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기름 값이 제일 비싼 주유소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있는 경일주유소 (SK)로서
리터당 1723원이다. (2006/09/04 조선일보 기사) 이 주유소에는 길이가 20m 가 넘는
자동세차기가 있어 시원하게 물 청소도 해주고, 세차후 왁스도 뿜어져 나올 뿐 아니라,
세차한 다음 다시 한번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주고, 진공소제기로 차 내부도 깨끗이 청소를 해준다.
그리고 무슨 이유를 부쳐 각종 사은행사를 자주 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주유를 하면 흔한 휴지나 생수가 아니라 바나나 한 송이, 감자 한 상자 등을
사은품으로 받는다. 한 달에도 몇 통씩 문자 메시지로 사은행사를 알려오고
때로는 안내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알려주기도 한다.
나는 이 주유소의 자동세차기가 다른 어떤 주유소의 시설보다 첨단이고,
사은품을 시도 때도 없이 나누어 주길래 이곳을 단골로 정하게 되었다.
특히 일요일에는 5만원 이상 주유하면 무료세차를 할 수 있는데,
이용자가 많아 어떤 날은 20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세차도 공짜로 하고 사은품도 받고 누이 좋고 매부 좋아서 별 생각없이 다녔다.
그런데 기 치료를 하느라고 김포에 가다가 우연히 어느 SK주유소에서 리터당 1529원이라고
크게 써 부친 것을 보게 되었다.
우리 동네와는 무려 200원 차이가 나는데 리터당 10%이상 저렴한 가격이었다.
그동안 휘발유 값이 뭐 그리 차이가 나랴 하면서 가격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실로 엄청난 차이였다. 한번 주유할 때, 기름이 거의 바닥이 나면 50리터 이상 들어가는데
한번 주유에 만원이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닌가...세상에.
그런데 값 비싼 여의도 경일주유소에는 차가 넘친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언뜻 생각하면 서비스가 좋아서 그런게 아닐까 하겠지만 그게 아닌 것 같다.
옛날 어수룩한 시절에는 운전기사가 기름 값을 야금 야금 떼어 먹었다.
영수증도 없던 시절 기름 값을 받아가서는 휘발유를 대충 넣고는 남는 돈으로 점심을 사먹고 그랬다.
회사의 차량운행일지에는 어디 어디 다녀왔다고 엉터리로 기록하고.
그런데 지금은 기름을 몇 리터를 넣어서 금액이 얼마라고 자동적으로 영수증이 발행되기 때문에
현금을 떼어 먹을 방법이 없다.
그런데 요놈의 주유소는 기름 값을 왕창 받아내고는
운전기사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해주고 (세차, 왁스 칠하기, 차량 내부청소 등)
또 이런 저런 사은품 (휴지나 생수가 아니고 바나나나 감자 등 집안 살림에도 보탬이 되는 것)을 주어서
교묘하게 기름 값을 떼어먹게(?)하고는 돈을 잘 벌고 있는 것이다.
이 주유소 주변은 국회와 증권회사, 일반 사무실 들이니 운전기사가 좀 많은가.
나는 내돈 내고 휘발유 넣는 사람이라 이제 더 이상은 이 집에 안가기로 작정했다.
(그런데 쌓아놓은 포인트가 많아서 고민 중.)
박 영호 사장, 뭐 떠오르는 생각 없는지?
유정낙지 삼성점 주변은 온통 사무실 아닌가. 회사에서는 회식을 자주해서 단체손님이 많이 올 터인데,
회사 단체로 오는 경우에는 왕창 비싼 값을 받고, 인솔자나 의사결정권자에게
낙지볶음 무료시식권을 주어 보게. 저녁 단체 손님이 바글 바글하게 될 것이 분명.
물론, 여의도 경일주유소 같이 최고의 시설과, 종업원의 일류 서비스,
그리고 무교동의 얼근하고 감치는 낙지볶음 맛이 전제가 되어야 하겠지만.
첫댓글 아이디어 그리고 우정어린(?) 충고, 고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