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시대부터 이어져 온 긴 역사를 자랑하는 고흥에는 ‘발포만호성’, ‘충무사’, ‘굴강’ 등 다양한 호국유산이 가득하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디딤돌인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서 국내 최대 ‘항공우주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흥 동일면에 자리한 국립 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 전경. 1박2일~4박5일의 ‘우주 여행자 과정’ 등 다양한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 고흥군 제공
고흥군은 우리나라 최남단에 자리하고 있다. 북쪽으로 보성군과 접해 있으며 나머지 3면은 남해안과 맞닿아 주민의 생활이나 교통편 등이 해양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능가사 대웅전’, ‘금탑사 비자나무숲’, ‘국립공원 팔영산 편백숲’ 등 유ㆍ무형의 문화자산에서는 선조들의 숨결이 전해지고 있다. 웅장한 팔영산과 한센인의 애환이 담긴 소록도, 아름다운 다도해 해상 경관 등 눈길 머무는 곳, 발길 닿는 곳, 어느 곳 하나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이러한 자연의 정감 속에 고흥은 판소리 다섯마당을 정리한 동초 김연수 선생,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 화백, 동요작가 목일신 시인, 프로레슬러 김일 선수 등을 배출한 문화예술의 고장이기도 하다. 청정 바다에서는 김, 미역, 다시마, 굴, 꼬막, 활어 등이 철따라 생산되고, 유자, 석류, 청정 쌀, 마늘, 한우 등 풍부한 물산을 자랑하는 고장이다.
멋과 맛을 대표하는 ‘8품 9미 10경’은 고흥의 자랑이다. 지난 1월30일에는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꿈을 본격화 하는 나로호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항공우주도시’의 꿈을 펼쳐가고 있다.
국립공원 고흥 팔영산 모습. 성주봉을 중심으로 8개의 봉우리가 씩씩한 기품을 자랑하고 있다. | 고흥군 제공
팔영산(八影山, 609m)은 고흥군 점암면과 영남면에 걸쳐 있으며 전체 면적이 9881㎢에 달한다. 가운데 성주봉을 중심으로 유영봉, 칠성봉, 적취봉 등 8개의 봉우리가 절경을 자랑하고 있다. 멀리 바다를 껴안고 굼실거리는 듯한 산세는 넉넉한 어머니의 품을 떠올리게 한다. 팔영산은 그 빼어난 경관으로 1998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가 2011년 1월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앞서 1993년부터 조성된 휴양림과 휴양시설은 이미 많은 등산객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시대적 변화에 부응해 최근에는 수령 30년이 넘는 편백나무숲을 ‘건강숲’으로 조성하고 일반인의 쉼터로 제공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첫째 봉우리를 거쳐 8봉까지 모두 밟는 데 4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풍광과 함께 해질 무렵의 아름다운 낙조는 ‘일품중의 일품’으로 불린다. 여기에는 중국 위왕이 세수를 하다가 대야에 비친 여덟 봉우리에 감탄해 신하들에게 찾게 했으나 중국에서는 찾을 수 없어 우리나라까지 오게 되었는데, 왕이 몸소 산을 찾아 제를 올리고 ‘팔영산’이라는 이름을 지었다는 전설이 서려 있다.
팔영산 동쪽 계곡 400m 고지에는 고흥 10경중 으뜸인 굴참나무, 갈참나무, 고로쇠나무 등으로 이뤄진 ‘자연휴양림’이 자리하고 있다. 8개의 객실을 갖춘 산림문화휴양관과 숲 속 사이사이에 정겹게 배치된 9개의 숙소동을 갖추고 있다. 야영장, 물놀이터, 운동시설 등 각종 휴양시설이 잘 갖춰져 아이들의 자연학습공간으로도 유명하다. 고라니, 산토끼, 꿩, 노루 등의 다양한 동식물을 쉽게 접할 수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에게도 좋은 추억과 자연학습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고흥 포두면 금탑사 경내 전경.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특이한 괘불탱을 소장하고 있다. | 고흥군 제공
팔영산에는 천년고찰 능가사(楞伽寺)가 자리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1교구 본사인 송광사의 말사이며, 신라 눌지왕 4년 (420년)에 아도가 창건해 ‘보현사’라 했다는 설이 있으나 지리적으로 보아 아도가 이 절의 창건자인지는 정확지 않다.
임진왜란 때 모두 불타버린 것을 인조 22년 (1644년)에 벽천이 중창하면서 ‘능가사’로 이름을 바꾸었으며 영조 44년(1768년)과 1863년(철종 14)에 더 고쳐 지었다.
현존하는 사찰 건물은 정면 5칸과 측면 3칸에 팔작지붕을 한 대웅전(보물 제1307호)과 천왕문, 응진전, 요사채 등이 있다. 천왕문에는 모두 4구의 사천왕이 눈을 부라리고 있다. 사천왕문이 만들어진 연대는 조선조 현종 7년(1666년)으로 전해지고 있다.
