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사소한 일에도 떨림을 느낀다
그 두번째 번외.
" 서으나..흑흑 우리 자기가 변했어.. "
어느 한가한 토요일의 오후.
지아년의 전화를 받고 집앞으로 나가니
지아년이 띵띵부은 눈으로 날껴안고 울면서 신세한탄을 하고있다.
나도 요즘 우울한데 이년까지 왜 이러는걸까.
그래도 늘 지아년의 지 자기 자랑하는 모습만 보다가
이렇게 우는 모습을 보니 안돼보여서 등을 토닥여주고있었다.
그러는 중 갑자기 지아년이 몸을 꼿꼿히 세우고는
눈물을 닦고선 띵띵부은 눈으로 날 똑바로 쳐다보며 입을 연다.
" 서은아 오늘 우리집에서 자자. "
" 으응?!?! "
" 오늘 우리 부모님 시골내려가셨어. 그래서 오빠도 올나잇하고 새벽에 들어온대 "
" 어? "
" 자는거다? 자는거다?! "
왠지 지아년 집에서 자면 오늘 밤새 지아년의 뭐가 어떻게 변했느니
지 맘은 어떻느니.. 주정을 들을 것만 같아서 내키지 않았는데
지아년이 억지로 우리 엄마에게 전화를 해선 허락을 맡고
지금 난 지아년의 집으로 반 끌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지아년이 조금은 밝아진 것 같아 다행이지만
오늘 밤이 심히 걱정되었다.
" 자 이거 입어. "
지아년은 완전 귀여운 키티가 그려진 파자마를 입고
나에게는 중학교때 일명 뚜비 체육복을 던져누는 지아년이었다.
" 아 다른거없냐? 왜 하필 뚜비체육복이야!! "
" 왜! 그냥 입어! 집에 아무도 없는데!! "
난 그저 머리를 위로 올려 질끈 묶고 짜증나는 뚜비 체육복을 입었다.
전신거울에 비쳐진 나를 보니 나름 괜찮은 것 같다.
아 뚜비 체육복엔 올림머리가 잘 어울리는 것을 졸업한지 2년만에 알아버린 나였다.
그리곤 키티파자마를 입은 지아년은 주방으로 가선 다용도실에 비치된 소주박스에서 소주두병과
냉장고에 비치된 맥주 네캔과 온갖 과자들을 가져왔다.
" 야.. 우리 아직 고등학생이야 미친년아!! "
" 야! 민증도 나왔겠다! 우리 이정도면 늦게 먹은거야! "
" 아아 싫어. 나는 과자만 먹을거야 "
" 야! 첫술에서 안주빨만 내세우기냐?! "
" 안주빨이 뭔뜻이야? "
" 나도 몰라. 그냥 마시자. 응? 넌 그럼 맥주 한캔만 마셔! "
라고 말하며 지손으로 맥주 한캔을 따고 나에게 건네주는 년이었다.
" 솔직히 나도 나지만 너도 김낙현때문에 힘들잖아. "
" 내가 뭐가 힘들어!!! "
" 힘들잖아. 맨날 핸드폰만 보고있고, 걔 연락기다리는 거잖아 안그래? "
" 아니거든! "
" 왜? 김낙현이 너 어장관리 하는 것 같다며 "
" 아이씨! "
지아년의 말의 열이 받아 손에 쥔 맥주를 벌컥벌컥마셨다.
" 아으 써. "
지아년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지도 맥주 한 캔을 따서는 벌컥벌컥 마셨다.
" 우리 자기가 나랑 기념일을 잊어버리고 친구를 만나러 갔어 "
한 캔을 먹고 슬슬 맛이 가던 지아는 울면서 나에게 신세한탄을 했다.
" 기념일?! 너무했다! 무슨 기념일인데? "
" 첫뽀뽀한지 백일.. 우리자기가 너무 변했어 "
난 그런 지아년을 보고 남은 맥주 한 캔을 더 따서 먹기 시작했다.
지아년이 울면서 이런저런 신세한탄을 하는 이야기를
맞장구 쳐주며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렸다.
그러던 나도 어느샌가 술기운이 올라 술주정을 하고 있었다.
