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요약
2018년 10월 중후반(음력 보름 무렵), 오후 테크니컬 다이빙을 진행하던그룹이 하강중 가자미 그물을 만나 팀 리더가 가지고 있던 기체를 모두 소진할 때까지 벗어나지 못해 발생한 사고이다. 사고 수습과정은 같이 다이빙을 했던 그룹과 주변 다이브리조트 및 테크니컬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다이빙보트로 수색을 시도했지만, 약 80미터의 깊은 수심과 낮은 수온,어두운 시야, 강한 조류로 인해 수색 팀 또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에 그물을 거두어 올려 인양한 경우이다.
사고분석
필자의 동해 테크니컬 다이빙 경험을 토대로 사고가 났을때의 상황을 추정해 보았다.
1. 동해의 수온은 50미터의 경우 연평균 5℃ 미만
2. 드라이슈트를 착용했기에 행동에 제약이 있는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
3. 바닥에 가깝게 깔려 있었던 가자미 그물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아 시야가 많이 흐렸을 것이라 추측되고, 해질 무렵이라 빛이 차단되어 수중도 어두웠을 것으로 추정
4. 음력 보름에 가까운 시기라 강한 조류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 추정
5. 소지한 모든 기체를 소진한 것으로 보아 마지막 순간까지 그물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했을 것이라 추정
다이빙 중에 만나는 그물사고 대처법
그물은 물고기가 잘 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아주 가늘고 질기게 만든다.또한 두세 겹으로 촘촘하여 만들어 움직일수록 더욱 엉키게 된다. 따라서다이빙 중에 그물을 만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입수 전에 부표를 참고하여 그물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다이빙 계획을 세우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어민들이 만들어놓은 보이지 않는 그물을 우연히 만나게 될경우에 그물을 피하는 방법을 사전에 습득해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이버가 만나는 그물의 종류
• 폐그물
폐그물은 다이버들이 가장 많이 만나는 그물로 태풍에 훼손되거나 분실 등의 이유로 산호초에 걸려 있거나 조류에 떠다니며 다이버들을 위협하는 그물이다. 폐그물을 만났을 때는 전문가의 도움으로 처리해야 한다. 초보 다이버가 그물을 자르거나 인양하려고 애쓰지 말자. 절대로 그물을 소재로 장난을 치거나 사진촬영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지 말아야 한다.
• 수중 바닥에 설치된 그물
떼를 지어 다니는 양미리와 같은 작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낮은 수심권에설치된 그물이다. 다이버들이 활동하기 좋은 수역에 있으며 간격이 촘촘해빠져나오기 어렵다. 아주 가늘어 밝은 곳에서 오히려 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하강하거나 태양을 보며 진행하는 경우 특히 주의해야 하고, 주간에도 랜턴을 사용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나일론 재질의 그물은 불빛을 받아 반사되면 잘 보이니 도움이 된다.
• 통발
통발은 다이버들이 많이 볼 수 있는 것으로 사진과 같이 가리비양식을 목적으로 하거나 불규칙적으로 바닥에 두어 고기들을 유인하는 그물이다. 특히물고기를 꺼내려고 손을 집어넣거나 하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
• 정치망
두 대의 배가 그물을 붙들고 비교적 큰 면적을 펼치고 물고기를 포획하는형태의 그물이다. 다이브리조트에서 안내하는 다이브사이트일 경우 정치망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으나 서해안이나 다이브사이트로 정해지지 않은곳에서 다이빙을 할 경우에 가끔 만날 수 있다. 이 그물을 만나면 아주 조심해야 한다.
• 주목망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한 포획방법으로 비교적 얕은 수심에 설치되며 남해,서해에서 사용하는 편이다. 시야가 불량한 지역에서는 낮은 수심의 다이빙일지라도 이 그물을 만나면 주의해야 한다.
