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사무국장: 백만순)는 마을의 숨어있는 명소를 찾아 마을 홍보 및 콘텐츠 개발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마을해설사를 양성했는데요.
오늘은 이옥희 마을해설사와 순성면 일원에서 순성면의 특징과 문화유산 등에 대한 해설과 문화자원 체험을 했습니다.
마을만들기지원센터에서 양성한 마을해설사 1기와 2기 수료생들은 내가 사는 마을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직접 안내하며 홍보하고 있습니다.
순성면은 옛 순성역의 이름을 따서 불리게 되었는데요. 11개의 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산품으로는 딸기, 사과, 포도, 벼 등이 있습니다.
구절산 둘렛길이 시작되는 이곳 성북리에서 순성문화유산 탐방이 시작됩니다. 이 길은 4월이면 당진천을 따라 벚꽃이 장관을 이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순성면 성북리는 몽산성 뒤쪽(북쪽)이란 뜻으로 잣뒤, 잣디 또는 성북리(城北里)라고 하는데요. 원래 성(城)은 우리말로 잣이라 말하며, 뒤가 변해서 되→디→도 등이 되며 뒤쪽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추수를 마친 가을 들녘을 따라 구절산 둘렛길을 걷습니다. 당진천을 흐르는 경쾌하고 아름다운 물소리는 비발디의 사계를 듣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평안을 선사합니다.
벚나무 길을 따라 10분 정도 걷다보면 논 가운데 커다란 고목이 보입니다. 이 밤나무는 나무둘레 2.5m, 높이 14m의 보호수인데요. 동림 밤나무라고도 불리는 이 밤나무에서 수확한 밤이 맛이 너무 좋아 매년 임금님께 진상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성북1리 마을회관 앞에서 이옥희 마을해설사가 몽산에 얽힌 재미있는 전설을 들려 줍니다.
몽산은 산봉우리가 뭉툭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요. 원래는 뾰족하고 꽃이 피지 않았다고 합니다.
옛날 옛적에 아미산에는 용이 살고 몽산에는 지네가 살았다고 합니다. 지네는 황량한 몽산과 달리 꽃이 만발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아미산을 시기했다고 합니다. 지네는 시기심에 마을 주민들을 위협했다고 하네요. 아미산 용은 마을 주민들과 함께 지네를 퇴치하기 위한 묘안을 짜냅니다. 몽산 쪽으로 지네가 싫어하는 두꺼비 진액과 약쑥을 태워 날리기로 한 것입니다. 계획은 적중해 두꺼비 진액과 약쑥 향에 고통스러워하던 지네는 괴성을 내고 죽었다고 합니다. 지네가 죽자 몽산 산봉우리가 뚝 떨어져 나가 산봉우리가 지금처럼 뭉툭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이 전설은 어릴적 tv에서 보던 '전설의 고향'에서 방송될 정도로 유명한 전설이라고 합니다.
전면에는 좌측으로 아미산, 몽산, 구절산이 이어지는데요. 면천면 경계에 당진시 최고봉인 아미산 연봉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어 음고개 등 안부가 발달했습니다. 안부는 산의 능선이 말안장 모양으로 움푹 들어간 부분을 말하며 소하천들의 동서 분수계가 됩니다. 몽산 산록에서 발원한 당진천이 북류하면서 잣디 저수지를 거쳐서 마을을 관통해 북서류하며 갈산리를 거쳐 당진시 중심가를 지납니다.
몽산은 진달래꽃이 유명하며, 잡목과 함께 소나무도 혼재하고 있는데요. 조선 시대 면천군의 진산으로 성황사가 산 정상에 있었습니다. 옛 몽산성 흔적이 현재 곳곳에 남아 있으며, 가끔 기와와 성돌 파편이 보입니다.
몽산은 마을사람들에게는 나무산이라고도 불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북쪽으로 당진시의 최고봉인 아미산과 이어지며, 북서쪽에 다불산이 있어 '나무아미다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순성면에 얽힌 재미있는 전설과 마을 해설을 듣고 아미산 산책로 방향으로 향합니다. 아미산 산책로 꽃밭미길은 위잣뒤 북쪽에 있는 마을로 산에 꽃이 많이 있어 지어진 이름인데요. 찬 샘이 있어 한정이라고도 한다고 합니다.
아미산 입구에 위치한 이옥희 마을 해설사집 마당에서 이 가을의 빛을 듬뿍 머금은 천연염색체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순성에서 미살림을 운영하는 양은희 대표의 천연염색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세계에서 천연염료가 가장 발달한 나라가 독일이라고 하는데요. 독일은 세계대전의 반성과 참회과정에서 색체론을 통해 국민들의 우울한 마음을 정화했다고 합니다. 색에는 심리적인 요소가 함유되어 있는데요. 독일인들은 천연염색 연구를 통해 색깔별 레시피까지 만들었다고 합니다.
