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종합=연합뉴스) 23일 강풍을 동반한 집중호우로 전국 각지에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서울·경기도와 충청도 일부, 경상도에 호우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경남에는 시간당 60mm 이상, 그 밖의 지역에서는 시간당 10∼20mm의 비가 내리고 있다.
기상청은 "최근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25일까지 많은 비가 추가로 내릴 전망"이라며 "저지대와 농경지 침수, 산사태, 축대 붕괴 등 비 피해가 없도록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 부산, 선로 침수로 철도 운행 차질…산사태·하천범람도
부산에서는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하철역이 침수돼 전동차 무정차 통과 사태까지 빚어졌다.
아울러 도심하천이 범람하고 곳곳에서 토사 유출과 침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산역은 이날 오후 집중호우로 침수돼 전동차가 무정차 통과하고 있다.
또 동해선 침수로 부전∼남창 무궁화, 신해운대~일광 전철 운행도 중단됐다.
오후 9시 20분께 남구 용당동 미륭레미콘 앞 도로는 맞은 편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에 막혀 통제됐다.
비슷한 시각 중구 배수지 체육공원 높이 2m, 길이 40여m 담벼락이 넘어져 주차된 차량 3대가 파손됐고 도로에 흩어진 블록으로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
오후 9시 26분께는 수영구 광안동 주택가 뒤편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토사가 밀려와 일부 주택까지 밀고 들어왔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만조시간과 겹쳐 침수 피해가 컸다.
지난 10일 범람해 큰 피해가 났던 도심하천 동천은 이날 다시 범람해 주변 일대가 침수됐다.
불어난 물에 수정천도 범람해 주변 상가나 주택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부산시는 동천과 수정천 인근 주민에게 대피하라는 재난 문자를 보냈다.
수영구 광안리 해변 도로는 바닷물과 불어난 빗물이 뒤섞여 침수되면서 해수욕장 백사장 구분이 힘든 상태다.
연산동 홈플러스 인근 교차로, 센텀시티 등에는 허벅지까지 물이 차올라 차량 운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운대 중동 지하차도 역시 침수돼 차량 1대가 고립됐다가 운전자가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이외에 초량 1, 2 지하차도, 진시장 지하차도, 남구 우암로 등이 침수돼 도로가 부분 또는 전면 통제되고 있다.
오후 10시 30분 현재 강수량은 해운대 188.5㎜를 비롯해 기장 180㎜, 중구 대청동 관측소 160.5㎜, 북항 158㎜, 남구 153㎜, 동래구 142.5㎜, 사하 141.5㎜, 영도 135㎜, 부산진 116㎜, 가덕도 103㎜로 부산 전역에 물폭탄이 쏟아졌다.
◇ 서울, 담장 무너지고 가로수 쓰러져…중랑천 수위 상승
서울에서는 이날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강한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잇따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께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빌라 건물을 둘러싼 1.5m 높이 담장 일부가 무너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서대문구청은 무너진 지점에 방수포를 씌우는 등 추가 피해가 없도록 조치를 마쳤다.
강풍으로 곳곳에서 가로수가 쓰러지기도 했다.
오후 6시 10분께 은평구 갈현동의 한 2차로 도로에 있던 가로수 한 그루가 바람에 뽑혀 쓰러지면서 도로를 막았다.
이 사고로 퇴근길 차량 통행이 잠시 지체됐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나무는 약 15분 만에 치워졌다.
오후 6시 40분께 종로구 평창동 북악스카이웨이 도로 위에도 소나무 한 그루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이 현장을 정리했다.
하천 수위 상승으로 차량 통행이 통제되는 구간도 발생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9시 45분 기준 중랑천 수위 상승으로 동부간선도로 일부 구간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통제 구간은 마들지하차도와 성동교 사이 도로다.
◇ 인천, 주택·도로 침수 속출…피해 신고 36건
호우 특보와 함께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인천에서도 빌라 지하가 침수되거나 창문이 떨어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2분께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한 빌라 지하가 집중호우로 침수됐다.
소방당국은 배수 장비를 투입해 해당 빌라 지하에서 3t가량의 빗물을 빼냈다.
또 오후 3시 37분께 계양구 작전동에서는 강풍으로 창문이 떨어졌고, 오후 4시 25분께 남동구 논현동 한 공사장에서는 강한 바람에 펜스가 기울어지기도 했다.
오후 6시 15분 중구 운북동의 한 도로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물에 차량이 잠기는 등 인천 곳곳에서 차량 침수 사고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9시 현재 인천소방본부에 접수된 집중호우 피해 신고는 모두 36건이다.
피해 내용별로 보면 주택 침수와 도로 침수가 각각 7건, 차량 고립 6건, 나뭇가지 전도 4건, 간판·현수막·창문 안전조치 등 기타 12건이다.
인천에는 이날 오후 5시 30분을 기해 호우경보가 발효됐으며 앞서 오후 2시부터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졌다.
오후 9시 현재 강우량은 인천 98.6mm, 강화 100.7mm, 백령 66.1mm, 옹진 무의도 153.5mm, 옹진 승봉도 210mm다.
수도권기상청 인천기상대 관계자는 기상 특보가 해제되기 전까지는 폭우와 강풍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전과 충남, 세종 대부분 지역에도 이날 호우경보와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곳곳에서 가로수가 쓰러지고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태안읍 산후리에서 주택이 침수되는 등 모두 89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또 산림청은 23일 오후 9시를 기해 충남 예산, 전남 순천, 경남 진주 등 총 21곳에 산사태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은 장마전선으로 인한 집중호우로 토양 내 수분량이 증가해 산사태 위험이 커진 상태다.
산사태 주의보 발령 지역은 인천 강화, 옹진, 중구, 미추홀구, 서구, 충남 예산, 홍성, 전남 구례, 순천, 광양, 여수, 경북 김천, 경남 합천, 의령, 함양, 진주, 산청, 거창, 남해, 하동, 함양 등이다.
(강종구 손현규 김지헌 장우리 박창수 유의주 고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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