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김기림, 「태양의 풍속 」
이 시는 자연물인 ‘태양’을 소리 높여 부르는 행위를 통해 태양을 곁에 데려오기 위한 화자의 간절한 마음을 형상화하고 있다. ‘태양’은 시적 화자가 추구하는 새로운 정신으로, 화자는 마음의 무너진 터 위에 태양을 모시고, 어머니, 고향, 사랑, 희망이라 부르겠다고 하면서, 태양이 아침을 데리고 오는 유쾌한 손님처럼 찾아와 화자의 가슴속에서 불결한 것들을 없애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어둠과 밝음의 대립적 속성을 가진 시어들을 활용하는 시상 전개 방식을 통해 잘 드러나 있으며, 새로운 시 세계를 지향하고자 하는 화자의 마음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나) 천양희, 「마음의 수수밭 」
이 시는 화자의 내면을 ‘수수밭’에 비유하여 공간화하고, 화자를 일깨우는 다양한 대상을 활용하여 내면의식의 변화와 성찰을 형상화하고 있다. 내적 혼란을 겪고 있는 화자는 어둡고 괴로운 마음 상태에서 산을 올려다보기도 하고, 산을 오르기도 하면서 하늘과 푸른 것을 보게 되는데, 처음에 땅을 향하고 있던 화자의 시선이 산 위의 산, 하늘로 향하게 되면서 점점혼란스러운 마음을 정리하고 심리적 안정에 이르게 되는 과정이 감각적으로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