추는 빛이 온 세상에 다 밝았다.
2) 최현의 가사 용사음(龍蛇吟)
임진왜란 당시의 사회상과 전황을 날카롭게 통찰하고 분석하여 과감하게 비판한 작품으로, 박인로의 「태평사」와 「선상탄」보다 창작 연대가 앞서며, 작자의 체험과 강력한 비판 의식에서 우러난 우국충정을 진솔하게 나타낸 고발 문학이다.
내 타신가 뉘 타신가 天命(천명)인가 時運(시운)인가
져근 덧 이예 아무란 줄 내 몰래라
百戰 乾坤(백전건곤)에 治亂(치란)도 靡常(미상)고
南蠻 北狄(남만북적)도 녜브터 잇건마
慘目 傷心(참목상심)이 이대도록 돗던가
城彼 朔方(성피삭방)니 王室(왕실)이 尊嚴(존엄)고
雪恥 除兇(설치제흉)니
<현대어 역>
내 탓인가, 뉘 탓인가, 천명인가, 시운인가. 잠깐 사이 어찌 되었는지 난 모르겠다. 셀 수 없는 싸움터에 난리도 많았었고, 남북의 오랑캐도 예부터 있건마는 참혹한 경상이 이처럼 심했던가. 성곽이 건재하고 왕실이 존엄하고, 흉적을 섬멸하여 치욕을 씻으려니
인재는 다양한 방식으로 문학 활동을 한 특이한 인물이다. 한글과 한문을 동시에 사용하여 작품을 창작하였으며, 창작 방식도 소설, 가사, 한시, 일기, 실용문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이루어졌다. 2016년 4월 학력평가 출제, 2021 EBS 수능완성, 2023 EBS 수능특강에 수록되었음이 이를 방증한다. 인재의 문학과 학문에 대한 전국적인 학계의 연구와 구미성리학역사관 중심으로 재조명 사업이 활발하다. 당면한 <인재문학관> 건립에 문학인들이 중심이 되어 전 시민적 기대감으로 승화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