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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YOUNG SOCCER(영싸커) 원문보기 글쓴이: 영싸커 운영자
한준의 티키타카
▲ 최고 對 최고 EL MEJOR CONTRA EL MEJOR ▼
리오넬 메시 vs.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1년 365일 중 열리는 무수히 많은 경기 중에 단 한 경기만 볼 수 있다면 어떤 경기를 골라야 할까? 자신이 지지하는 팀의 경기라는 조건을 빼놓고 택해야 한다면 '2013년 현재 시점'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을 경기는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대결이 아닐까 싶다. 축구계에서 '고전의 승부(El Clasico)'로 불리는 둘의 대결은 역사적으로 매우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지만, 순수하게 스포츠 팬의 입장에서 본다면 당대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전력을 다해 충돌하는 경기라는 점이 더 매혹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엘클라시코의 전장을 수놓을 별이 즐비하지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메시와 호날두, 호날두와 메시다. 어떤 식으로든 둘이 승부의 균형추를 흔들 것이다. 전 세계 도처에서 수 많은 이들이 두 선수를 지겹도록 비교하고 있다. '티키타카'도 이 지겨운 비교에 동참하고자 한다. 철저히 엘클라시코 경기를 기준으로 정리했다. 지겹게 반복되고 있는 비교이니만큼 이번 시도가 조금이나마 경기를 지켜볼 이들에게 유익한 관전 가이드가 되길 바란다.
![]() 최고 대 최고, 메시와 호날두의 18번째 엘클라시코 |
[엘클라시코 리와인드] 2009/2010시즌부터 2012/2013시즌 현재까지. 메시와 호날두가 출전한 엘클라시코 기록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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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시와 호날두는 엘클라시코 무대에서 총 17번 격돌했다. 두 선수 모두 결장한 경기는 없었다. 바르사가 8승 6무 3패로 절대 우위다. 하지만 최근 5경기만 놓고 본다면 2승 2무 1패로 레알 마드리드가 앞선다. 메시와 호날두가 모두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경기는 단 4경기 뿐이다. 호날두가 풀타임으로 나서지 못한 경기는 2009년 11월 29일 엘클라시코 데뷔전으로 당시 부상으로 인해 교체 아웃된 뒤 균형이 무너졌다. 이후 16경기에선 둘 다 전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 2009/2010시즌과 2010/2011시즌에는 메시의 활약이 우세했지만 2011년 코파델레이 결승전에서 호날두가 연장전에 헤딩으로 결승골을 뽑아낸 이후 2011/2012시즌과 2012/2013시즌 사이에 엘클라시코 6경기 연속골의 금자탑을 세웠다. 이는 엘클라시코 역사상 최다 기록이다. 최근 두 차례 엘클라시코에서 무득점에 그친 메시는 한 골만 더 추가하면 엘클라시코 18호골로 알프레도 디스테파노와 역대 최다골 동률을 이루게 되며, 2골을 추가하면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 두 선수가 함께 뛴 이후 메시는 17경기에서 11골을 넣었고, 호날두는 10골을 넣었다. 메시는 5개의 도움을 더해 총 16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린 반면 호날두는 도움은 기록하지 못했다.
[엘클라시코 히트맵] 주제 무리뉴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은 이후 매년 엘클라시코 풍년이다. 모든 대회에서 서로가 아니면 웬만해선 패배하지 않다 보니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코파델레이, UEFA 챔피언스리그 등 여러 대회의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2012/2013시즌에만 이미 4번의 엘클라시코가 열렸다. 두 차례 수페르코파 경기와 캄노우에서 열린 라리가 전반기 엘클라시코 그리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코파델레이 준결승 1차전 경기까지 4경기에서 보인 메시와 호날두의 플레이 현황을 정리했다.
![]() [엘클라시코 활동지역] 하얀색=호날두, 빨간색=메시, 축구공=득점위치 |
☞ 메시는 바르사의 '가짜 9번'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강력한 센터백을 무용지물로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2선으로 내려온다. 4-3-3 혹은 3-4-3 포메이션의 공격 최전방에 배치되지만 2선으로 자주 내려오고 때론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을 수행하며 볼 배급을 하기도 한다.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고 전방 전 지역을 누비나 측면에서 뛰는 빈도는 많지 않다. 득점도 중앙에서 나왔다. 프리킥과 페널티킥을 제외하면 한 번의 중거리슈팅과 한 번의 문전 슈팅이 있다.
☞ 호날두는 4-2-3-1 포메이션의 왼쪽 공격수로 뛴다. 호날두는 평소 페널티 에어리어로 파고드는 플레이가 잦지만 중원 볼 점유율에서 뒤지는 엘클라시코에서는 측면 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 반경을 보인다. 엘클라시코의 경우 호날두는 측면 수비까지 적극적으로 가담한다. 최근 경기에서 득점은 모두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이루어졌다.