양은희 대표에게 염색방법, 주의점 등을 듣고 스카프 만들기 체험을 시작합니다.
40°C물에 3, 4%의 백반을 녹인 물에 천을 20분 정도 담궈 매염처리 한 후 깨끗한 물로 휑굽니다.
스카프천을 선호하는 색상의 염료에 20~30분 담굽니다. 이때 천에 골고루 염색이 되도록 가끔씩 뒤적여 줍니다.
해설사집 앞마당엔 정원이 잘 조성되어 있어 볼거리가 참 많이 있는데요. 유명카페 못지않은 가을감성 물씬한 분위기에 마을해설사들 모두 여기저기서 사진찍느라 바쁘네요. 아무렇게 셧터를 눌러도 인생사진 건질 수 있는 사진맛집이 여기에 있었네요.
정원에 식물도 감상하고 소품들 구경하는 재미도 솔찬한데요. 방명록을 작성할 수 있는 기왓장이 있어 방명록도 남겨 봅니다.
염색한 스카프는 맑은물에 휑군 후 바람이 지나는 길목에 잘 펴 말립니다.
잘 염색된 스카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니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설레이는 기분인데요. 염색체험을 마무리하고 순성미술관으로 향합니다.
순성미술관에서는 이광석 작가의 방짜유기전(11.01~11.30)을 관람합니다.
방짜유기는 고온에서 녹인 놋쇠를 망치질과 열처리를 반복해서 만드는데요. 거듭되는 망치질과 반복적인 열처리가 방짜가 깨지지 않는 비밀이라고 합니다. 이광석작가는 순성면에 주소지를 두고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전북무형문화제 제 43호방짜유기장 이수자로 제46회 충남 공예품 대전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수상 실적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숱한 작업을 통해서 탄생한 멋진 작품과 제작 도구들 그리고 우리의 조상들이 사용한 방짜유기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작품을 감상하다보면 작가의 뜨거운 열정과 작가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순성미술관에서 작가와의 만남도 있는데요. 이광석 작가의 방짜유기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날은 평일이었지만 특별히 이광석 작가의 강의와 함께 방짜유기 제작과정 및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방짜는 유기 중에서도 최고의 기술로 천번의 두드림으로 빚어진 한국인의 전통과 문화, 생명을 담아낸 역사의 그릇이라고 하는데요. 달구어진 쇠를 한 번에 망치질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30초에서 1분 남짓이라고 합니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잠시도 한 눈을 팔 수 없는 집중의 시간을 거쳐야 탄생하는 생명의 그릇이 ‘방짜유기'는 시간이 갈수록 빛을 더한다고 하는데요. 연금의 지혜는 청동 특유의 화학적 변색과 함께 멸균력을 갖는다고 합니다. 방짜의 신비는 역사속에서 조상의 얼과 삶이 오롯이 녹아나 세월이 흘러도 은은한 광택은 예술품에 가깝다고 합니다.
순성미술관 잔디정원에서 난로에 장작불을 피워놓고 이병수 관장과 마을해설사 모여앉아 담소를 나눕니다.
이병수 관장은 미술을 전공한 화가라고 하는데요. 국내외 다수의 전시경험을 토대로 척박한 농촌지역에 전시공간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무료대관을 원칙으로 다양한 전시를 하며 문화다양성을 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병수관장은 학예연구사를 겸하고 있어 풍부한 문화사적 지식과 연대감을 통해 상호소통하는 전시기획을 꾀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인근 학교와 지역주민들과의 소통과 연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마을교육도 병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영숙 마을해설사가 오늘 분위기와 안성맞춤인 시를 낭송했는데요. 마종기 시인의 '우화의 강', 나태주 시인의 '선물'을 들려주며 센티멘탈 감성을 자극합니다.
오늘 마지막 탐방장소는 경림공방입니다. 경림공방에서는 도마만들기와 냄비받침 만들기 체험을 했는데요.
목공체험을 직접해 보는 건 처음인데요. 도마와 냄비받침을 매끈하게 사포질을 하고 도안을 그립니다. 우드버닝으로 무늬를 새기니 작품이 더 근사한데요.
올리브유를 바르고 나니 우드버닝으로 새긴 무늬가 더 선명해 집니다.
오늘 하루 마을의 자원(인적, 물적)을 활용한 마을 콘텐츠개발을 위해 마을 곳곳을 찾아다녔는데요. 마을해설사들과 함께 마을을 탐방하며 순성의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한 다채로운 체험을 하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순성은 당진 시내와 가까워서 주거 지역으로도 각광 받고 있는데요. 아미산 산록에 화가들을 중심으로 미술관과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인적자원이 풍부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2023년에는 그동안 양성한 40여명의 마을해설사들과 함께 마을자원 활용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하니 마을해설사들의 당찬행보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