포두면 금탑사(金塔寺)는 해발 550m 천등산(天燈山) 중턱에 있다.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이곳에는 보물 제1344호인 ‘금탑사 괘불탱’이 그려져 있는데 이 괘불은 비현(丕賢)과 쾌윤(快允)이 정조 2년(1788년)에 함께 그린 것이다. 옆으로 긴 폭에 ‘삼세불(三世佛)’을 표현해 독특한 화면구성을 이루고 있다.
괘불이란 절에서 큰 법회나 의식을 행하기 위해 법당 앞뜰에 걸어놓고 예배를 드리는 대형 불교그림을 말한다. 이 괘불의 크기는 길이 506㎝, 폭 648㎝로 사천왕 등의 권속을 배제하고 주요 ‘협시보살’만으로 구성된 간략한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고흥 팔영산 편백나무숲. 30년생 편백나무 15만6000여 그루가 하늘을 가려 산림욕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 고흥군 제공
고흥 팔영산 ‘편백 건강숲’은 규모가 150㏊에 달하며 수령 30년생 나무가 15만 6000그루나 심어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 편백조림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명예회장이 관심을 갖고 200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조성했다. 이 회장이 조림 당시 현장을 헬기로 방문할 만큼 관심을 갖고 추진했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으며, 30여 년이 지난 현재는 국민들의 건강 휴양을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포두면 금탑사를 중심으로 사방에 1972년 7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자나무숲’이 자리하고 있다. 13만2023㎡ 산지에 3313그루가 서식하고 있다. 금탑사 뒤편에는 수령이 최고 100여 년이 넘는 비자나무들이 집단적으로 자생하고 있어 역사의 숨결을 느끼게 하고 있다.
비자나무는 상록침엽교목으로 목재는 치밀하면서 황색을 띠고 있는데다 독특한 향기와 광택을 내 바둑판과 조각재, 의장재 등에 값지게 쓰인다. 열매는 기생충 구제용으로 쓰이기도 한다.
금산면 오천리에 자리한 ‘거금 생태숲’은 122㏊ 면적에 느티나무와 소사나무, 비자나무, 후박나무, 이팝나무, 굴참나무 등이 심어져 있다. 해발 592m 금산 적대봉 정상에서 내려다 보면 다도해 풍광과 어울려 숨막히도록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한다. 숲에서는 자연이 주는 최고 선물인 ‘피톤치드’가 풍부해 도심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
고흥 소록대교 주변의 노을 모습. 교량은 국내 첫 복층구조로 설계됐다. 주변 경관이 빼어나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 고흥군 제공
팔영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풍광과 함께 해질 무렵의 아름다운 낙조는 한 폭의 그림과 같다. 녹동항과 소록도를 잇는 ‘소록대교’는 국내 최초 ‘모노케이블 자정식’ 공법으로 만들어진 현수교다. 사업비 2732억 원을 들여 9년간의 공사 끝에 완공했다. 전체 길이 6.69㎞에 교량 구간만 2028m에 달한다. 교량 상부에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있고 하부에는 보행과 자전거 전용도로를 개설한 국내 유일의 ‘보ㆍ차도 겸용 복층교량’이다. 바다를 걸어서 건너는 가장 아름다운 ‘하이킹로’로 주목받고 있다.
도양읍∼금산면을 잇는 ‘거금대교’는 야경이 일품이다. 거금도는 조선시대 도양목장에 속한 방목지의 하나로 ‘절이도’라 했으며 일설에서는 큰 금맥이 있어 ‘거금도’로 불렀다고 한다. 해안도로를 따라 멀리 수평선을 둘러보면 맑은 해풍과 따스한 햇살이 여행객들에게 새로운 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거금도는 1960∼70년대 힘겹고 어려운 시절 온 국민의 희망을 안겨준 박치기 왕 프로레슬러 김일 선생의 생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의 업적을 기리는 김일기념체육관도 함께 구경하며 전성기 시절 파워 넘치는 김일 선수의 기(氣)를 느낄 수 있다. 해발 592m 금산 최고봉인 적대봉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다도해의 숨막히도록 아름다운 비경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고흥의 1품으로 꼽히는 ‘고흥 유자’. 효능과 향미가 국내 어느 지역 유자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고흥군 제공
고흥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다 1차 산업으로 불리는 농ㆍ수ㆍ축산물이 풍부해 ‘8품 9미 10경’ 등 멋과 맛의 고장으로 불리고 있다.
1품은 고흥의 기름진 땅에서 해풍 속에 재배되는 ‘유자’다. 고흥 유자는 효능과 향미 면에서 가장 뛰어난데다 과실의 품질을 나타내는 얽음 정도가 타지역산보다 많고 빛깔이 우수하다. 특히 유자 가공식품은 전남도내에서 수출실적이 상위권에 들 정도로 유명하다. 유자를 이용한 유자차는 식이섬유와 비타민C의 함유량이 많아 감기와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과를 지니고 있다.