• 해파리 차단 그물
여름철 해수욕객을 위해 대형 노무라입깃해파리 차단막을 설치하기도 한다.물고기 그물에 비해 굵고 튼튼하게 만들었다. 수면까지 설치되어 부표가 보이니 피하기는 쉽다. 하지만 다이버들은 진행방향을 방해 받아 다이빙 활동이 불가능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다이버가 휴대하는 어망
작년에 동해에서 있었던 실제 사고로, 수산물을 채집하는 다이버가 어망에가득 수산물을 채집한 후 해안 가까이 상승하던 중 공기가 고갈되었다. 급히 웨이트를 벗었으나 웨이트가 다리에 착용한 칼집에 걸려 부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3미터도 채 안되는 낮은 수심에서 사망한 사고이다. 다이버는 웨이트가 아니라 채집한 수산물을 버렸어야 했다. 아니 수산물을 채집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물을 만났을 때 대처법
1. 초보 다이버들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풀어주려애쓰지 말고, 버려진 그물을 인양하려고 애쓰지 말아야 한다.
2. 그물을 가장 먼저 발견한 다이버는 그룹에 알려 진행방향을 수정하여 그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수정된 방향에도 그물이 발견되고 주변 시야가불량한 경우 즉시 다이빙을 중지하고 상승해야 한다.
3. 그물에 오리발이나, 장비의 일부분이 걸린다면 움직임을 멈추고 버디에게도움을 청한다.
4. 버디는 그물로부터 충분히 거리(부력)를 확보한다. 이때 조류가 있다면 그물을 마주보고 있지 않도록 한다.
5. 그물은 다이브 나이프나 가위로 걸린 부분을 하나씩 천천히 자른다. 이때힘으로 당기거나 빠르게 자르는 것은 얇은 그물이 더욱 당겨져 도움을 주는 사람도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6. 그물을 자를 때는 다이버가 다치지 않도록 한다. 바닷속에서 출혈이 생기면 혈액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므로 더욱 위험해진다.
7. 그물을 자를 때에는 장비가 파손되지 않도록 한다. 호스가 파손되면 시간을 잃게 되므로 최악의 상황이 된다. 또 드라이슈트에 파손이 생기면 침수로 인해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침수로 인해 무거운 슈트를 가지고상승해야 하므로 아주 조심해야 한다.
8. 절대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되겠지만 만일 상승중에도 머리위로 그물이 보여 벗어날 곳이 보이지 않는다면 조심스럽게 양성부력을 확보하고, 수면에 가깝게 상승하여 공기소모를 줄이고, 수면까지 상승하여 도움을 요청한다. 항상 호루라기나 밝은 색 SMB, 거울을 소지하도록 한다.
9. 아래 사진과 같이 여러 종류의 도구가 있으나, 본인의 경험으로 휴대가간편하고 찾기 쉬운 곳에 고정할 수 있는 소형 툴이 좋겠다. 아래 툴은3~4만 원 정도의 툴로 부담이 없으나 사용 빈도가 낮아 방치시 부식으로 인해 사용하지 못하게 되니, 다이빙 후 세척에 신경 쓰고 오일을 도포하도록 한다.
텍다이빙 책임 면제와 위험가정 동의서
다이버가 되기 전에 이미 가족과 친구로부터 그 위험한 것을 왜 하느냐는말을 들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험을 인지하고 대처할 수 있는 지식과 스킬을 습득하면서 극복해왔다. 하지만 테크니컬 다이빙은 위험요소가 훨씬 많아 꼭 배워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도전을 꼭 하고 싶다면 더큰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테크니컬 다이빙은 레크리에이션다이빙보다 훨씬 어려운 과정이니 단순히 멋으로 배우지는 말자.
다음은 PADI 텍다이빙 활동 전 작성하는 동의서를 요약한 것이다.
1. 다이빙에 적합한 건강상태를 갖춰야 하며, 음주, 약물복용 등을 하지 않아야 한다.
2. 다이브사이트를 잘 알고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시 지역 오리엔테이션을 받아야 하며, 텍 다이브 이전에 레크리에이션 다이브로 사전답사를해야 한다.
3. 잘 관리된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 다이브에 적합한 장비인지 확인하고전문가로부터 점검을 받아야 하고, 문제가 발생시 사용할 수 있는 최소두 가지의 라이프 서포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4. 다이브 브리핑에 주의를 기울이고, 자신을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는 특별한 교육을 받는다.
5. 모든 다이빙은 팀과 함께 계획하고, 한계, 소통법, 팀과 분리시 재소집 절차, 응급사태시 대처방법, 미션에 대한 동의를 해야 한다. 만일 팀의 일원 중 어느 누구라도 다이빙을 그만하고 싶다면 바로 다이빙을 종료할 수 있도록 한다.