[지난 주말에는] 엘클라시코 2연전을 앞두고 메시와 호날두 주말 라리가 경기에서 모두 자신이 팀의 '황금열쇠'라는 사실을 재차 입증했다.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 1-2 레알 마드리드 @리아소르/ 33분 출전, 1도움-결승골
호날두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것은 올 시즌 처음 있는 일이다. 엘클라시코 2연전과 맨유 원정 경기를 앞두고 주제 무리뉴 감독은 꼴찌 데포르티보전에 주전 선수들을 대거 쉬게 했다. 하지만 리아소르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자주 악몽을 선사한 땅이다. 1992년 이후 레알 마드리드가 라코루냐에서 승리한 것은 2010년 2월 단 한 번뿐이었다. 데포르티보가 최악의 모습을 보이며 꼴찌를 벗어나고 있지 못함에도 징크스는 이어지는 듯 했다. 전반 34분 리키가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12분 호날두, 외칠, 케디라가 동시에 투입되기 전까지 레알 마드리드는 꼴찌 팀에 뒤져있었다.
경기를 바꾼 것은 33분 간 화려한 축구쇼를 펼친 호날두다. 데포르티보는 6명이 선수들로 페널티 에어리어의 공간을 없앴지만 호날두가 역동적인 플레이로 수비를 몰고 다니며 카카의 숨통을 틔워주었다. 카카는 후반 28분 아름다운 중거리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었고, 후반 43분에도 호날두의 도움에 이은 이과인의 득점 과정에 시발점이 되는 스루패스로 오랜만에 눈부신 플레이를 펼쳤으나 경기 MVP(<아스>, <스포르트> 선정)로 선정된 것은 호날두였다. 호날두는 카카에게 볼을 밀어준 뒤 지체 없이 문전 왼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 호날두, 데포르티보전 득점 상황 - MARCA |
바르사 2-1 세비야 @캄노우/ 90분 출전, 1득점-결승골
메시는 밀란 원정에서 고전했지만 여전히 휴식을 거부했다. 최근 7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을 이어갔다. 이날 바르사는 다비드 비야와 알렉시스 산체스를 메시와 함께 스리톱으로 기용했다. 메시는 비야의 뒤에서 뛰었다. 바르사는 오랜만에 '진짜 9번'을 사용한 전술을 썼다. 우나이 에메리 감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세비야는 짜임새 있는 그물망 수비를 통해 바르사의 숨통을 조였다. 바르사는 밀란전과 마찬가지로 유효 슈팅을 거의 시도하지 못했다. 고질적인 약점이 드러났다. 세트피스가 시발점이 된 공격 상황에서 헤딩으로 실점했다.
호날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바르사의 동점골에 메시도 관여하지 않았다. 다니 아우베스의 예리한 크로스 패스를 바르사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교과서적인 9번의 헤딩골로 비야가 성공시켰다. 비야의 부활은 한계를 보인 '가짜 9번' 전술과 메시에 대한 집중 견제를 분산시킬 수 있는 새로운 옵션을 가져다 줬다. 매우 긍정적인 소식이다.
![]() 1) 4인 압박을 피해 테요에게 패스 2) 곧바로 문전으로 침투 |
![]() 3) 테요에 시선이 쏠린 마크맨을 떨구고 뒤로 물러섬 4) 수 많은 수비 사이에서 노마크 슈팅 득점 |
[슈퍼스타 공략법]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은 서로에게 좋은 '공략집'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호날두를 막는 법, AC 밀란이 메시를 막는 법에 대한 좋은 예시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만 당할 메시와 호날두도 아니다. 자신들에 대한 공략법에 이들이 대처할 수 있는 무기도 있다.
리오넬 메시는 AC 밀란의 전방부터 후방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진 질식 수비와 4중 합작 수비를 뚫지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메시를 막는 것은 이미 주제 무리뉴 감독이 페페의 전진배치를 고안하며 성공했던 방식이다. '가짜 9번' 전술에 대응하기 위해 터프한 수비수를 전방에 배치해 바르사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부스케츠와 차비를 공략한다. 전방에서 공 없이 고립된 메시를 뒤로 끌어내려 위험지역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게 한다. 바르사의 라인을 전체적으로 뒤로 물러나게 할 수 있다.
메시가 드리블을 시도하면 공격수, 미드필더와 풀백이 측면에서 3인 1조를 이뤄 메시를 마크하고 다른 선수들은 메시의 패스 루트를 차단하는데 주력한다. 호날두, 사비 알론소 혹은 케디라, 아르벨로아 혹은 파비우 코엔트랑이 조합을 이루고 바란이 빠져 나오는 패스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면 밀란이 보여준 것만큼 밀도 있는 수비를 펼칠 수 있다.