" 아이씨 김나켠!!!!!!!!!!!!!!!!!!!! "
" 흐흐흐흐흐흑... "
" 개새끼... 니가 뭔데 날 어장관리해! 엉?! 지서은 물고기를 만만하게 보지 말란말이야! "
술을 먹으니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나였다.
그런데 옆에 있던 지아년이 울다가 지 남친에게 결국 전화를 건 모양이다.
" 자기 미워.....! "
' 뭐야 자기, 술마셨어? 왜그래 아까부터. 화내고 삐져가지곤, 왜그래! 내가 뭘 잘못했는데? '
지아년이 술을 먹어서 잘 안들리는지 스피커폰으로 전화를해
지아 자기의 목소리를 다들었다.
그리곤 지아년의 핸드폰을 빼서 다짜고짜 지아의 남친에게 소리를 질렀다.
" 야! 지아랑 너랑 뽀뽀한지 오늘이 오십일이라며~ "
' 어?.. '
" 그거때문에 지아년이 삐졌다. 헤헤헤. 근데 이건 친구인 내가 생각해도! 지아가 잘못한거다. 딸꾹 "
' 지서은이지? 너도 술마신거냐? '
" 엉. 히히히 딸꾹 "
' 어디서 마신거야? '
" 지아네 집! 헤헤 지아 엄청 운다. 어서 지아를 달래주쎄용~ 딸꾹. 끊는다 "
하고 끊어버렸다.
이미 난 이성의 끈을 놓고 소주까지 따서 마시기 시작했다.
소주가 한잔 한잔 더 들어가자 어디서 나온 용기인지
핸드폰을 열어 김낙현의 번호를 찾기 시작했다.
김낙현의 번호를 찾고 통화버튼을 꾹 누르고 오초가 지나자
' 왜 '
김낙현의 목소리가 들리자 울분에 젖은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통화하기 시작했다.
" 야이 시끼야!!!!!!!!! "
' 아... 정다온 말이 맞네. 술쳐마셨냐 지서은? '
" 내가 마시든 말든! 딸국- 야이 개시끼야! 넌 내가 만만해?! "
' 뭔 지랄이야. 내 고막 나간다. 조용히 말해라 '
" 니 고막이 뭔상관이야! "
' 술주정하는거냐? 나한테 술먹고 할말이 있었냐? '
' 오빠 누구야? 누구랑 통화해? '
나의 희미해진 정신을 똑바로 차리게 만든
전화기 너머의 앙칼진 여성의 목소리.
난 그 목소리를 듣자 넘쳐 흐르는 울분에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질러버렸다.
" 김낙현 니가 뭔데 어장관리를 해?! 엉?! "
' 뭔 헛소리야 '
" 지서은 물고기를 만만하게 보지 말란말이야! 내가 딸꾹 니 물고기인줄 알아?! "
' 뭔소리야 '
" 나 어장관리 하지 말라고!! 씨발새끼. 여자랑 잘놀아라! 나도 남자나 불러야지! "
' 씨..ㅂ '
" 너... 나한테 관심 있는 척 행동해서 나 떨리게 해놓고. 딸꾹 "
' ..... '
" 그래놓고 그후로 연락도 안하고! 학교에서 만나도 내 시선 피하고! "
' ..... '
" 개시끼야... 달달한 멘트로 이 지서은 물고기를 어장관리하려했나본데. "
' ..... '
" 오늘 지금 이 순간부터. 딸꾹. "
' ..... '
" 김낙현 어장에서 지서은 물고기가 나갔습니다. 그러므로 남은 물고기는...몇마리냐? 존나 많겠지. 끊어! "
하곤 끊었다.
그리곤 소주 한잔을 마시고 흐르는 눈물을 닦자
띵동띵동 -
" 딸꾹, 누구야! "
" 지아 남친 정다온인데? "
달칵 -
현관문을 열어주자 거실에 있는 지아를 보곤 나를 밀치고 지아에게로 달려간 놈이었다.
덕분에 난 차가운 현관바닥에 주저앉았고 그대로 잠이 들어버릴 즈음에
희미하게 들리는 지아 남친 목소리.
