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본인과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과의 트위터 설전이 ‘이마트 피자’ 사건과 더불어 ‘이념적 소비’라는 제목으로 기사화 되었다. 팔로우 추천 목록에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이 있길래 SSM(대기업 슈퍼의 소형화) 에 대하여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 그리고 신세계의 이마트 소형화 방침을 자랑이라도 되는 듯 당당히 밝힌 파렴치함이 불현듯 떠올라 맨션을 해보았는데 의외의 반응이 왔고, 밑은 그 대화의 전문이다.
박은선(listentothecity): 신세계는 소상점들 죽이는 소형 상점 공략을 포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영업자들 피 말리는 치졸한 짓입니다. 미술하는 박은선 드림.
정용진 부사장: 미술하시는 은선님은 장을 직접 보시나요?
박은선(listentothecity): 네 직접 장 봅니다! 대형마트가 분명 필요하지만 재래시장과 동네 작은 슈퍼도 같이 살아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영국에서 몇 년 살다왔는데요 테스코랑 세인즈버리가 다 차지한 게 무섭더군요 자영업자 살아남아야 신세계도 오래 오래 유지되지 않겠습니까.
정용진 부사장: 은선님처럼 많은 분이 재래시장을 이용해주시면 그 문제는 쉽게 해결됩니다. 어짜피 고객의 선택입니다
박은선(listentothecity): 과연 이것이 소비자의 선택만의 문제일까요? 대형마트 및 SSM 규제완화, 특혜가 소비자의 선택 문제는 아니지요. 지난 9년 동안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2.9배 늘어난 반면 일반 슈퍼마켓은 30% 가량 감소했다고 합니다.
정용진 부사장:
그것이 소비자의 선택입니다. 본인은 소비를 실질적으로 하시나요 이념적으로 하시나요?
박은선(listentothecity)
: 갑자기 웬 이념이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소비를 이념적 소비와 실질적 소비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대형마트경우에는 소비자가 원해서 갈수도 있지만 SSM같은 경우에 아예 선택의 여지가 없어지는 것이지요.
정용진 부사장이 ‘어짜피 고객의 선택입니다.’ 라고 답을 했을 때 우선 재벌가 자녀들도 맞춤법을 틀리는 구나 생각했고, ‘모든 것은 소비자에게 달려있다-쉽게 해결된다’는 발언에 섬뜩하기도 하고 예상 밖의 지나치게 솔직한 발언에 자세히 읽고, 다시 한 번 읽었다. 정말 원인이 ‘소비자의 선택’ 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문제가 간단히 해결된다?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것은 삼성 일가의 고유한 질병인가? 어찌 온갖 편의 시설을 갖추고 24 시간 혹은 자정 까지 영업하는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이 동등한 경쟁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정용진 부사장이 미국의 유명대학 경제과를 나왔다 하더라도, 재래시장이 어떻게 생긴 지 전혀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비가 70원 인 줄 아는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과 시장의 상식적 유통과 상황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이명박 대통령을 떠올려 보면 그럴 법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해 재래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에게
‘왜 장사가 안 돼?’(백발의 시장 상인에게 무조건 반말)
‘상인: 마트랑 경쟁이 안 되죠’
‘이명박: 시장이 더 싸잖아?’
‘상인: 아니에요 어떤 건 시장이 더 비싸죠.’
‘이명박: 그럼 늦게 까지 장사해’
‘상인: 마트는 24시간 영업 이예요.’
‘이명박: 요즘에는 인터넷으로 물건을 농촌에서 보내줘 가까운데서 물건을 떼려고 하니까…’
‘그래도 세상 좋아 졌잖아? 옛날에는 누가 이런 거 들어 주는 사람도 없었다고, 이렇게 내가 나와서 들으니까 얼마나 좋아, 세상 좋아졌지’
방영 당시 최고의 화제가 되었던 YTN 돌발영상이 떠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은 재래시장에 대한 기본적 개념조차 갖고 있지 않았고, 인터넷 유통과정 조차 거의 이해하고 있지 못했는데 어찌 이런 사람이 한 회사의 사장 이었으며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말인가 수많은 네티즌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정용진 부사장도 혹시 재래시장이 이마트나 킴스클럽 같은 대형마트 브랜드쯤으로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있으나마나한 SSM 규제와 대형 슈퍼 특혜로 인하여 많은 소상점의 상인들이 혹은 그 옆에 더부살이 하던 노점상들이 가게를 닫고 막막하게 살아가는 것을 모르고 있을 리가 없을 텐데 어차피 소비자 손에 달려있다는 잔인하고도 무책임한 발언을 태연하게 할 수 있을까.