2품은 ‘생명의 과일 빨간 주머니 속 보석’으로 불리며 여성의 과일로 알려진 ‘석류’다. 고흥 석류로 만든 석류주, 석류차, 식초, 음료 등은 웰빙 과일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3품은 해풍 속에 재배해 ‘해미ㆍ수미’라는 상표를 단 친환경 유기농 청정쌀이다. 무기질과 키토산이 풍부하다. 4품은 은은한 향과 독하지 않은 게 특징인 ‘마늘’이다. 기름진 황토에서 생산된 고흥마늘은 굵고 품질이 뛰어나 전국인 명성을 얻고 있다. 5품인 참다래는 당도가 높고 저장성이 좋다. 비타민E와 아미노산이 풍부해 어린들의 성장 발육 촉진, 노화 방지 등에 효과가 있다. 6품은 맛이 쫄깃쫄깃한 고단백 식품 ‘꼬막’이다. 7품은 청정해역에서 자란 ‘미역’이다. 8품은 모든 부위가 연하고 감칠맛이 뛰어난 ‘유자골 순한한우’다. ‘9미’는 여름철 보양식인 ‘참장어 요리’와 쓰러진 소도 일으킨다는 ‘낙지 요리’, 나로도 부근에서 잡히는 ‘삼치 요리’, 입안에서 살살 녹는 ‘전어구이’, ‘서대회’, 진석화젓으로 불리는 ‘어리굴젓’, ‘매생이’, 3년간 발효시킨 ‘유자향주’, ‘붕장어 구이’ 등이다.
고흥 우주 과학관 전경. 로켓의 기본 원리와 인공위성, 우주탐사 체험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 고흥군 제공
고흥 나로우주센터는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에 있으며 우주발사체(로켓)를 이용해 인공위성을 우주공간으로 발사하기 위한 각종 첨단설비를 갖추고 있다.
축구장 700개 크기인 550만㎡부지에 1ㆍ2단계로 나눠 사업비 5441억 원을 들여 발사장, 발사통제동, 종합조립동, 추적레이더동, 우주과학관, 발전소동, 제주추적소, 기상관측소를 비롯해 추적레이더와 광학장비 등 첨단장비를 갖춰가고 있다. 이 곳에는 55명의 항공우주연구원이 우주강국 코리아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인접한 봉래면 하반로 490번지에는 우주과학기술 전시ㆍ교육기능과 우주센터 방문자센터 기능을 수행하는 ‘우주과학관’이 있다. 우주과학관은 기본원리 로켓, 인공위성, 우주탐사 체험 상설전시관과 4D 돔영상관, 야외전시장 등을 갖추고 있어 청소년들의 교육과 체험학습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곳에 들어서면 나로우주센터 소개와 나로호 발사 장면 영상을 20분간 가량 감상한 뒤 우주과학 전시 심층해설 등 다양한 우주영상 콘텐츠를 직접 몸으로 느끼는 체험을 할 수 있다.
2010년 7월 21일 문을 연 동일면 ‘국립 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는 전국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1박2일부터 4박5일까지 ‘우주여행자과정 코스’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도양읍 용정리 장기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고흥우주천문과학관’은 국내 최대의 800㎜ 주망원경을 비롯해 6개의 보조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다. 60석 규모의 10m 돔스크린을 갖춘 천체 투영실과 야외 전망대 등이 있다. 고흥에서는 매년 4월, 우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청소년들의 우주를 향한 원대한 꿈을 키워주기 위해 우주항공관련 시설을 활용한 ‘우주항공 축제’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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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도양읍~금산면을 잇는 거금대교의 야경. 교량에 설치된 조명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 고흥군
여행정보
항공편은 여수공항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에서 여수공항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공항에 내리면 여수공항과 광양~목포간 도속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40분 정도면 고흥에 닿을 수 있다.
기차로는 순천에서 용산을 잇는 철로를 이용하면 된다. 고흥에서 순천까지는 최근 고흥나들목이 개통돼 광양~목포간 자동차전용도로를 이용하면 30분이면 찾아갈 수 있을 정도로 도로망과 교통편이 잘 갖추어져 있다
첫댓글 고흥은 우리나라 최남단 해남 땅끝마을보다 거리상으로 더 멀다. 옛날에는 서울에서 고흥까지의 거리가 480km였으나 그동안 교통개선공사로 무려 100km를 줄여 380km로서 4시간이면 간다. 지금은 소록대교와 거금대교까지 개통되어 거금도에서 나로도를 일주해보면 이태리 나폴리를 무색하게 할만큼 아름다운 해변임을 보여준다. 이곳이 바로 대하장학단 사무총장이 태어난 고향이며 나로도에 충남 청양처럼 명씨 집성촌(시랑공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