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화과에 속하는 순무와 호무 2종(種)이 있다. 진짜 순무는 아시아 동부와 중부가 원산지로 이곳에서 기르기 시작해 온대지방으로 재배되어나갔다. 순무 뿌 리는 어린식물의 1차뿌리와 바로 위의 어린줄기가 같이 굵어진 것이다. 줄기는 첫해에는 짧게 자라며, 잎은 뿌 리 끝에 로제트 같은 다발을 이루는데 연두색이고 거친 털이 달린다. 다음해에 로제트 가운데에서 싹이 나와 튼튼하고 가지를 치는 곧은 줄기로 자라는데, 이 줄기에 엷은 청록색의 부드러운 잎이 난다. 줄기와 가지 끝에 밝은 노란색의 작은 꽃이 무리지어 핀 후 짧은 부리를 가진 부드럽고 길쭉한 씨 꼬투리가 생긴다. 호무는 첫해 나온 잎이 엷은 연두색이 아닌 청록색이고 다음해 잎이 부드럽고 연한 청록색이며, 뿌리에 두드
러진 잎자국이 있는 뚜렷한 목이 있고 육질이 더 단단하고 영양분도 많으며, 겨울 동안 뿌리가 더 잘 유지되는 점에서 순무와 다르다. 흰 육질을 가진 변종은 껍질이 거칠고 녹색이며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꽃은 밝은 황색 이다. 육질 부위가 노란 호무는 녹색·자주색·청동색의 부드러운 껍질이 있으며 꽃은 연한 노란색이거나 흐린 오렌지색이다. 순무와 호무는 모두 서늘한 계절에 자라는 작물이다. 호무는 좀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보다 긴 생육기간이 필 요하다. 저위도지방에서는 초봄 또는 늦여름에 순무 씨를 뿌리면 빠르게 자라 한여름이나 늦가을이 되기 전에 수확할 수 있다. 하지만 호무는 주 작물이나 철 늦은 작물로 기를 때만 씨를 뿌리는데 추위에 더 강하다. 호무 는 캐나다, 영국, 유럽 북부에서 널리 기르며 미국에도 적은 양이 재배되고 있다. 어린 순무 뿌리를 날것으로 샐러드나 식욕을 돋우는 음식으로 먹으며 어린잎은 요리하여 먹는다. 뿌리는 통째로 또는 걸쭉하게 요리해 먹 고, 스튜도 만든다. 한국에는 언제 들어왔는지 확실하지 않으나, 고려시대에 씌어진 〈향약구급방〉에 순무로 보이는 만청 또는 무청에 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오래 전부터 순무를 재배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호무는 루터베이거 또 는 스웨덴순무로도 부르고 있는데, 언제부터 재배해왔는지 확실하지 않다. 순무와 호무는 주로 젖소를 비롯한 가축의 먹이로 쓰기 위해 심고 있다.
|