이럴 경우 메시는 동료를 이용한 플레이로 바르사의 득점에 기여할 수 있다. 밀란 원정에서 메시는 평소보다 피로했고, 그라운드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안방 캄노우의 환경과 응원열기는 메시가 최상의 기량을 낼 수 있게 할 것이다. 메시는 최고의 모습일 때 3중 압박을 무너트릴 수 있는 선수이며, 드리블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면 반대편에 있는 동료에게 촌철살인의 패스를 보낼 수 있다. 2011년 무리뉴가 메시 방어법을 들고 나온 이후 메시의 엘클라시코가 줄어들었으나 5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한 것은 이런 맥락을 반영한다. 최근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는 다비드 비야, 정점의 실력을 보이고 있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또 다른 가짜 9분 파브레가스는 메시의 패스를 받아 득점할 수 있으며 메시를 향한 견제를 분산시킬 수 있는 후보자들이다.
만약 메시를 파울로 저지한다면 직접 프리킥으로 득점할 수 있다. 메시는 올 시즌 직접 프리킥으로만 5골을 넣었다.
![]() 호날두의 특명, 메시를 수비한 뒤 곧바로 역습에 나서야 한다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막기 위해선 거친 수비형 미드필더와 발 빠른 풀백의 조합이 필요하다. 맨유는 필 존스와 하파엘을 통해 호날두를 측면에서 무력하게 만들었다. 바르사에서는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다니 아우베스가 이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둘은 존스와 하파엘 조합보다 경험과 기량 양 면에서 우수하다.
문제는 맨유가 자기 진영에 머물러 호날두가 달릴 공간을 없애는 선택을 한 반면 바르사는 라인을 최대한 전진시키는 철학을 고수하기에 역습 상황에서 더욱 빛나는 호날두의 돌진을 막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다니 아우베스를 제외한 바르사 수비진의 나머지 선수들은 호날두의 스피드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 다니 아우베스가 호날두를 신경 쓴다면 바르사 측면 공격의 한 축이 약해진다. 최근 캄노우 원정에서 5경기 연속골을 기록 중인 호날두는 이중 4골을 역습 상황에 무인지경의 수비 배후를 무너트리며 기록했다.
바르사는 유럽 클럽 중 평균 신장이 가장 작은 팀(177.74cm)이다. 공중전에서 호날두(187cm)를 상대할 수 있는 선수는 제라르 피케 뿐이다. 하지만 피케가 세트피스 상황에서 막아야 하는 장신 공격수는 호날두 만이 아니다. 호날두는 프로 경력 내내 헤딩으로만 38골을 넣었다. 엘클라시코에서 기록한 10골 중 2골이 헤딩골이었다. 바르사는 올 시즌 라리가에서 허용한 28골 중 8골을 세트피스 상황에 내줬고, 공중전 승률(47%)이 레알 마드리드(59%)에 크게 뒤진다. 지난 주말 세비야전에서도 이런 상황에 실점했다. 호날두의 해답은 '머리'다.
[같은 질문 다른 대답] 축구를 즐기는 것과 승리하는 것,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요? (출처: <엘클라시코의 모든 것>)
메시: "축구는 제게 단순히 하나의 직업이 아니에요. 열정입니다. 항상 말하지만 제가 좋아하고 즐겁기 때문에 하는 거예요. 훈련도 즐겁고 경기에 나서는 것도 즐거워요. 직업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있지만 일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즐기면서 하는 편이에요."
호날두: "경기를 즐기면서 승리하는 걸 택하겠습니다. 축구를 즐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일석이조를 해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기기 위해선 즐거워야 하고, 즐기기 위해 이길 것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2013년 2월 27일 새벽 5시, 두 선수가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줄 것이다. 즐기기 때문에 위대하진 둘처럼, 마음 편히 경기를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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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클라시코의 모든 것> 출간기념 이벤트※
한국시간으로 2월 27일 새벽 5시, 3월 3일 0시에 펼쳐지는 엘 클라시코 2연전의 결과를 예상해주세요. '한준의 티키타카' 2월 26일자 칼럼의 댓글로 응모하시면 적중하신 분들 중 5명을 추첨해 신간 <엘 클라시코의 모든 것>(브레인스토어, 2013)을 보내드립니다. (2월 27일 경기의 경우 90분 결과로 집계합니다. 다수의 동점자 발생이 예상되기에 각 경기별로 1명씩 예상 득점자를 써주세요.)
<엘 클라시코의 모든 것>은 한준 기자가 스페인에서 1년간 취재한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비롯해 두 팀의 역사와 엘 클라시코의 비화, 두 팀의 전설적인 영웅들을 비롯해 전술, 경제력, 성과 등 모든 면에서 축구 역사상 최고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재의 이야기까지 엘 클라시코의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응모 예시: 2월 27일 바르사 승(메시 득점), 3월 3일 레알 마드리드 승(호날두 득점)
글=한준(풋볼리스트 기자, 스포츠원 축구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