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곡 정화천(엠피레오)에 오르다.
단테는 지금 천국에서 여명을 맞고 있습니다.
새벽이 가까워 오면서 모든 빛들이 시야에서 점점 꺼져갔습니다. 천사들의 합창도 찬란한 점(하느님은 중심점이면서 테두리)에서 벗어났습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자 나의 눈이 베아트리체로 다시 돌리게 했습니다.
그녀의 얼굴을 본 첫날부터 지금까지 나의 시는 그녀를 찬미한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내 글에서 그녀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려는 노력은 그만 두어야 하겠습니다. 나보다 더 위대한 예술가에게 그녀를 넘겨주려 합니다.
베아트리체는 우리는 가장 위대한 하늘(원동천)로부터 순수한 빛의 하늘(정화천)으로 왔다고 말했습니다.
지성의 빛, 사랑으로 가득한 빛, 환희로 가득한
진정한 선의 사랑, 가장 감미로운 기쁨도
초월하는 환희의 빛이에요.
그것은 참된 선에의 사랑, 모든 아름다움보다 뛰어난 기쁨에 가득 찬 사랑의 빛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천국의 두 군대(루시퍼와 싸운 천사와 지복 자들)를 볼 거라고 합니다.
단테는 빛의 면사포에 감싸여 아무 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겨우 빛만 볼 수 있었습니다.
이 하늘을 영원히 고요하게 하는 사랑은(하느님)
인사하며 들어오는 모든 영혼을 맞아들이시며, 그렇게
그 사랑의 불을 붙일 초는 언제든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간결하고 단단한 말이 귀에 들어오자 내 몸에 새로운 힘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새로운 시각의 힘이 내 눈을 비추어 아무리 밝았던 빛이라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마치 봄의 기적과도 같은 현란한 색을 칠한
두 언덕 사이로 불꽃들이 눈부시게
타오르며 강물처럼 흐르고 있었다.
두 언덕 사이로 불꽃들(천사)이 타오르며 강물처럼 흐르는 듯 보이고, 불꽃들(천사들)이 꽃들(지복자)속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베아트리체는 단테가 보는 것에 애를 태우며, 열렬하게 대답을 찾고자 하는 그대의 소망이 불타오를수록 더 기쁘지만 당신의 갈증이 풀리기 전에 이 물을 마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말을 이었다. “뛰어들다가 솟구치는
보석들과 강물, 미소 짓는 꽃들은
모두 그들의 예상(豫想)들입니다. 이들이
그 자체로 불완전해서가 아니라,
그대의 시각이 그 높이에 이를 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단테가 강물에 눈을 적시자 그의 시각은 점점 초월자의 시각으로 변해갔습니다.
그때 거기서 눈앞에 비친 불과 꽃들은
거대한 축제로 변했다. 하늘의 궁정들이
내 눈에 두 개(천사와 지복자의 두 궁궐)로 생생하게 나타나는 듯했다.
하느님의 찬란한 빛이시여! 당신을 통해서
진실한 왕국의 승리를 보았으니,
이제 힘을 주시어 본 대로 기록하게 하소서!
피조물이 창조주를 볼 수 있게 해 주는 빛이 저 위에 있습니다. 이 빛은 둥그런 형태로 퍼져 있습니다. 그 퍼진 모습은 한 줄기 빛으로부터 옵니다. 그 빛은 원동천 꼭대기를 반사하고 있으며 그로부터 생명의 힘이 나옵니다.
그 빛 속에서 수천도 더 되는 영혼들이
층을 이루어서 제 모습들을 비추어 보고 있었다.
우리 가운데 하늘로의 복귀를 성취한 자들이었다.
장미 모양의 성자 군중
가장 낮은 층 하나로도 그렇게 거대한 빛을(빛들이 장미의 정원으로 변한다)
모으고 있으니, 이 장미의 맨 가장자리 꽃잎이
뻗치는 공간은 얼마나 넓을 것인가!
영원한 장미의 노랑(장미의 중심부의 꽃술)꽃잎의 겹들이
향기롭게 펴져 영원히 지속하는
봄의 태양을 찬미한 그곳에서 나는
천국의 모습이 하얀 장미라면 엠피레오는 노랑 꽃술입니다.
말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 베아트리체가 단테를 장미의 화원 가운데로 안내했습니다. 베아트리체가 입을 열었습니다.
“보세요! 하얀 옷을 입은 저 무리가 얼마나 광활하게 퍼져 있는지!”
우리의 도시가 얼마나 드넓은지 보세요.
우리 자리가 이렇게 찼으니, 몇 자리만이
하늘이 아직 원하시는 영혼들에게 남아있답니다.
넓은 우리의 도시가 차고 몇 자리만이 하늘이 원하시는 영혼들에게 남아 있는데 저 면류관이 놓인 그 옥좌에는 하인리히 7세의 영혼이 앉을 거라고 했습니다.
하인리히 7세는 황제가 되어 단테와 같이 이탈리아를 바로 잡으려 이탈리아에 왔으나 병으로 죽어 그 시도는 꺾이고 말았습니다.
이탈리아의 구원을 망친 클레멘스 5세가 지옥에 처박힐 거라고 비난의 말을 했습니다. 마술사 시몬이 벌을 받고 떨어진 그 구멍에 떨어져 알랴냐 출신의 교황 보니파키우스 8세를 더 밑으로 밀어 넣을 거라고 이야기 합니다. (지옥편 19곡에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