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회] 남해관음의 자비(3)
"흥 오공아! 그대는 그저 입으로만 큰소리지,
그래 그것도 들지 못하면서 어떻게 요마를 항복시킬수가 있어?"
"보살님, 다른때라면 얼마든지 들수 있었겠지만 오늘은
요정한테 혼이 많이 나서 맥이 다 빠진것 같습니다."
"오공! 이병은 평소에 비어있지만
아까 바다에 던졌을 때 병은 순식간에
산강오호와 팔해사독과 산속의 계수들을 한바퀴 돌면서
한 바다의 물을 담았다오.
그대에게 바다의 물을 떠받칠 힘이 있을리 만무하지요.
그래서 그대가 들 수 없는 거라요."
오공은 공손히 합장을 했다.
"어이쿠! 보살님 저는 알지 못했습니다."
보살이 나아가 정병을 가벼히 들어올려 왼쪽 손바닥위에 얹으니
거북이는 인사를 하고 물속으로 헤엄쳐 들어갔다.
오공은 혼자 중얼거렸다.
"흐흠! 저 거북이는 병을 지키는 놈이었구나!"
보살은 자리에 앉더니 오공에게 말했다.
"오공! 이 병속의 감로수는 용왕이 내뿜는 바닷물과는 달라서
저 요괴의 삼매화도 끌수가 있어요.
그대가 가지고 가게 했으면 좋겠지만
그대는 들지 못하고 여기에 있는 이 "선재용녀"를
함께 보내면 좋겠는데 그대는 사람을 잘 속이니
안심이 안돼. 내 용녀는 무척 아름답고
이 정병은 대단한 보배거든, 만약 그대가 이걸
빼앗기라도 하면 그대를 찾느라 무척 고생할거야.
꼭 쓰고 싶으면 적당한 물건을 맡기고 가도록 해요."
"예? 헤헤헤 보살님도 의심이 대단하십니다.
저는 불문에 들어온 이후 더 이상 나쁜짓은 하지 않습니다.
적당한 물건을 맡기라고 하시지만
저는 별로 가진 것이 없습니다.
이 직탈도 보살님께서 주신 것이지요.
이 범가죽 치마는 몇푼어지가 않됩니다.
또 이 여의봉은 호신용으로 항시 지니고 다녀야하니
이것도 두고 갈수가 없고 다만 이 머리의 테는 금으로
만든 것이라 제법 값이 나가겠지만
보살님이 방법을 썼기에 머리에 뿌리를 박고 있어서
떼어 낼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꼭 무엇을 맡겨야 한다면 이 테라도 벗겨서 가지십시오.
어서 송고주를 외워서 이 테를 벗기시지요.
다른 것으 보다시피 변변치 못해
맡길만한 것이 제게는 없습니다.
"오공도 어지간이 약군! 다른 물건은 소용없어!
다만 당신 머리위에 있는 목숨 털 한개를 빼줘요!"
오공은 보살을 쳐다보았다.
"이 털도 역시 보살님께서 주신 것 아닙니까?
한개를 빼면 완비가 않되는데
장차 어떻게 내 목숨을 보존하겠습니까?"
"용렬한놈 같으니가고, 털 한개가 그렇게 아깝다는 말이냐?
그렇다면 나도 선재용녀를 빌려줄수가 없지."
오공은 깔깔웃었다.
"보살님도 의심이 어지간하십니다.
그러지 마시고 스승님을 봐서라도
제발 도와주십시요, 부탁입니다."
보살은 기뻐하며 연대에서 내려와
사뿐 구름을 밟고 벼랑위로 오른다.
동굴에 갇힌 성승을 구하고 요마를 잡으러 길을 나서네
오공은 몹시 기뻐하며 보살을 모시고 조음 선동을 나왔다.
여러 천신이 보타산 바위 위로 나와 전송을 했다.
보살은 오공을 돌아보았다.
"오공! 바다를 날아 지나도록 해요."
"예 보살님께서 먼저 가시지요."
"저는 감히 보살님 눈 앞에서 재주를 부릴수가 없습니다.
만약 근두운이 바람에 날리기라도 하면 옷이 말려 올라가
알몸이 드러날테니까요. 그건 매우 송구스런 일이지요."
보살은 선재용녀를 연지로 보내서 연꽃 이파리
하나를 따오게 한후 그것을 바위 밑 물에 띄웠다.
"여기에 타요, 내가 건네 주겠어요."
오공은 의아한 눈으로 보살을 쳐다보았다.
"이렇게 앏은 꽃잎에 어떻게 타라는 말씀이십니까?
자칫 물에 빠지기라도 하면 이 범가죽치마가 흠뻑 젖을텐데요.
날씨도 찬데 치마까지 젖어서야 어떻게...?"
"그런 걱정은 말고 타세요."
오공은 감히 거역할 수가 없어서 연꽃위로 뛰어내렸다.
그런데 내리고 보니 그렇게 작아보이던 꽃잎이 배보다 훨씬컸다.
"오공은 기뻐서 외쳤다.
"보살님, 이러헥 탔습니다."
"탔으면 가지않고 왜? 그러고 있어요?"
"노도 없고 돗대도 없는데 어떻게 갑니까?"
"그런 것은 필요 없어요."
보살은 숨을 한번 훅하고 내 뿜었다.
눈 깜빡할 새에 남양고해를 넘어 저편 기슭에 도달했다.
오공은 속으로 집히는 것이 있어 웃었다.
"보살님이 신통력을 자랑해
이 손공을 손쉽게 가게 하려는 것이로구나."
다음회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