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경제 발전의 흐름
16세기는 유럽 경제가 오랜 침체를 겪고 나서 다시 활기를 되찾은 시기이다. 1340년대 후반에 유럽을 휩쓴 흑사병(다른 이름은 ‘페스트’ - 옮긴이 아사달. 아래 ‘옮긴이’)은 유럽 사회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 남동유럽에서 시작되어 이탈리아, 스페인(에스파냐 – 옮긴이), 잉글랜드, 프랑스, 독일(도이칠란트 – 옮긴이), 스칸디나비아, 러시아로 번져 나가며 유럽 인구의 약 3분의 1 정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흑사병이 이렇게 무서운 결과를 낳은 것은 당시로서는 병을 치료할 적절한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지만, 당시 유럽인들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도 하나의 이유(까닭 – 옮긴이)이다.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식량이 부족해졌고, 따라서 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졌던 것이다.
유럽 경제는 중세의 오랜 침체 끝에 11세기부터 되살아난다. 인구가 증가하고 광범한(폭넓은 – 옮긴이) 개간 사업이 이루어지며 농업(여름지이 – 옮긴이)도 발전한다. 또 원거리(먼 거리 – 옮긴이)를 잇는 상업이나 수공업도 발달한다.
그래서 13세기까지 중세 후기의 번영을 이루나 14세기에 들어서며 사정이 달라졌다. 1000년경에 약 3,000만이었던 유럽 인구가 1340년경에 약 7,400만 명이 될 정도로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당시의 농업 생산성이라는 것이 밀 한 알을 심으면 겨우 3~4알을 수확할(거둘 – 옮긴이) 정도로 낮았으니 급격히 늘어난 인구를 충분히 먹여 살리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흑사병이 퍼지자 막대한 피해를 낸 것이다.
인구가 줄어들자 많은 농경지가 버려져 다시 숲으로 되돌아갔고, 상업이나 수공업도 쇠퇴했으며 도시도 위축되었다. 결과적으로 유럽 경제는 거의 파멸적 상태에 빠졌다.
큰 전쟁이나 전염병이 돌아 인구가 많이 줄어든 다음 그것이 다시 원상태로 회복되는 데는 보통 약 200년(2세기 – 옮긴이)의 기간이 소요된다. 그러니 16세기에 들어서서야 유럽 경제가 겨우 다시 회복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인구가 늘어나며 식량 증산을 위해 다시 숲이나 늪지의 개간이 널리 이루어졌다. 또 수공업이나 상업도 점차 활기를 띠게 되었다.
나라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유럽 경제는 대체로 17세기에 잠시 침체기를 겪다가 18세기에 와서 다시 성장을 계속하게 된다. 특히 18세기 말 이후의 산업혁명(공업혁명 – 옮긴이)을 겪으며 경제 발전의 속도가 더 빨라졌고, 그것이 오늘날(2000년대 후반 – 옮긴이)까지 이어지게 된다.
▶ 유럽 문명의 산물인 근대 자본주의
서양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발전을 서양 근대 문명의 본질적인 하나의 구성 요소로 생각한다. 자본주의를 유럽 문명이 만들어 낸 독특한 산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본주의의 기초가 마련된 16세기 이후의 유럽 경제 발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맑스나 베버 같은 19세기 대학자들의 전 생애에 걸친 지적 노력은 자본주의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 아놀드 토인비나 칼 폴라니, 페르낭 브로델 같은 20세기 서양의 유명한 역사가들의 경우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자본주의가 정신적이건 물질적이건 여러 이유로 오직 근대 유럽에서만 발전할 수 있었고, 그것이 전 세계(온 누리 – 옮긴이)로 확산되며(퍼지며 – 옮긴이) 오늘날 전(온 – 옮긴이) 지구가 하나의 경제체제 안에 포섭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지구상의 모든 지역이 하나의 경제적 틀에 묶여 있다는 생각은 19세기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보다 정교한 이론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1970년대 이후이다. 미국 학자인 ‘이매뉴얼 월러스틴’이 16세기 이후 세계 경제의 발전을 ‘세계체제’라는 개념을 가지고 설명한 데서 비롯했다.
이 개념은 만들어진 지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불구하고’는 빼야 문법/어법에 맞는 문장이 된다 – 옮긴이) 요즈음 역사학이나 사회과학을 공부하는(배우는 – 옮긴이) 많은 연구자들이 사용할(쓸 – 옮긴이) 정도로 일반화되었다(일반화했다 – 옮긴이). 월러스틴이 그것을 가지고 오늘날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서 나타나는 경제적인 지배 – 예속 관계를 세계사 속에서 그 나름으로는 잘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월러스틴의 세계체제론을 통해 16 ~ 18세기의 유럽과 비유럽 경제의 관계를 한번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