6. 최대 허용 산소부분압 PO2는 1.4ata를 넘지 않도록 계획하고, 리브리더의 경우 1.3ata으로 적용한다. 절대허용 산소 부분압 PO2는 1.6ata를 넘지 않도록 한다. 천정이 막힌 환경에서의 다이빙이나 감압다이빙을 계획한다면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직면할 경우에도 운용이 가능하도록 충분히 준비를 해야 한다. 감압다이빙을 위해 충분한 기능을 갖춘 두 개의다이브컴퓨터를 소지해야 한다.
7. 수중에서도 완벽하게 중성부력을 유지할 수 있고, 수면에서 떠 있을 수있는 텍다이빙에 적합한 부력을 갖춘 부력조절기구를 사용한다. 또 수면 신호기구로 육안용 1개, 청각용 1개(호루라기, 시그널 튜브, 거울)를소지해야 한다.
8. 다이빙중에 호흡은 절대 멈추지 않으며, 자신의 한계를 지켜야 한다.
9. 어떤 다이버이든 어떤 이유로든 공기 고갈 상황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의심스럽거나 걱정스러운 문제가 발생하거나, 리브리더 다이빙을 할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다이빙을 중단하고 출수한다.
10. 가스마취와 산소중독 한계 내에서 다이빙을 하고, 헬륨을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트레이닝을 받아야 하며, 헬륨에 대한 위험을 충분히 숙지하고 동의해야 한다.
11. 지역 다이빙 규정(피싱, 게임, 다이빙깃발)을 숙지하고 따라야 한다.
12. 다이빙 시작 전 텍다이빙으로 인한 감압병 등에 대한 위험을 인지하고,동의한다.
서비스 제공자의 임무
1. 의료진술서 및 책임 면제와 위험가정 동의서를 소개하고 서명 받는다.
2. 다이브 사이트에 대한 충분한 브리핑
3. 응급상황에 대비하여 즉시 입수 가능한 충분한 가스와 레스큐 팀 구성
4. 구조대 호출 후 이송에 협조한다.
5. 장비를 그대로 보관, 사진으로 남기고 증인을 확보한다.
6. 관할 기관에 신고한다.
7. 사고 보고서를 협회에 제출하여 대처 방안을 마련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관련된 사람들은 모두 멘붕에 빠진다. 관할기관(경찰)에빠르고 정확하게 보고하고, 다이빙 협회에 사고 보고서를 가급적 빨리 제출한다면, 기존 사례에 대한 많은 대처방안을 갖고 있는 협회에서 합리적인방안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국내에 다이브 리조트는 배상책임 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사업체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서비스 이용자에게 최대한 피해 보상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
서비스 이용자의 책임
1. 음주, 약물, 생활습관 등 자신의 건강관리에 힘쓴다.
2. 표준안전 다이빙 이해 진술서를 작성하고 숙지한다.
3. 현지 전문가의 다이브브리핑에 귀를 기울인다.
4. 나침반 사용법을 미리 숙지하고, 그물에 가까워지면 거리를 멀리하고다이빙을 마친다.
5. 불량한 시야에서 유용한 랜턴을 항상 소지하고, 사용법을 익혀둔다.
6. 다이브나이프, 수중가위를 소지하고 사용법을 익혀둔다.
7. 본인의 의지로 시작된 활동임을 꼭 기억하고, 모르는 경험을 하게 될 때에는 교육절차를 따르도록 한다.
본 사고는 안타까운 결과였지만, 함께 다이브 했던 구성원이 모두 위험에 빠지지 않고, 문제를 인식하고 본인의 안전을 확보한 후 도움을 요청하고, 인양까지 성공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누군가를 도우려 하다가 나까지 위험에 빠지면 도울 사람이 전혀 없게 되거나 더 많은 사람들이 구조에 나서야 하므로 나를 보호하고 구조요청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위험을 품은 바다는 절대 이길 수가 없고, 운 좋게 나만 피해간다는 보장도 없다. 사전에 예방하고 위험이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가장 바람직하다. 이 시간 이후라도 상처를 입은 가족과 다이브팀이 겪을고통을 덜어줄 수 있도록 주변에서 노력해야겠다.
출처
http://www.sdm.kr
scuba diver 2019년 5/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