" 어 낙현아, 초토화다. 여기가 학교 뒤에 한서빌라알지? 거기 202호. "
그리고 난 상체를 세워 지아 남친에게 소리쳤다.
" 김낙현한테 주소 알려주지마! "
그리고 차가운 현관바닥에 잠이 들어버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지아 남친의 목소리.
" 내 여자보다 니 여자가 더 심한데? "
그리고 10분뒤 내가 문을 안잠군 덕에 문을 쉽게 연 김낙현이
뚜비체육복에 머리를 묶었는지 풀었는지 모르겠는 산발머리로 바닥에 누운 나를 보고는
" 지서은 가관이다. "
아무런 대답이 없자 그새 잠든 걸 알아버린 김낙현은
픽 웃고는 나를 앉고 안으로 들어가 쇼파에 눕혀주곤 담요로 덮어주었다.
난 갑자기 따뜻해지자 정신이 들고 눈을 뜨자 김낙현이 보였다.
김낙현을 보자 아직 가시지 않은 술기운으로 인해 화가 나
그만 상체를 일으켜 세워 김낙현의 머리를 쥐어서 이리저리 휘둘렀다.
" 야이 개시끼야! 너때문에! 내가 핸드폰 맨날 보다가 잠들고 깨면은 핸드폰부터 보고! "
" 야야 이거 놓고 말해 씨바! 아파! "
" 아파도 되! 넌! 진짜... "
그리고 손에 힘을 풀고는 울면서 말을 이어갔다.
" 너 안감은 머리는 싫어해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침밥 안먹더라도 맨날 머리감고! "
" ...... "
" 너가 머리 묶는거 싫어해서 맨날 거슬리지만 머리 풀고있구! "
" ..... "
" 요즘에는 사복입고 나갈때도 혹시라도 너 만날까봐! 츄리닝같은거 절대 안입고 그랬는데! "
" ..... "
" 넌 아무것도 모르잖아!!! 넌 여자를 너무 몰라...앙? 알아?! "
그리곤 또 맥없이 드러누워 버린 나였다.
김낙현은 그런 날 보고는 내 볼에 묻은 눈물을 닦아주고는
" 조금 귀엽네 지서은. 미안하다 니 마음 몰라준거. 근데 어장관리는 아니다? "
" .... "
픽 웃으며 말을 이어가는 놈이었다.
" 김낙현 어장에서 지서은 물고기가 나가면 남은 물고기는 없음. "
" ..... "
" 4년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
" ....... "
" 김낙현 어장에는 지서은 물고기뿐이다. "
그리곤 나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 나가는 놈이었다.
첫댓글 꺅~~ 굉장히 오랜만이네요~ ㅋㅋ 낙현이와 서은이 낙현이 헤어진 이후에도 계속 좋아하고 있었던 거군요~
네ㅋㅋ너무늦엇죠ㅠ_ㅠ..그런셈이되는거겟죠?ㅎㅎ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또그다음번외는없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나한텐저런남잔안오는걸까ㅠㅠㅠㅠㅠㅠ너무재밋어요!!!!!!!!!!!!!!!!!!수고하셧어요~다음날서은이어색하는장면도!!!!궁금해여ㅠㅠㅠ
ㅋㅋㅋㅋ마지막 번외 생각중이에요ㅋㅋㅋㅋ
둘이 된거져?..좀~~~~~만 길었으면 조았는데ㅠㅠ그 후 없나여?해피로 다시 다시.. 그 후..
네네. 마지막번외 생각중입니다~ㅎㅎ
우와~~~~남주 너무 멋쪄용~~~
ㅎㅎ그렇죠?ㅠ_ㅠ왜저런남잔없는걸까요..하며만들어봤습니다ㅎㅎ
와!!!!!!!!!!!!!!!!!!!!!낙현이최고!!!!!!!!!!!!!!!!!!!!!!!!!!!!! 마지막번외꼭써주세용!!!!!!!!!!!! 이번에는 쫌 빨리 ㅎㅎ 기다리다가 목빠질뻔 했어요 !!!!!!!!!!!!!!!! 최고!!!!!!!!!!!!
ㅎㅎ기다려주셨다니감사해요ㅠ_ㅠ너무늦어서죄송하구요..빠른시일내에쓰도록하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