자본가의 제 1 원칙은 ‘이윤추구’이므로 정용진 부사장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함구해야 하는 것인가? 본인이 트위터에 인용한 바대로 지난 9년 동안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2.9배 늘어난 반면 일반 슈퍼마켓은 30% 가량 감소했다. 이는 단순히 ‘소비자 선택’이 아닌 정경 유착에 의한 대기업 특혜 대형마트 및 SSM 규제완화에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 자신들은 정작 보호무역으로 덩치를 키우고 개발도상국가에게 자유무역을 하자고 강요하는 깡패식 신자유주의 논리와 다를 것이 무엇이 있는가?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 다음 발언이어었다. 내가 대기업 특혜의 부당함을 통계를 통해 이야기하자 ‘그것이 소비자의 선택입니다. 본인은 소비를 실질적으로 하시나요 이념적으로 하시나요?’ 라는 명언을 남겼다. 문맥상 정용진 부사장은 ‘우리는 정부로부터 특혜 받지 않습니다, 혹은 우리는 SSM이 소상점과 상생하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라는 식의 대답을 하리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자신의 정신적 소양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 사람의 뇌 구조에서는 ‘실질적인 이익’과 ‘이념적인 것’이 대립어로 성립하여, 마치 경제 성장에 위배되는 것이 ‘이념’이라도 되는 듯이 말한 것이다.
즉 만약 어떤 이념이라도 실질적인 것에 위배된다면 제거하거나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였다. 소비를 이념과 실질로 나누다니, 맞춤법 말고 반 이념 사상을 집중적으로 교육받은 모양이었다. ‘갑자기 왠 이념이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소비를 이념적 소비와 실질적 소비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대형마트경우에는 소비자가 원해서 갈수도 있지만 SSM같은 경우에 아예 선택의 여지가 없어지는 것이지요.’ 라고 받아쳤지만 사실 ‘그럼 당신은 이념적으로 소비 안하나?’ 라고 묻고 싶었다.
나는 이념적으로 소비한다고. 당신 빼고 다른 많은 사람들이 이념적으로 소비하고 있다고 말이다. 또 그러한 ‘이념적인 소비’는 동시에 얼마든지 실질적일 수 가 있다고 말이다. 성급하게 일반화해서는 안되겠지만 이것이 삼성일가의 경영 마인드라면 그들의 잔혹한 노조탄압과 중소기업 탄압을 어느 정도는 그려 볼 수 있겠다 싶었다. ‘나는 이윤을 추구한다. 이념은(아마 그들에게 도덕적인 것)이익에 반한다. 고로 제거해야 한다.’는 공식 말이다.
대형마트는 일 년에 손꼽을 정도로 어쩔 수 없는 날에만 가고 되도록이면 집 근처 슈퍼, 혹은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산다. 다국적 기업 음식점이나 커피숍은 되도록 출입하지 않는다. 나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동네 가게 이용하기, 재래시장 이용하기를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비 실질적인 것이 아닌 우리 동네사람을 돕는 일이며, 나를 돕는 것이다. 만약 수퍼가 문을 닫으면 멀리 가야 할테고, 복작거리는 골목풍경은 단조로워 질 것이다. 그것은 나에게 실질적이지 못하다.
삼성은 조중동에 가장 광고를 많이 내는 회사이며 무노조 방침을 고수하는 비합리적 비윤리적 회사이다. 이마트도 삼성 계열로서, 집요하고 비정상적인 무노조고수 노동자 탄압을 해오고 있다. 그리하여 언론소비자주권 카페에서는 삼성 불매를 일 년 넘게 해오고 있다. 본인도 작년부터 삼성 불매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 카페에 삼성 불매 누적 액은 9월 기준 109억이 훨씬 넘었으며 1392명이 참여했다. 삼성 불매운동은 점점 입소문을 타고 힘을 발휘하고 있다. 분명 소비자의 힘은 강하지만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법망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감이 아닐까?
이 모든 것-재래시장과 작은 상점이 문을 닫는 것은 무조건 소비자 탓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삼성 반도체 회사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을 얻은 직원들에게 무조건 노동자 개인적 질병일 뿐이라며 어떠한 책임도 지려 하지 않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윤을 위해 노동자를 공용했고, 임금을 지불 했으므로 그에 따른 피해는 알바가 아니다. 맑스가 아주 오래전 예견했듯이 거대 자본가는 점점 거대해 질 것이다. 신세계나 삼성 같이 노조도 없는 비도덕한 회사가 비정상적으로 팽창하는 것을 막는 방법은 제대로 된 법망 없이는 불가능하다.
새벽에 기습 철거된 전주시장 상인들, 대형마트가 들어와 가게 문을 닫고 폐지를 줍는 할머니, SSM 저지 방안이 통과 될 때까지 불침번 서며 대형 슈퍼 공사 터를 지키는 시장 사람들 제대로 된 보호법만 있었어도 불과 일이년 안에 이렇게 많은 수가 생활터전을 잃을 필요가 없었다. 이것은 소비자 탓만이 아니다. 이렇게 방안이 제대로 처리 되지 않는다면 끝없는 탐욕의 신세계, 홈플러스, 롯데마트, 킴스 클럽이 소형화 되어 동네수퍼 까지 점령한 후 까지는 일이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다.
첫댓글 "고객의 선택"이라고..그래 나는 절대 이마트.대형마트.대기업이 하는 편의점 안간다..이것은 나의 선택이다..
나의선택은 불매를 하는것이고 불매를 알리고 독려화는거다 용진아
11/28일 신세계 백화점 식품코너 안감 - 명동에 갔다가 친구들이 신세계 식품코너 가자 했지만 만류. 근처 식당에서 4인 식사 식사 35000원 . 삼성폰 불매-친구, 오빠 아이폰 사게 설득 (94만원*2명=188만) 불매 내역이 물고기 아이콘 때문에 안보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